떠넘기기 시정의 민낯… 시민 책임으로 전가된 도시 관리
“문제가 있다고요? 앱으로 신고하세요.”
LA시의 도시 관리는 점점 더 간단해지고 있다. 단, 그 책임이 시청이 아닌 시민에게 옮겨가고 있다는 점만 빼면 말이다.
311 앱은 이제 도시 관리의 도구가 아닌, 시정 무책임을 감추는 방패막이로 기능하고 있다.
기술의 탈을 쓴 무책임 행정
311 앱은 시민이 길거리 문제를 직접 신고하고 시가 그것을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겉으로 보기엔 능동적인 시민참여 시스템 같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신고 없이는 아무 조치도 없다. 시 공무원들이 눈으로 보고 움직이는 대신, 앱을 통해 ‘알림’을 받을 때만 반응하는 것이다.
이제 도시의 구석구석은 앱 사용자의 손에 맡겨졌다. 시정 책임은 줄고, 시민 부담은 커졌다.
“앱을 모르면, 어쩌란 말입니까?”
311 앱은 스마트폰과 영어 사용에 익숙한 시민들에게는 유용하다.
그러나 노인, 이민자, 장애인, 저소득층 등 앱 접근성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도시 문제를 겪고도 신고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 물론 전화를이용할수고 있지만 한번 전화하면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경험해본 사람은 알수 있다.
시민의 문제는 “신고되지 않기에 존재하지 않는 문제”가 되는것이다. 행정은 이들을 외면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구역은 그냥 방치된다.
“민원이 있어야 청소합니다”는 변명에 불과
행정은 예방이 생명이다. 문제가 터지기 전에 살피고 정비하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LA시는 철저히 ‘수동적 대응’에 머물러 있다.
시민이 민원을 제기하지 않으면, 거리 청소도, 신호등 점검도, 쓰레기 수거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말하자면 행정은 ‘수리센터’가 되었고, 시민은 ‘진단 기술자’가 되었다.
행정이 사라진 자리를, 앱이 채우고 있는 것이다.
누구의 도시인가?
311 앱은 분명 유용한 도구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도시 행정 전반을 대체하는 시스템이 되어서는 안 된다.
앱 없이는 움직이지 않는 시정은, 결국 “책임 회피 행정”이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다. 문제는 LA시가 도시 관리를 ‘시민의 선택적 참여’에 의존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행정은 시민이 맡아야 할 일이 아니라, 시가 책임져야 할 의무다.
연재 시리즈 안내
엉망진창 LA 도심 시리즈는 매주 LA시의 낙후된 인프라, 무능한 행정, 도시 문제를 집중 조명합니다.
다음 편 예고 –
“➄: 쓰레기와 오물의 왕국 – 공중위생은 어디에?” (예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