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공식품이 ‘약’ 될 수도… 무조건 좋은 음식, 나쁜 음식은 없다
동네 맛집에 가면 ‘돼지고기의 효능’, ‘마늘의 효능’, ‘버섯의 효능’ 같은 문구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의학적 조언으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고, 음식에 대한 상식이나 일상적인 마케팅으로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같은 내용이 사회관계망서비스, SNS를 통해 증폭되고 수익 모델과 결합하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지금도 전문가의 말투로 채식을 권하거나 육식을 옹호하는 영상, 특정 식품이 몸에 좋다거나 해롭다고 단정하는 콘텐츠가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정보를 어디까지 믿어야 하느냐는 점입니다.
식품이나 식단의 효과를 증명하는 일은 본질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약물은 무작위 대조시험과 위약 비교 등 비교적 명확한 검증 체계가 있지만, 식품은 그렇지 않습니다.
특정 음식을 먹게 하거나 피하게 하면서 수개월에서 수십 년에 이르는 완전히 통제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식품 연구의 상당수는 대규모 관찰연구에 의존합니다.
관찰연구에는 한계가 분명합니다. 사람이 무엇을 얼마나 먹었는지 장기간 정확히 기록하기 어렵고, 대부분 기억에 의존한 설문조사에 그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운동량과 흡연, 음주, 사회·경제적 수준, 유전적 차이 같은 수많은 요인이 동시에 작용합니다. 이 모든 변수를 완벽하게 통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동물실험도 마찬가지입니다. 쥐와 사람은 대사 과정과 수명, 질병 발생 방식이 다르고, 실험에 쓰이는 용량과 조건 역시 인간의 일상적인 식습관과는 거리가 큽니다. 중요한 단서는 될 수 있지만, 인간에게 동일한 효과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특정 식단이나 식품을 맹신할 필요도, 과도하게 두려워할 필요도 없습니다. 악의 축처럼 여겨지는 초가공식품도 상황에 따라서는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적은 양으로 충분한 열량을 공급할 수 있고, 식사량이 줄어든 상황에서는 에너지 섭취의 장벽을 낮춰줍니다. 특히 고령자나 소화기 질환으로 섭취량이 감소한 사람에게는 필수적인 경우도 있습니다.
반대로 최근 유행하는 케톤식이, 저탄고지 식단, 간헐적 단식 역시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노인에게 일반적으로 권하기에는 체중 감소와 근감소, 저혈당, 영양 불균형 같은 위험이 큽니다.
유행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신중해야 합니다. 유기농 식품 또한 항상 더 안전하거나 건강하다고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보관과 위생 관리가 부족하면 오히려 미생물 오염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지나치게 특별하고 매력적인 주장은 경계하는 것이 좋습니다. 판단이 어렵다면 수십 년간 축적된 연구 결과와 전문가 집단의 합의를 바탕으로 형성된 주류 의견을 따르는 것이 상대적으로 안전합니다.
주류 의견이 언제나 옳았던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암을 고친다는 민간요법 같은 허황된 주장에 속을 가능성은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