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의 도시 운영이 난맥상에 빠진 지 오래다. 끝없는 홈리스 문제, 악화되는 치안, 멈춰버린 교통 인프라 개발, 기업과 주민들의 엑소더스. 이 모든 문제의 근본 원인을 파헤쳐 보면 결국 하나의 공통점이 나온다.
시의회의 과도한 권력 집중과 시장의 무력함이다.
LA의 기형적인 권력 구조: 약한 시장, 강한 시의회
LA는 “약한 시장(weak mayor) – 강한 시의회(strong council)” 구조를 가지고 있다. 본래 이 시스템은 부패 방지와 권력 분산을 목적으로 설계됐지만, 현실에서는 시의회가 견제받지 않는 절대 권력을 휘두르는 구조가 되었다.
엘에이 시의회는 15명의 시의원으로 구성되어있으며 대부분 임기가 완전히 끝날때까지 장기 집권을 하는 구조이다. 시의원들의 입맛에 맞게 지역구를 만들고 자신들의 지지자들에게서만 표를 받으면 시의원이 되는 독재적인 구조로 이루어져있다.
이들이 뭉치면 엘에이시에서는 되는일도 안되고 안되는 일도 가능하다.
시의회는 예산 편성권과 정책 결정권을 장악하고 있으며, 시장이 개혁을 시도해도 이를 막을 힘이 있다. 시 조례에 대한 시장의 거부권조차 시의회가 ⅔ 찬성하면 무력화된다. 즉, 시장은 도시 행정을 총괄해야 하는 자리임에도 실질적인 권한이 없는 허울뿐인 자리다.
반면, 시의원들은 자신이 속한 지역구에서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하며, 선거에서 쉽게 재선된다. 그 결과, LA 시의회는 지역 이기주의가 극심한 ‘소왕국(little fiefdoms)’들로 변질되었고, 시 전체를 위한 정책보다는 각자의 정치적 이익에 따라 움직이게 되었다.
끊이지 않는 부패 스캔들
시의회의 무소불위 권력은 부패로 이어졌다. 최근 몇 년간 시의원들이 연루된 뇌물 수수와 권력 남용 사건은 LA 시정이 얼마나 썩어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 2020년, 호세 후이자(José Huizar) 전 시의원은 개발업자로부터 수십만 달러의 뇌물을 받고 프로젝트 허가를 밀어준 혐의로 기소되었다.
- 2022년, 마크 리들리-토머스(Mark Ridley-Thomas) 전 시의원 역시 부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 같은 해, 니리 마르티네즈(Nury Martinez) 전 시의회 의장은 인종차별적 발언이 담긴 녹음 파일이 공개되면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것은 단순한 몇몇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시의회 전체가 부패와 기득권에 찌들어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정책 마비와 도시 운영 실패
시의회의 권력 독점은 도시 정책의 비효율성과도 직결된다. 대표적인 예가 홈리스 문제 해결 실패다.
LA는 홈리스 문제 해결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실질적인 변화는 거의 없다. 왜? 시의회가 예산을 좌지우지하면서 각자의 지역구 이익만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 홈리스 쉼터 건설이 시의원들의 반대로 무산되는 사례는 수없이 많다.
교통 인프라 역시 마찬가지다. LA의 심각한 교통 체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중교통 확충과 도로 개선이 필요하지만, 시의회는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개혁적인 정책을 제대로 추진하지 않는다.
해결책은 있는가?
이제 LA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 시장에게 더 강한 권한을 부여하는 헌장 개정(Charter Reform)이 필요하다. 현재의 시스템에서는 어떤 시장이 와도 시의회를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없다.
- 시의회의 권력을 분산하고, 시의원들의 재선 가능성을 낮출 수 있도록 선거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
- 부패를 근절하기 위해 시의원들에 대한 강력한 감시와 윤리 규정을 도입해야 한다.
결론: 시의회가 바뀌지 않는 한, LA는 계속 망가진다
현재 LA 시의회는 도시 발전의 촉진자가 아니라 방해꾼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나친 권력 집중, 부패, 행정 마비가 계속되는 한, 로스앤젤레스의 문제들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LA가 다시 활력을 찾으려면, 먼저 이 고인 물부터 걷어내야 한다.
시의회의 권력을 제한하고, 시장에게 실질적인 행정력을 부여하는 구조 개혁이 없다면, LA는 앞으로도 계속 무능한 정치의 늪에서 허우적거릴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