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율 하락 전망… “2년 내 기대만큼 안 떨어질 것”

이자율 하락 기대를 포기한 바이어들이 작년 하반기부터 주택 구입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자율이 향후 2년 이내에 시장 기대치인 5%대로 떨어지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

▶ 하락 포기 바이어 작년부터 구입 나서

▶ 인플레 우려 현실화하면 집값 더 뛰어

2025년 을사년의 새해가 활짝 밝았다. 모기지 이자율은 시장의 기대와 달리 오름세로 새해를 시작했다. 이자율이 떨어지기만 기다렸던 바이어들은 조급한 마음으로 연초를 시작하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바이어들은 이제는 더 기다릴 수 없다는 판단에 새해 초부터 서둘러 주택 구입에 나설 준비 중이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올해 모기지 이자율 하락을 기대하기 힘들고 주택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으로 주택 구입 시기를 늦출수록 불리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주택 시장 현황과 새해 전망을 알아본다.

▲ 바이어, ‘이자율 안 떨어진다’ 판단

높은 이자율, 매물 부족, 낮은 주택 구매력…새해가 밝았지만 주택 시장에는 여전히 먹구름이 끼어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암울한 상황이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고 새 정부 취임에 따른 여러 불확실성까지 더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동안 한산했던 주택 시장에 지난해 말 반짝 회복세가 나타났다.

잠정주택판매건수가 11월까지 4개월 연속 증가했는데 시장 관계자들은 당시 주택 시장이 2년여에 걸친 겨울잠에서 깨는 신호라며 환영한 바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모기지 이자율 하락을 기다렸던 일부 바이어들이 기대를 포기하고, 봄철 성수기 전 내 집 마련에 나서기 시작한 것을 잠정주택판매건수 증가 요인으로 분석했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로런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매물이 증가한 일부 지역 바이어들은 주택 구입에 나서기 시작했다”라며 “지난 2년간 6%대를 유지한 모기지 이자율이 조만간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는 바이어가 많다”라고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매물 증가 폭이 크고 일자리가 풍부한 남부 지역의 경우 지난해 11월 주택 구매 계약 체결 건수가 5.2% 급증했다.

▲ 향후 2년 내 5%대 가능성 낮아

모기지 이자율은 지난해 여름 4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한 바 있다. 당시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 금리 인하 시기가 임박했다는 기대감이 이자율 하락에 반영됐다. 이자율이 떨어지자, 주택 거래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기대감은 연말로 가면서 다시 사라졌다. 지난달 모기지 이자율이 다시 슬금슬금 오르기 시작하더니 새해 들어 7%대에 성큼 다가섰다.

지난달 이자율 반등에 모기지 대출 신청 건수가 약 22%나 급감하며 주택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연준이 향후 기준 금리 인하에 신중히 접근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향후 모기지 이자율 하락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낮아졌다. 부동산 중개 업체 컴패스의 로버트 레프킨 CEO는 “모기지 이자율이 내년 또는 내후년 안에 5%대로 떨어질 것으로 더 이상 전망하지 않는다”라며 “이자율이 향후 2년간 6%대에 머물 것으로 믿는다”란 이자율 전망을 내놨다.

▲ ‘인플레 우려’ 최대 복병

경제 전반에 걸친 불확실성도 주택 시장의 복병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차기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 정책이 불러올 인플레이션 위험이 현재 주택 시장 회복을 짓누르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대체로 관세와 감세, 이민 제한 정책이 전반적인 소비자 물가 상승을 불러와 주택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주택건설업계의 우려가 가장 크다. 주택건설업계 관계자들은 대통령 선거 전인 지난해 가을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 계획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이민자 출신 노동자 비율이 높은 주택건설업의 특성상 이민 제한, 불법 이민자 추방 등이 시행되면 인력 부족으로 신규 주택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고, 인건비 상승으로 신규 주택 분양가가 상승할 수 있다고 주택건설업계가 주장했다.

▲ 고이자율, 당분간 수요 짓누를 것

모기지 이자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채권 시장은 이미 경제 불확실성을 반영 중이다. 모기지 이자율 벤치마크로 간주되는 10년 만기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지난달 지속적으로 올라, 최근 약 4.5%대를 기록 중이다. 시중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이자율은 대개 10년 만기 채권 수익률보다 약 1.5%~2%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형성된다. 그러나 지난 1월 2일 기준 30년 만기 고정 이자율 전국 평균치는 6.91%로 일반적인 프리미엄 수준을 넘어섰다.

이는 모기지 대출 업계가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시장 전망을 더 안 좋게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지난해 실시된 조사에서 주택 구입 계획을 가진 바이어 중 약 56%가 모기지 이자율이 5.5%~5.75% 수준이 되야 주택 구입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 경제 상황상 이자율이 많은 바이어의 희망대로 5%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높은 이자율이 상당 기간 주택 수요를 짓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과도한 주택 구매 증가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평균 소득 수준 가구의 주택 구매력이 2006년 이후 최악이라고 경고했다. 주택 구매력이 악화를 거듭하는 원인은 높은 이자율과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집값 때문이다. 주택 구매력 악화에도 불구하고 그간 내 집 마련에 나선 바이어 중에는 과도한 주택 비용을 지출한 바이어도 많다. NBC 뉴스가 연방 정부 데이터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중간 소득 수준 바이어 4명 중 1명은 소득 대비 과도한 주택 구입에 나섰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10년 전보다 2배나 늘어난 수치로 주택 구매력 악화로 인해 가계 재정이 위협받고 있음을 보여준 조사 결과다.

부동산 정보 업체 코어로직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지속적인 주택 가격과 이자율 상승으로 첫주택구입자 및 재구매자 모두에게 매우 힘든 내 집 마련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라며 “최근 이자율이 다시 오르면서 기존 주택 보유자들이 집을 내놓지 않는 ‘이자율 고정’(Rate Lock-In Effect) 현상이 재현될 것으로 우려된다”라고 지적했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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