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클리퍼스 구단주 스티브발머의 꿈

LA 클리퍼스. 로이터

문상열의 스포츠,연예 그 뒷 얘기들

김어준은 서울 고척 스카이돔의 건설비가 엄청나게 비싸게 만들어졌다고  성토

LA 클리퍼스의 홈 인투이트 돔은 고척돔 10개 만들 수 있는 거액이 들어간 구장

지난 3월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서울 시리즈가 벌어질 때였다. 유튜브
시사 프로그램 ‘겸손은 힘들다’에 출연한 한 야구 기자와 진행자 김어준은 서울 고척 스카이돔의
건설비가 엄청나게 비싸게 만들어졌다고 성토했다. 미국의 스타디움, 아레나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무지에서 비롯됐다.

실제 고척돔은 한국 실정으로 공사비가 크게 소요된 것은 논란거리였다. 2천억 원에 조금 모자라는
1946억 원이 소요됐다. 그러나 용도를 수 차례 변경해 정상적인 돔 구장이 아니라는 게 더 큰
문제다. 무늬만 돔구장일 뿐 미국 실내 체육관 아레나보다 못하다. 싸구려 돔인 MLB 탬파베이
레이스의 트로피카나 필드와 비슷하다.

2017년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에 개장된 NBA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홈 코트 체이스센터의 건설비만 14억 달러다. 1조8690억 원이다.

한국은 스포츠 문화가 성숙돼 있지 않은 터라 구장 건설도 경기장 수준에 그친다. 경기장 시설물인
스타디움, 실내 체육관은 팬들의 레저 및 휴식 공간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구장과 아레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픈 욕구가 생기지 않는다. 야구장이나 축구장 건설에 1천 억원이 소요됐다면
난리가 난다. 쓸데없는데 돈을 퍼부었다는 기사 논조와 시민 단체의 시빗거리를 불러 일으킨다.
최근에 개장된 대구의 삼성 라이온즈 파크 1666억 원(2016년 개장),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 994억
원(2014년)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시카고 리글리 필드(1914년 개장)는 2009년 단계적인 구장
리노베이션을 했다. 여기에 소요된 예산이 5억7500만 달러(한화 7788억 원)다. 리글리 필드의
리노베이션 공사비만으로도 KBO리그 구장 4개 건설이 가능하다. 미국과 한국의 경제 규모도
크지만 스포츠를 대하는 인식 자체부터가 다르다.

8월15일 잉글우드에 또 하나의 명소가 등장했다. NBA LA 클리퍼스의 홈 인투이트 돔(Intuit
Dome)이다. 명칭은 돔이지만 실제로는 LA 타운타운의 클립토 닷컴 아레나나 다름없다. 관중 수용
인원이 18,000명이다. 스티브 발머 구단주는 20억 달러를 투자해 최첨단 아레나를 건설했다. 한화
2조6710억 원이다. 고척돔 10개 만들 수 있는 거액이다.

Intuit는 북가주 실리콘 밸리의 파이낸셜 소프트 회사다. ‘인투이트 돔’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23년 동안 5억 달러를 지불한다. 인투이트 돔 개장으로 로스앤젤레스의 스포츠 메카는
잉글우드로 자리 이동을 했다. 미국 최고 인기 종목 NFL 램스와 차저스의 기존 홈 소파이
스타디움과 함께 NBA 홈 코트까지 들어섰다. 소파이 스타디움은 2028년 LA 올림픽 개폐회식 메인
스타디움이고, 인투이트 돔은 올림픽에서도 가장 인기 높은 구기 종목 남여 농구가 열릴
예정이다.

클리퍼스로서는 LA 레이커스와 공유한 클립토 닷컴 아레나의 한 지붕 두 가족에서 벗어나면서
완벽한 홈 코트를 갖게 됐다. 클립토 닷컴 아레나의 소유주는 Anschutz Entertainment
Group(AEG)다. 레이커스는 임대로 사용할 뿐이다. AEG는 MLS LA 갤럭시 지분을 50% 갖고
있고, 스타디움과 아레나 등 스포츠 인프라에 특화된 그룹이다.

인투이트 돔은 스티브 발머 구단주 소유다. 운영은 Murphy’s Bowl LLC다. 이 회사 소유 역시
발머다. 미국 스포츠 팀이 스타디움이나 실내 구장을 소요하는 경우는 드물다. 카운티, 시 등과
공동 투자에 관리를 스포츠 팀이 맡는다.

발머(68)는 빌 게이츠로 상징되는 마이크로소프트 CEO 출신(2000-2014년)이다. CEO에서
물러난 뒤 2014년 도널드 스털링의 인종 차별 발언 파문이 커지면서 클리퍼스를 매입했다.
부동산 거부 스털링 전 구단주는 NBA 애덤 실버 구단주의 종용으로 구단을 매각했다.

커미셔너의 강제 매각 종용인 터라 구단의 가치는 시장가보다 쌀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클리퍼스는 만년 하위권에서 맴돌았다. 우승은커녕 NBA 파이널에도 진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발머는 시장가보다 훨씬 비싼 20억 달러에 매입했다. 경쟁자가 낄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재미있는 점은 소프트웨어 오디오 네트로 큰 돈을 번 댈러스 매버릭스 구단주 마크 큐반(66)도
시장가보다 비싸게 매입했다. 2000년 역시 부동산 개발업자인 로스 페롯 주니어로부터
2억8500만 달러에 매입했다. 매버릭스도 만년 하위권 팀이었다. 큐반은 지난해 구단의 69%
지분을 팔았으나 경영은 하고 있다.

농구 명문 인디애나 대학 출신의 큐반은 하위팀 매버릭스를 매입한 뒤 소프트웨어 경영자답게
라커룸을 최첨단으로 조성했다. 2000년 매입 후 11년 만에 매버릭스는 구단 창단(1980년)이래
처음으로 NBA 챔피언이 됐다. 미국 부자 랭킹 100위권에 포함되는 두 구단주는 매우 소탈한
공통점을 갖고 있고 구단 사랑에 열정이 넘친다.

발머 구단주는 클리퍼스 매입 10년 만에 내 집을 마련했다. 가장 비싸고 최첨단 아레나다. 그러나
아직 클리퍼스는 파이널 진출조차 이루지 못하고 있다. 해마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경쟁력은
갖추고 있다. 2024-25시즌에는 포워드 폴 조지(필라델피아 76ers)가 떠나 전력의 플러스 요인은
없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탁월한 경영 능력을 과시한 발머의 NBA 구단주 변신이 언제 결실(우승)을
맺을지 매우 흥미로운 관전포인트다.

문상열 H매거진 스포츠 전문기자 moonsytexas@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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