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중단 위기 타운 아파트, 홈리스 셸터로

홈리스 셸터로 전환된 한인타운 신축 아파트. [박상혁 기자]
홈리스 셸터로 전환된 한인타운 신축 아파트. [박상혁 기자]

완공을 앞두고 자금난에 빠져 채무 불이행 직전이었던 LA 한인타운의 공동거주(co-living) 아파트가 홈리스들을 위한 영구주택으로 깜짝 변신했다.


23일 LA타임스는 ‘코리아타운 건물을 노숙자 주택으로 바꾸는 것은 LA4LA 프로그램의 승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인타운 9가와 그래머시에 위치한 6층짜리 신축 아파트가 비영리단체의 지원으로 홈리스 거주 용도로 바뀌게 된 과정을 심층보도했다. 신문은 납세자들의 혈세가 투입되지 않는 이러한 홈리스 주택 프로젝트는 공사비 급등과 높은 이자율로 고전하는 주택용 부동산 시장에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로펫 워커(36)가 개발에 나선 스타일리시한 공동거주 ‘이브스’(The Eaves) 아파트는 거의 완성된 상태였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대출금이 1,400만 달러로 늘어났다. 게다가 1차 대출 금리는 10%로 두 배 이상 뛰었고, 이를 상환할 돈도 남지 않았다.


헐값에 부동산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워커는 지난 3월 캘리포니아 커뮤니티 재단(CCF)의 회장 겸 CEO인 미구엘 산타나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며칠 만에 이 프로젝트를 살리기 위한 전략이 실행됐다.


산타나 회장은 CCF 산하 비영리단체인 LA4LA 자문위원회의 동의를 얻어 프로젝트 현장을 둘러봤다. 그는 사회적 영향을 미치는 혁신적인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려는 기부자들로부터 120만 달러의 보조금을 확보했다. 또 CCF가 보유한 투자자 주도 기금에서 170만 달러를 투입했다.
최종 공사가 다시 궤도에 오르자 LA시장실과 노숙자 서비스국, 주택국은 연간 89만7,000달러의 매스터 임대 계약과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또 다른 비영리 단체인 ‘노숙자를 지원하는 사람들’(PATH)은 수입의 30%를 임대료로 지불하는 세입자 관리, 현장 관리자 파견, 24시간 보안 등을 담당한다.


지난 5일부터 캐런 배스 LA 시장의 노숙자 구제 프로그램인 ‘인사이드 세이프’(Inside Safe)를 통해 홈리스 셸터에 수용됐던 사람들이 아파트로 이사하기 시작했다. LA 타임스는 마이크로 커뮤니티 분위기를 갖추고 저렴한 임대 유닛으로 구축된 이브스의 변화는 지난 4월 배스 시장이 야심차게 발표한 LA4LA의 첫 번째 승리라고 평가했다.


CCF의 비영리 단체로 운영되는 LA4LA는 어려운 주택시장을 활용해 납세자 부담 없이 저렴한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하자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이브스와 같이 자금난에 빠진 신축 부동산을 조사하는 컨설턴트들이 7개의 잠재적인 프로젝트를 추가로 확인했다.


이브스는 홈리스들을 수용하는 데 필요한 최소 기준을 훨씬 넘는 편의 시설을 제공한다. 6층 아파트에는 4개의 싱글룸과 13개의 스위트룸이 있다. 스위트룸은 각각 욕실과 에어컨을 갖춘 6개의 침실과 공용 주방, 거실로 구성됐다. 1층 로비에는 카페와 미니 키친을 갖춘 커뮤니티 공간이 들어서 있다.


LA다운타운과 할리웃, 센추리 시티가 내려다 보이는 옥상에는 나무 패널로 마감된 패티오와 나무 그늘이 있는 정원, 작은 공연 무대도 있다. 전체적으로 시골집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유한책임회사(LLC)를 통해 건물 소유권을 보유하게 될 워커는 현재 영구 자금 조달을 위해 LA4LA와 협력하고 있다. LA4LA의 수석전략가 새라 듀설트는 “우리가 자금난에 빠진 모든 개발자들을 구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는 않지만 예측 가능한 위험을 제거하고 다른 경로가 있음을 보여주는 모델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LA타임스는 인사이드 세이프 프로그램에 참여한 노숙자들이 임시로 머물던 호텔과 모텔을 떠나 다시 길거리로 나오는 악순환을 방지하기 위해선 이브스와 같은 영구주택 공급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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