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다 해고’… 가주 경제 부진 지속

가주 고용시장이 12월 실업률이 5.5%까지 오르는 등 전국 최고 수준이다. [로이터]

가주 경제가 인공지능(AI)·우주항공 분야는 호황을 맞이하고 있는 동시에 고용 감소·이민정책 충격·주택시장 침체라는 복합 리스크에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 엔진분야의 온기가 가주 경제 전반에 퍼질 수 있도록 정책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UCLA 앤더슨 경제전망 보고서는 3일 “가주 경제가 다시 한 번 양분화 국면으로 진입했다”며 “AI·우주항공 등 초고성장 분야와 그렇지 못한 나머지 경제가 뚜렷하게 갈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전체 벤처캐피털 투자 중 올해 상반기 70% 가까이가 가주에 몰렸고, 3분기 기준 전국 상위 10대 투자 중 7건이 가주에서 발생했다. LA와 오렌지카운티는 방산·우주항공 투자 증가의 수혜를 입고 있으며, 베이 에어리어는 AI 관련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특히 AI 투자 열기는 애초 전망을 크게 넘어섰다. 보고서는 올해 미국 내 AI 관련 자본지출이 당초 예상치인 2,500억달러를 훌쩍 넘은 4,000억달러 이상으로 추산된다며 “최근의 투자 규모는 역사적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벤처캐피털 투자의 수혜를 가주 전역이 누리는 것은 아니다. 실리콘밸리는 AI 혁신의 중심지임에도 불구하고, AI 도입 확산으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등 기존 직군의 수요가 약화되면서 고용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대형 테크기업들이 AI 분야에는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도 기존 인력은 감축하는 ‘이중 구조’가 심화된 것이다. 올해만 아마존·메타·세일즈포스·인텔·파라마운트·워너브라더스·월트디즈니 등이 수천 명 단위의 감원을 단행했다.

아웃플레이스먼트 업체 챌린저, 그레이&크리스마스 집계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가주에서 발표된 해고는 15만8,734명으로 전년 동기의 13만6,661명보다 증가했다.

가주 경제의 또 다른 부담 요인은 이민정책 변화다. 보고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정책이 농업·건설·호텔산업이 집중된 지역에서 고용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1930년대 루스벨트, 1950년대 아이젠하워, 오바마 행정부 시기에도 강경 이민정책 시기에는 동일한 고용 위축 패턴이 나타난 바 있다.

제리 니켈스버그 수석 경제학자는 “과거 데이터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이민 정책으로 인해 인구가 크게 감소한 지역 사회에서는 남은 사람들의 실업률이 높아지고 주택 가격과 소득이 동반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걸림돌은 주택 시장이다. 가주 주택 시장은 불법 이민자 추방으로 인해 석고보드·바닥재·지붕 공사 등 특수 분야에 종사하는 숙련 인력이 줄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시에 관세로 인해 중국·멕시코·캐나다에서 수입되는 건축 자재 가격이 상승했다.

가주 실업률은 19개월 연속 5%를 웃돌고 있다. 지난 8월 주 실업률은 5.5%로 전국 평균보다 1%포인트 이상 높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주의 실업률은 내년 초 5.9%로 정점을 찍은 뒤 평균 5.5%를 기록하고, 2027년에는 평균 4.6%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 증가율은 내년 0.7%, 2027년에는 2%로 예상된다. 실질 개인 소득도 내년에 1.1% 증가한 후 2027년에는 2.6%로 회복될 것으로 관측된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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