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주택시장에 주택 매물 철회 속도 10년 만에 최고

부동산[로이터]

집을 내놓은 판매자들이 매물을 다시 거둬들이는 속도가 최근 10년 사이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배경에는 경기 불안, 매수심리 위축, 그리고 팬데믹 시기 집을 산 주인들의 ‘고가 고집’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미국 부동산 데이터 기업 레드핀에 따르면, 2025년 9월 한 달 동안 미국 전역에서 약 85,000건의 주택 매물이 시장에서 철회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8%나 높으며, 8년 만에 최대 폭입니다. 최근 들어 집주인들은 매물이 오래 방치되어도 가격을 크게 내리지 않으려는 성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9월 기준으로 전체 매물의 70%가 60일 이상 거래되지 않은 채 시장에 남아 있었고, 결국 평균 100일 만에 매도를 포기하는 사례가 늘었습니다.​

판매자들은 혹시라도 손해를 보는 거래에 나서는 것을 꺼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9월에 거래가 철회된 주택 중 15%는 손실 위험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집값 상승률도 둔화되고 있는데, S&P 코어로직 케이스-쉴러 지수에 따르면 9월 미국 집값은 전년 대비 1.3% 상승에 그쳤습니다. 전월 1.4%보다 더 낮아진 것으로, 최근 2년 새 가장 느린 상승세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팬데믹 시기 집을 산 판매자들이 매물을 철회하는 비중이 매우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최근 2~5년 사이 집을 구매한 판매자가 전체 매물 철회의 34%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고, 2년 이내 구매자들도 13%를 기록했습니다. 이들은 여전히 팬데믹 이전의 급등한 집값을 기대하지만, 시장은 점점 냉각되고 있어 현실과의 괴리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레드핀 선임 이코노미스트 아사드 칸은 “팬데믹 때 집값이 급등했던 분위기가 아직 남아 일부 주인은 호가 인하나 협상에 둔감하지만, 시장은 이미 바뀌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렇듯 매물 철회가 급증하면서 눈에 보이는 매물 수는 늘고 있지만, 실제로 거래 가능한 매물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는 실질적으로 집값 하락을 지연시키는 효과로도 이어집니다. 반면, 올해 10월 펜딩 세일(계약 체결 전 매물) 건수는 전달 대비 1.9% 증가했으나, 전년보다는 0.4% 줄어든 것으로 기록돼, 현장 분위기가 여전히 냉각되어 있음을 보여줍니다.​

주요 전문가들은 “겨울철 전통적 비수기에 접어드는 만큼, 철회된 매물의 상당수는 내년 봄까지 재등장하지 않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습니다.클로징 멘트

지금까지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판매자들의 ‘철수행진’과 그 이면에 깔린 시장 분위기를 살펴봤습니다. 당분간은 좀처럼 회복세가 나타나기 쉽지 않은 만큼, 향후 재진입 시점과 가격 정책 변화에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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