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파산 직전까지 가면서 망했던 경험이 있는 뉴욕시가 다시 맘다니 당선자의 ‘복지·공공투자 중심의 실험 도시’로 재구성하려는 무대가 됐습니다.
과거가 긴축과 구조조정의 시대였다면, 지금 당선자는 정반대로 대규모 공공지출과 부유층·기업 증세를 앞세우며 뉴욕의 미래를 다시 쓰겠다고 나선 셈입니다
1975년, 무너지는 도시의 풍경
1975년 뉴욕시는 세입으로는 일상 운영비조차 감당 못 하면서 단기 채무 수십억 달러를 갚을 길이 없는 상태에 빠졌고, 시가 발행하는 채권은 더 이상 시장에서 팔리지 않았습니다.
교사·경찰·환경미화원 등 공공 인력이 대규모로 해고되거나 급여가 지연됐고, 학교와 병원, 지하철 등 핵심 서비스가 줄줄이 삭감되면서 ‘도시 붕괴’ 공포가 현실이 됐습니다.
중산층 탈출과 경기 침체가 겹치며 실업률은 두 자릿수로 치솟았고, 빈 건물과 범죄, 성매매·마약으로 얼룩진 타임스스퀘어는 “뉴욕 쇠락”의 상징으로 반복 소환됐습니다.
은행들은 더는 뉴욕시 채권을 인수하지 않겠다며 등을 돌렸고, 결국 주정부가 관리감독권을 가져가는 조건으로 ‘시 재정구제 기구(MAC)’를 만들며 파산 직전에서 도시를 끌어올렸습니다.
긴축이 남긴 50년의 그림자
위기를 넘긴 대가는 혹독한 긴축이었습니다. 시는 무료에 가깝던 CUNY 등록금을 올리고, 35센트이던 지하철 요금을 인상하며 교육·교통·보건 전 분야에서 예산을 깎았습니다. 공공 서비스 축소는 곧바로 교실 과밀, 병원 폐쇄, 공공 일자리 감소로 이어졌고, 뉴욕은 서서히 재정 건전성을 회복했지만 “복지국가형 대도시”에서 “시장 논리 우선 도시”로 체질이 바뀌었습니다.
그 후 수십 년 동안 뉴욕은 재정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지출 제한과 균형재정 원칙을 강화했지만, 그만큼 공공주택·돌봄·교통 투자는 늘 부족했고, 오늘날의 극단적 주거비와 불평등의 토양이 이때 이미 다져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맘다니 당선자가 그리는 ‘새 뉴욕’
민주사회주의자 출신인 조흐란 맘다니 당선자는 핵심 의제를 몇 개로 압축했습니다. 공약의 중심에는 “뉴욕을 다시 살 만한 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대규모 공공주택 건설과 렌트 동결, 무료 버스, 유니버설 보육, 시영 식료품점 등이 놓여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10년간 시 재정으로 20만 가구 규모의 영구 공공·저렴주택을 짓고, 임대료 규제 대상 약 100만 가구에 대해 임기 내 인상 동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생후 6주부터 5세까지 무료 보육을 제공하는 ‘보편적 보육제’와 시내 모든 버스 무임승차, 일부 생필품 가격을 통제하는 시영 마트 설립도 약속했습니다.
재원과 정치, 1975년의 데자뷔?
맘다니 당선자는 이 방대한 프로그램의 재원을 ‘부자와 기업 증세’에서 찾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연소득 100만 달러 이상의 고소득층과 기업 법인세율 인상을 통해 수십억 달러를 추가 확보하겠다는 구상으로, 이를 통해 보육·교통·주택·식료품 정책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주지사와 주의회 동의 없이는 세율 인상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좋은 구상’이 ‘실행 가능한 정책’이 될지에 대한 회의론도 큽니다. 재계와 보수 언론은 “기업·부자 엑소더스가 발생하면 1970년대처럼 세수 기반이 다시 흔들릴 수 있다”며, 50년 전 재정위기 악몽을 다시 소환하고 있습니다.
두 개의 뉴욕: 1975년과 2025년
| 항목 | 1975년 뉴욕시 | 맘다니 당선 후 지향점 |
|---|---|---|
| 재정 상태 | 채무시장 마비, 사실상 파산 직전. | 증세·공공투자로 복지 확대, 재정 부담 증대 우려. |
| 정책 기조 | 긴축·서비스 삭감·인력 감축. | 주거·교통·돌봄에 대한 대규모 공공투자. |
| 주거 정책 | 공공투자 축소, 노후·부족한 공공주택. | 20만 가구 공공·저렴주택 건설, 렌트 동결. |
| 교통·요금 | 지하철·버스 요금 인상으로 재정 보전. | 시내 버스 완전 무상화 추진. |
| 사회서비스 | 교육·보건·복지 예산 전반 축소 | 유니버설 보육·시영 마트 도입으로 복지 확충. |
결국 50년 전 뉴욕이 “도시를 살리기 위해 시민에게 허리띠를 졸라매게 했던” 시기였다면, 맘다니 당선자는 “시민의 삶을 살리기 위해 도시 재정을 다시 한계까지 밀어붙이려는” 실험을 준비 중입니다. 워싱턴과 월가의 구제금융에 의존하던 빚더미 도시가, 이번에는 부유층과 기업으로부터 더 많은 몫을 걷어 스스로 복지국가형 대도시로 변신할 수 있을지, 뉴욕은 다시 한 번 세계의 시선을 모으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