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주택 구입자 나이 40세… ‘역대 최고치’

최근 매매된 주택의 최종 판매가는 매물의 최종 리스팅 가격 대비 약 99%로 여전히 가격 협상 여지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내 집 장만 힘들다는 뜻

주택 구입 여력 악화로 젊은층 시장 진입 어려워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하는 구매자의 평균 나이가 40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택 가격 상승과 모기지 대출 이자율 상승 등으로 인해 젊은 세대의 주택 구입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높은 주택 가격과 이자율, 생활비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젊은층이 주택 시장에 진입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40세에 첫 주택 장만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최근 발표한 ‘2025년 주택 시장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생애 첫 주택 구입자의 중간 연령은 지난해 38세에서 올해 40세로 올랐다. 불과 5년 전인 2020년 33세였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전체 주택 거래 중 첫 주택 구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1%로, 1981년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현금 거래 비중은 약 26%로 사상 최고치를 높아졌다. 이처럼 첫 주택 구입자의 연령이 갈수록 높아지는 것은 사상 최고 수준의 집값과 높은 대출 이자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주택 구매 여력’(Affordability)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부동산정보업체 리얼터닷컴의 조엘 버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주택시장의 구매력 악화 문제는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특히 첫 주택 구입자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첫 주택 구입용 매물’(Starter Home)들이 시장에 오래 머무르며 가격 인하가 늘고 있지만, 이때문에 인해 상위 가격대 매물로 이동하려는 기존 주택 보유자들의 거래도 막히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첫 주택 평균 다운페이먼트 10%

NAR의 보고서에 따르면, 첫 주택 구입자 중 약 25%는 미혼 여성으로 미혼 남성 구입자(10%)보다 약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혼 부부 구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50%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2025년 첫 주택 구입자의 가구 중간소득은 약 9만4,400달러로,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전국 중간소득(8만1,604달러) 보다는 여전히 높았다.

첫 주택 구입자의 평균 다운페이먼트 비율은 약 10%로, 198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주택 구입자들이 매달 내야 하는 모기지 페이먼트를 줄이기 위해 현금 자산을 최대한 활용해 다운페이먼트 비율을 높인 결과로 분석했다. 다운페이먼트 자금 출처는 개인 저축(59%)과 기타 금융자산(26%) 등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몇 년 전까지 만해도 자주 활용됐던 친구나 가족의 지원 형태는 감소했다.

버너 이코노미스트는 “기존 주택을 보유하지 않은 첫 구입자들은 다운페이먼트 자금 마련을 개인 저축에만 의존해야 한다”라며 “첫 주택 구입자들의 다운페이먼트 비율이 낮은데다 6%를 웃도는 모기지 이자율까지 겹치면서 매달 상환해야 하는 페이먼트 금액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고, 이 때문에 상당수 대기 구입자들인 주택 임대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재구입자 나이도 62세

한 번 이상 주택을 구입한 재구입자의 평균 나이 역시 62세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주택 구입자의 중간 연령도 59세로 상승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조사됐다. 주택 구입자 고령화 추세는 전반적인 인구 고령화와 베이비붐 세대(61~79세)가 차지하는 비중 증가와 맞물려 있다. 동시에 은퇴 연령층이 주택시장에서 주도적으로 맴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도 분석된다.

NAR의 보고서에 따르면, 재구입자 중 약 30%는 모기지 대출을 끼지 않고 현금으로 주택을 구입했다. 이중 상당수는 기존 주택을 팔아 얻은 자산(에쿼티)을 활용해 새 집을 구입에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재구입자의 평균 다운페이먼트 비율은 약 23%로, 첫 주택 구입자(10%)의 2배를 웃돌았다. 재구입자의 경우 높은 다운페이먼트 비율로 인해 높은 이자율 부담을 상대적으로 덜어내고 있다.

한편, 18세 미만 자녀를 둔 주택 구입자 비중은 약 24%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주택 구입자 연령 상승과 출산율 하락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또 자녀가 있는 주택 구입자 중 약 21%는 양육비 부담이 다운페이먼트 자금 마련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응답해, 생활비와 육아비 상승이 주택 구입 여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나타냈다.

▲ 평균 11년 보유 후 매각

주택 판매자들이 집을 보유하는 기간이 역대 최장 수준으로 길어졌다. NAR의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주택 판매자의 평균 보유 기간은 11년으로, 지난해(10년)보다 1년 늘었다. 2000~2008년 평균 보유 기간이 6년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주택 보유 기간이 2배나 늘어난 것으로 주택 매물 부족 현상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올해 주택 판매자의 평균 연령 역시 64세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택 시장에 나온 매물 가운데 18세 미만 자녀가 함께 거주하지 않는 비율은 약 81%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판매자들이 집을 내놓은 가장 큰 이유로는 ‘가족이나 친구와 가까이 살고 싶어서’(26%)가 꼽혔으며, 이어 ‘집이 너무 작아서’(10%), ‘집이 너무 커서’(10%), ‘가족 상황의 변화’(8%) 순으로 나타났다.

▲ 여전히 가격 협상 여지 크지 않아

최근 매매된 주택의 최종 판매가는 매물의 최종 리스팅 가격(호가) 대비 약 99%(중간값 기준)로 여전히 가격 협상 여지가 크지 않음을 보여줬다. 이와 관련 주택 판매자 중 약 88%는 판매 과정에서 대체적으로 만족했다고 응답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첫 주택 구입자들에게 어두운 시장 전망을 제시했지만, 일부 희망적인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버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다행히 최근 들어 모기지 이자율이 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적은 다운페이먼트로도 주택 구입이 가능해지고 있다”라며 “매물 공급이 늘어나면서 집값 상승 압력도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영 모기지 보증기관 프레디맥에 따르면, 30년 고정 이자율은 6.17%(10월 30일 기준)로 1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 가격 상승세도 둔화되고 있고, 남부와 서부 지역 일부 주택 시장에서는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선 지역도 늘고 있다.

버너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시장 흐름이 점차 구입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여전히 버거운 주택 보유 부담을 무릅쓰고라도 생애 첫 주택을 마련하려는 구입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주 한국일보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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