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도심의 오랜 상징, 맥아더팍이 또 한 번 정치의 시험대 위에 올랐다.
시의회가 추진 중인 공원 둘레의 영구 펜스 설치안은 단순한 시설 개선이 아니다.
그것은 이 도시의 ‘진보 정치’가 어떤 현실적 한계에 부딪혀 있나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이번 논의를 주도한 인물은 1지구의 유니세스 에르난데스 시의원. 노숙인, 마약중독자, 이민자 등 사회적 약자들의 ‘보호’를 외치며 당선된 급진적 진보 정치인이다.
그러나 그녀가 바로 자신의 지역구 중심인 맥아더팍에 펜스를 세우자고 나서자, 시정 안팎에서는 즉각 역설의 질문이 제기됐다.
“약자를 보호하겠다는 정치가 왜 이들의 공간을 막고 있는가?”
에르난데스 의원의 설명은 명확하다. 공원을 ‘닫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돈하고 관리하기 위해’ 펜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몇 년간 맥아더팍은 노숙인 텐트촌과 약물 문제로 심각한 공공 안전 논란을 겪어왔다.
하지만 시민단체와 일부 지역 언론은 “이것이 결국은 진보가 자신이 보호하겠다던 사람들을 밀어내는 행위로 귀결될 것”이라며 반발한다.
이 사건은 단지 한 공원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LA에서 벌어지는 ‘소수 진보 시의원들에 의한 시정의 굴절’을 보여주는 사례다.
진보 의원들은 사회적 이상을 말하지만, 행정의 자리에서 그 이상을 실현하려 할수록 현실의 벽을 마주한다.
이상은 여전히 거리의 언어로 말하지만, 그들의 결정을 가르는 도구는 행정의 규칙과 예산, 그리고 보안이다.
결국 이 펜스 논란은 정책이 신념을 얼마나 버틸 수 있는가의 문제다.
도시의 윤리는 슬로건이 아니라 운영의 결과로 증명된다. 맥아더팍의 철망은 진보 정치의 한계선을 드러내는 물리적 상징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은 진보가 실패했다는 뜻이 아니라, 도시가 다시금 ‘누구의 공공을 만들 것인가’를 묻는 시작점이다.
이상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이제 그 이상은 철망을 사이에 두고 서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