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입가경 이민자 단속… 영주권 인터뷰하다 구금까지

지난달 29일 LA 한인타운 타겟 매장에서 절도 사건 대응을 위해 출동한 사설 경비원들. 이를 이민 단속 급습으로 오해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박상혁 기자]
시민권자와 결혼 여성 이민국서 ‘함정’ 체포
한인타운 타겟 매장선 ICE 급습 오인 해프닝
강화된 이민 단속으로 이민자 사회에서 불안감이 높아진 가운데 최근 시민권자와 결혼한 뒤 영주권 취득을 위해 인터뷰에 참석한 여성이 인터뷰 직후 연방 요원에게 체포돼 구금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또 단속 현실과 공포심이 맞물리면서 LA 한인타운에서는 타겟 매장에서 절도범죄가 벌어져 사설 경비원들의 출동한 상황을 연방 이민단속 요원들의 급습으로 오인해 혼란을 불러 일으키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CBS 보도에 따르면 패사디나에 거주하는 터커 메이는 아내 바바라 고메스 마르케스가 2주 전쯤 LA 다운타운의 연방 건물 내 이민서비스국(USCIS)을 찾아 영주권 심사 인터뷰에 참석했다고 전했다. 메이는 시민권자이며 두 사람은 작년에 결혼했는데, 그는 “인터뷰가 끝난 직후 누군가 아내에게 여권 사본을 만들러 복도로 함께 가자고 했고, 우리는 이것이 시민권 취득을 위한 다음 단계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상 남편과 아내를 떼어내기 위한 ‘함정’이었고, 그 직후 마르케스는 이민 단속 요원들에게 체포됐다.

메이는 아내가 전과 기록 없는 다큐멘터리 제작자이며, 7년 전 관광비자로 미국에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원들이 아내의 손목과 발목, 허리까지 족쇄를 채워 마치 흉악범처럼 만들었다. 요원 중 한 명은 휴대폰을 꺼내 웃으며 셀카를 찍었다고 했다”고 비난했다. 이민 당국은 지난 2019년에 출석하지 않은 법원 심리와 관련해 마르게스를 체포했다고 설명했지만, 이는 전혀 몰랐던 사실이라고 메이는 주장했다.

이들 부부를 돕고 있는 마르셀로 곤딤 이민 변호사는 마르케스가 남가주의 아델란토 구치소에 일주일 수감된 뒤 애리조나의 또 다른 구치소로 이송됐고, 현재 루이지애나로 보내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곤딤 변호사는 “이는 절차를 복잡하게 만들려는 전술”이라며 “가족과 변호사로부터 최대한 멀리 떨어뜨려 방어권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변호사는 이어 “마르케스는 시민권자와 결혼했기에 합법적으로 수개월 내에 영주권을 받을 자격이 있었고, 기회를 주기만 했다면 필요한 서류를 찾아서 제출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녀가 다른 구치소로 이송되거나 추방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긴급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강경 단속 분위기 속에서 LA 한인타운에서는 황당한 해프닝도 벌어졌다. 지난달 29일 오후 한인타운 내 ‘타겟’ 매장에서 도둑이 물건을 훔쳤다는 신고를 받고 사설 경비업체 무장 경비원들이 경찰보다 먼저 출동해 용의자를 제압했다.

이후 도착한 LAPD가 인계받으며 사건은 마무리됐지만, 당시 현장을 목격한 손님들과 행인들 사이에서는 연방 요원들이 불법체류자 단속에 나선 것으로 착각해 혼란이 일었다. 경비원들의 검은색 유니폼 형태와 색상, 유니폼 앞뒤에 3개의 대문자로 큼지막하게 쓰여진 업체 이름, 무장 장비 등이 실제 이민단속 요원들의 모습과 흡사해 발생한 오해였다.

이는 이민 단속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이 LA 곳곳에 얼마나 짙게 자리 잡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단순 범죄 대응조차 ‘이민 단속 급습’으로 착각될 정도로 지역사회 긴장이 팽배하다는 것이다.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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