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보장 연금 인상률 상향… 주택소유주에 미칠 영향은

사회 보장 연금과 주택 비용 간 격차가 커지면서 노년층의 주거 결정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

인상폭, 주택 비용 상승분에 턱없이 부족

‘다운사이징·주택 처분’증가 가능성 커

노년층 주거 결정에 큰 영향 미칠 수도

2026년 사회보장 연금의 ‘생활비 연동 인상률’(COLA·Cost-of-Living Adjustment) 전망치가 2.7%로 소폭 상향 조정됐다. 이는 앞서 제시됐던 2.4%보다 다소 높아진 수치로, 사회보장 연금에 의존하는 노년층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실제 생활비 증가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여전히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주택 관련 비용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고정 수입에 의존하는 많은 노인들에게 사회보장 연금 전망치의 작은 변화도 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후 리스크와 보험사들의 철수로 인해 전국적으로 주택 보험료가 급등하고 있다. 주택 가격이 빠르게 오르는 주에서는 장기 주택 소유주의 재산세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따라서 사회보장 연금 수령액이 인상되더라도 주택 보유에 따르는 실제 생활비 상승분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연금 혜택과 주택 비용 간극↑

사회보장 연금 생활비 연동 인상률은 매년 물가 상승에 맞춰 지급액을 조정하는 제도다. 이는 ‘도시 임금·사무직 근로자 소비자물가지수’(CPI-W)의 3분기 수치를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산출된다. 물가가 오르면 연금도 오르고, 물가가 제자리거나 떨어지면 인상률이 최소치 혹은 ‘0’이 될 수 있다.

2026년의 경우, 당초 전망치는 2.4%에 그쳤다. 이는 2025년 2.5%보다 낮고, 지난 10년 초반 두 자릿수 인상률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로,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 될 전망이었다. 그러나 최근 물가 상승세가 반영되면서 전망치는 2.7%로 상향 조정됐다.

이 같은 인상 전망은 노년층에게 ‘양날의 검’이다. 인상률이 커지면 지급되는 연금액도 늘어나지만, 동시에 생활비가 상승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물가 상승은 모든 분야에서 균등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주택 보유에 필수적인 공공요금은 전국 평균 물가 상승률의 거의 두 배 수준으로 뛰었다. 이 때문에 노년층 주택 소유자의 연금 혜택과 실제 생활비 사이의 간극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사회보장국’(SSA)은 2026년 COLA 최종 인상률을 오는 10월, 3분기 물가 지표가 확정되는 시점에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 ‘다운사이징·주택 처분’ 늘 수도

이미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 주택 소유주에게 사회보장 연금은 주요 소득원인 경우가 많다. ‘고용복지연구소’(EBRI) 자료에 따르면, 젊은 은퇴자일수록 사회보장 연금 의존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62~63세 은퇴자의 경우 총소득의 약 67%를 사회보장 연금에 의존하는 반면, 70대 중반 은퇴자는 52% 수준이다. 따라서, 인상 폭이 주택 비용을 포함한 생활비를 따라잡지 못하면 은퇴 생활비 마련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은퇴 재정 전문가들은 상당수 은퇴자들이 재산세 부담을 줄이고 주택 자산을 현금화하기 위해 다운사이징을 고려할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은퇴자 가운데 여전히 모기지 대출을 갚고 있는 비율이 높고, 그 비율은 최근 몇 년 사이 오히려 증가했다. 모기지 정보 업체 렌딩트리에 따르면 65세 이상 가구가 소유한 주택 가운데 1,050만 채 이상이 아직 모기지를 안고 있다. 사회보장연금을 포함한, 이들의 예상 소득이 조금만 줄어도 주택 보유 능력이 떨어져 자칫 급매나 압류의 위기에 처할 수 있다.

■ 주택 보수 미룰 경우 더 큰 피해

월 2,000달러의 사회보장 연금을 받는 은퇴자의 경우, 2.7% COLA 인상을 적용하면 월 연금 인상액은 54달러에 불과하다. 주택 보험료, 재산세, 공공요금이 빠르게 오르는 현실을 감안하면 연금 인상액은 ‘새 발의 피’도 안 되는 셈이다. 연금 증가분과 생활비 상승분 간의 간극이 커질 수록 노년층의 주택 비용 마련은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지붕 보수 또는 냉난방 시설 점검을 미루거나, 재산세 부과에 불복해 조정을 요청하는 등 주택 비용 절감을 위해 극한 방법을 선택하는 노년층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다. 그러나 이런 임기응변식 절약 노력은 장기적으로 더 큰 비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주택 유지 및 보수를 미루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나중에 큰 수리비가 들면 은퇴 자금을 깨야 하는 등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전통적인 ‘개인은퇴계좌’(IRA)나 401(k)에서 인출하면 과세 대상이 되며, 이 경우 은퇴자가 더 높은 세율 구간으로 밀려날 수 있고, 메디케어 보험료 인상이나 ‘투자소득세’(Net Investment Income Tax) 부과 등의 2차 손해까지 우려된다.

■ 노년층 주거 결정에 영향

사회보장 연금 인상률이 주택 관련 비용 상승을 따라가지 못할 경우, 많은 노년층의 주거 결정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베이비부머 중 일부는 계획보다 일찍 다운사이징을 선택해 재산세와 공공요금 부담을 줄이려고 할 수 있다. 주택에 쌓인 ‘에퀴티’(자산)는 많지만 현금 자산이 부족한 경우, 추가 세금 부담 없이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으로 ‘역모기지’(Reverse Mortgage)의 유혹에 빠지기도 쉽다.

일부 은퇴 재정 전문가는 “이자율이 높거나 고정돼 있는 상황에서는 재융자가 덜 매력적이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율의 기존 모기지를 보유한 은퇴자라면 역모기지를 활용해 세금 부담 없이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도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은퇴자들은 자의와 상관없이 은퇴 커뮤니티나 실버타운, 요양 시설로의 이주를 미루는 현상도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연금 인상폭이 낮아지면 은퇴자들의 은퇴 커뮤니티나 요양 시설 입주 전환 속도가 늦춰진다”라며 “이로 인해 은퇴자 보유 비율이 높은 재판매 주택 매물이 더 줄어들고, 동시에 저렴한 시니어 주거 시설이나 고령 친화 리모델링 수요는 증가한다”라고 설명했다.

<미주 한국일보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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