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 연휴인데”… 소비자·식당 ‘금값’ 소고기 ‘충격’

천정부지로 치솟은 소고기 가격에 노동절 바비큐를 준비하려던 소비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한 대형 마트의 고기 진열대. [로이터]

스테이크 가격 파운드당 10불

사육두수 1951년 이후 최저

내년까지 가격 고공행진 전망 “소고기 대신 삼겹살로 대체”

 

황금 같은 노동절 연휴가 시작됐지만, 금값으로 치솟은 소고기 가격에 소비자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소고기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가족과 함께 바비큐를 계획했던 한인 등 전국 소비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명절을 보내게 됐다. 파운드당 10달러에 육박하는 가격은 고기를 장바구니에 담았다가 다시 내려놓게 만들고, 외식 업계에도 큰 부담을 안기고 있다.

28일 농무부 산하 경제경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7월 분쇄육(ground beef) 평균 소매가는 파운드당 6.25달러로, 전달의 6.12달러 기록을 넘어 두 달 연속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다른 부위의 소고기 가격도 동반 상승해, 초이스(Choice) 등급 스테이크는 13.55달러, 뼈 없는 라운드 로스트는 7.91달러, 올프레시 비프는 8.90달러, 초이스 비프는 9.69달러를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소고기 가격은 1년 새 11.5% 급등했으며, 특히 스테이크류는 같은 기간 무려 12%나 치솟았다.

소고기 가격 급등의 가장 큰 원인은 공급 부족이다. 농무부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미국 내 소 사육 두수는 약 8,670만 마리로, 1951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몇 년간 이어진 극심한 가뭄과 혹한, 치솟은 사료비 부담으로 인해 축산 농가들이 사육 규모를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일부 농가들은 번식우까지 도축하며 공급 기반 자체가 흔들렸다.

미시시피주립대 육류 전문 교수 브랜디 커리시는 “소고기 가격 고공행진은 가뭄 등으로 인한 가축 두수 감소로 전국 소 사육 두수가 수십 년 내 최저 수준에 달했기 때문”이라며, “여기에 강력한 소비자 수요와 가공·운송비 상승이 겹치면서 가격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인 사회도 울상이다. 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김모(40)씨는 “노동절 연휴마다 해변에 가서 가족과 소고기와 갈비를 구워 먹는 게 낙이었다”며 “몇 년 전만 해도 100달러면 푸짐하게 준비했지만 이제는 많이 살 수 없다. 결국 돼지고기 삼겹살로 메뉴를 바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고기값 고공행진은 외식 업계에도 직격탄이 되고 있다. LA 한인타운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이모 사장은 “갈비탕과 불고기 같은 메뉴는 원가 부담이 커져 가격을 안 올릴 수가 없다”며 “손님들이 비싸다고 발길을 끊을까 걱정되지만, 더는 버티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소 사육 두수가 의미 있는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최소 몇 년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미시시피주 농업경제학자 조쉬 메이플스는 “쇠고기 가격은 2026년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역사적 패턴을 보면 소 사육이 곧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여, 시간이 지나면 가격이 안정세를 찾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업계 전문가는 “현재 상황은 단순한 계절적 변동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라며 “소비자들은 당분간 돼지고기와 닭고기 같은 대체재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황금 같은 연휴임에도 미국의 소고기 시장은 가뭄, 사료값 폭등, 공급망 취약성이라는 삼중고 속에 흔들리고 있다. 소비자들은 고기를 앞에 두고 발걸음을 멈추고, 한인 마켓과 식당은 수익성과 고객 유지 사이에서 고심하는 모습이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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