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넷플릭스 투자·소니 픽처스 제작
외국인 만든 K콘텐츠 흥행 첫 사례
가장 한국적인 것으로 승부 걸어야
‘위어 고잉 업, 업, 업(We’re goin’ up, up, up)’. 6월 공개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골든(Golden)’의 한 소절. 부를수록 올라가는 건 목소리만이 아니다. 맹목적 애국심, ‘국뽕’이 차오른다. 한국 문화로 무장한 영화의 흥행은 한국인의 국가적 자부심에 불을 질렀다.
영화는 전 세계 흥행 질주 중이다. 넷플릭스 영화 역대 글로벌 흥행 1위를 넘보고 있고 OST는 미국과 영국 주요 음원 차트를 석권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노래와 안무를 따라 하는 어린이, 영화관에 모여 노래를 함께 열창하며 영화를 관람하는 어른들의 영상이 넘친다. 영화에 나오는 김밥, 라면, 국밥, 설렁탕을 먹고 서울 남산타워, 낙산공원 등을 방문한다.
K콘텐츠의 세계적 흥행은 놀랄 일이 아니다. 수년 전부터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한국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의 곡들이 앞다퉈 순위 경쟁을 했다. 영화 ‘기생충’,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힘입어 오스카와 에미상은 더 이상 남의 잔치가 아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까지 K콘텐츠가 제패 못 할 분야는 없었다.
하지만 국뽕에 취해 넋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케데헌’ 돌풍은 역설적으로 K콘텐츠의 본질을 되묻는다. ‘K콘텐츠는 무엇인가’ ‘한국적인 것은 무엇인가’ ‘K콘텐츠는 누구의 것인가‘. ‘케데헌’ 이전의 K콘텐츠는 한국인이 만들었다. 한국 문화를 체득한 한국인이 K콘텐츠를 가장 잘 만든다고 생각했다. K콘텐츠의 흥행은 한국인이 만든 콘텐츠를 세계가 인정하느냐의 문제였다.
K콘텐츠는 성공했다. 국내 연예기획사의 한국식 아이돌 육성 시스템이 K팝의 신화를 만들었다. ‘기생충’이 묘사한 한국 특유의 반지하 주거 공간이나 ‘오징어 게임’에 나오는 한국 전통 놀이와 사회적 문제, 한강의 소설 배경이 된 5·18 민주화운동, 제주 4·3은 한국인이 가장 한국적인 것으로 세계 시장을 뚫은 쾌거였다.
‘케데헌’ 돌풍은 한국인의 K콘텐츠 성공 방식에 의문을 품는다. 한국인이 만든 K콘텐츠만이 흥행할까. ‘케데헌’은 한국계 외국인이 만들었다. 미국 소니 픽처스가 기획·제작하고 넷플릭스가 투자·배급했다. 외부인 시선에서 본 한국은 신선했다. 설렁탕에 곁들인 깍두기의 맛, 휴지로 수저 받침대를 만드는 지혜, 아프면 가는 한약방, 분식집 접시 하나까지 새롭다.
‘케데헌’은 외국인도 한국인을 능가하는 K콘텐츠 생산자임을 입증한 첫 사례다. 한국인이 만드는 콘텐츠만이 K콘텐츠로 불리기를 거부한다. 글로벌 기업은 이제 적극적으로 K콘텐츠를 쓰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글로벌 기업과의 K콘텐츠 무한 경쟁 시대가 열린 셈이다. 전 세계 누구나 즐기는 콘텐츠의 원산지는 더 이상 중요치 않다.
‘케데헌’은 한국에 팁도 전수했다. 매기 강 ‘케데헌’ 감독은 귀띔했다. “관객이 원하는 건 가짜가 아니라 진짜다. 한국 문화를 숨기지 않고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K콘텐츠가 더 사랑받는 길이다. 한국적인 것을 자신감 있게 드러내는 것이 ‘진정한 글로벌화’다.” 그는 속편 소재로 한국의 트로트를 콕 집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보편적이다”라는 명제가 맴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