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교통위반자 시민권 못 딴다

이민국[로이터]

트럼프정부 심사 강화
이민서비스국 새 지침

‘도덕성’ 검증 ‘칼바람’
“합법적 영주권자 위협”

트럼프 행정부가 시민권 심사의 핵심 요건 가운데 하나인 ‘도덕성(good moral character)’ 평가를 대폭 강화하라는 지침을 내리면서, 시민권 신청 문턱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이번 지침은 합법 이민자들에게까지 ‘도덕성’이라는 주관적 잣대를 강화하며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어, 한인 커뮤니티를 비롯한 이민자 사회의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연방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서비스국(USCIS)은 지난 16일자로 발표한 지침에서 시민권 심사 담당관들에게 신청자의 도덕성 여부를 단순히 범법 기록 여부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개인의 사회적 행위와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라고 지시했다. 기존에는 살인, 중범죄, 마약 범죄, 상습적 음주 등 이민법에 규정된 중대한 범죄 이력이 없을 경우 도덕성 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간주했지만, 새 지침은 “단순한 기계적 검토를 넘어 사회규범 준수 여부와 긍정적 기여를 입증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USCIS는 신청자의 도덕성을 평가할 때 ▲지역사회 활동 ▲가족 부양 및 유대 관계 ▲학력과 교육 성취도 ▲합법적이고 안정적인 고용 여부 ▲미국 거주 기간 ▲세금 납부 내역 등을 긍정적 요소로 고려하도록 했다. 반면 법 위반이 아니더라도 “평균적인 시민의 행태와 동떨어진 행동” 역시 결격 사유가 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예를 들어 ▲무모하거나 상습적인 교통법규 위반 ▲괴롭힘이나 공격적 권유 행위 등은 법적으로는 합법이지만 시민의 책무에 어긋나는 행위로 분류될 수 있다.

또한 지침은 범법행위 전력이 있더라도 이후에 갱생과 회복의 노력을 입증할 경우 긍정적으로 참작하라고 명시했다. ▲집행유예 조건 준수 ▲체납 세금이나 양육비 납부 ▲지역사회로부터의 탄원서 제출 등이 대표적이다.

USCIS 대변인 매튜 트라제서는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조치는 미국 시민권 제도의 품격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 시민권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지위로, 오직 최고의 자질을 갖춘 이들에게만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시민권자는 미국의 역사와 문화, 언어를 수용할 뿐 아니라 도덕성을 갖춘 모범적인 인물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USCIS 고위 관계자로 일했던 더그 랜드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지침은 합법 이민자들을 위축시켜 시민권 신청을 포기하게 만들려는 의도”라며 “무해한 행동까지 도덕성 결격 사유로 끼워 맞추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상습적 교통 위반까지 심사 대상에 포함시킨 점을 예로 들며 “사소한 생활 행위까지 문제 삼아 시민권 거부 사유를 늘리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조치는 불법 이민 단속에 초점을 맞춰온 트럼프 행정부가 합법 이민 통로마저 사실상 좁히고 있음을 보여준다. 행정부는 그간 남부 국경에 군병력을 투입하고, 불법 체류자 신속 추방을 확대하는 한편, 난민 수용을 사실상 중단하고 특정 국가 비자 발급을 제한해왔다.

이처럼 난민 입국 중단, 불법 체류자 단속 및 추방 등 반이민 정책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는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또 합법 이민 절차에서도 소셜미디어 활동 검증, 보안 심사 강화 등 새로운 장벽을 도입해왔다.

USCIS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매년 60만~100만 명의 합법 이민자가 시민권을 취득해 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지침 시행으로 시민권 신청 과정이 길어지고 탈락자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내세운 “이민제도의 정직성과 품격 회복”이라는 명분 뒤에는 사실상 합법 이민까지 억제해 미국 내 이민자의 정치·사회적 영향력을 축소하려는 전략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시민권 취득의 문턱이 높아질수록, 이민자 사회는 정치적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지고, 이민자의 세대 간 정착도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세희 기자>

0
0

TOP 10 NEWS TODAY

오늘 가장 많이 본 뉴스

LATEST TODAY NEWS

오늘의 최신 뉴스

시니어 생활

오피니언 Hot Poll

청취자가 참여하는 뉴스, 당신의 선택은?

타운뉴스

최신 뉴스

애플, AI파트너로 구글 제미나이 낙점…구글 시총 4조달러 돌파

애플이 인공지능(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의 핵심 기반 모델로 구글의 ‘제미나이’를 선택했습니다. 양사는 12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통해, 차세대 애플 파운데이션 모델을 ...

서울시내버스 오늘 첫차부터 무기한 파업…추위속 교통대란 우려

서울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13일 첫차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에 들어가면서 시민들의 출퇴근길 큰 혼란이 예상됩니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과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13일 새벽 1시 ...

돌싱녀는 “밥보다 ‘이것’ 원해요”…재혼 고민 돌싱, 가장 듣고 싶은 프러포즈

재혼을 고민하는 이혼 경험자들이 미래 배우자에게서 가장 듣고 싶은 말로 현실적인 바람이 담긴 프러포즈를 꼽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재혼정보회사 온리유와 결혼정보업체 ...

[속보]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 ‘비위 의혹’ 김병기 제명 결정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이 각종 비위 의혹을 받고 있는 김병기 의원에 대해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을 의결했습니다. 한동수 윤리심판원장은 12일 서울 여의도 ...

머스크·英정부 ‘AI 음란물’ 두고 정면충돌…”표현의 자유” vs “성 착취물”

억만장자 기업가 일론 머스크가 인공지능 딥페이크 음란물 규제에 나선 영국 정부를 향해 “파시스트적”이라며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머스크는 11일 현지시간 자신의 SNS ...

1억 뒷돈 혐의 김경 ‘美 일정 비공개’…경찰 봐주기 수사 논란

[연관기사]1억 뒷돈 혐의 김경 ‘美 일정 비공개’…경찰 봐주기 수사 논란 [서울경제] 무소속 강선우 의원에게 1억 원대 공천헌금을 건넨 혐의를 받는 ...

코로나보다 전파력 6배 강한 ‘홍역’에 난리 난 미국…3일 만에 100명 걸렸다 ‘비상’

트럼프 행정부의 백신 회의론 속에 미국에서 홍역이 다시 대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1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9일 기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홍역 ...

“핵전쟁 임박 신호?”…51년 만에 뜬 美 ‘종말의 날’ 비행기에 전 세계 공포 확산

미국의 핵전쟁 대비 공중지휘통제기 ‘E-4B 나이트워치’가 돌연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전 세계적으로 긴장감이 확산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와 LA타임스에 따르면 미 공군 E-4B 나이트워치는 ...

미네소타 시위 확산에 美 강경 대응… 요원 추가 파견·의원들 방문권도 차단

미국 미네소타주(州)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의 총격으로 30대 여성이 사망한 사건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하자 연방정부가 강경 대응에 ...

ICE 총격 사건 옹호한 포틀랜드 경찰관, 직무에서 배제 논란…

연방 요원의 시민 사살을 옹호한 포틀랜드 경찰관 발언이 공개되며 지역사회 신뢰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습니다. 미국 포틀랜드 경찰관이 미네소타 ICE 요원의 ...

히잡 벗고 지도자 사진 태워 ‘담뱃불’로… 이란 여성 ‘저항 상징’ 떠오른 그 영상

대규모 반(反)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사진을 불태워 담배를 피우는 한 여성 영상이 '저항의 상징'으로 ...

내 개인정보 모두 다크웹에?… 지금 당장 해야 할 일들

최근 개인정보가 다크웹에 유출됐다는 통보를 심심치 않게 받게 된다. 은행이나 개인정보 보안 모니터링 서비스에서 이 같은 이메일을 받았다면, 나만의 문제가 ...

“집 앞까지 내려온 코요테, 반려견 노린다…주민 불안 고조”

남가주 주택가 곳곳에서 코요테 공격으로 반려견이 숨지는 등 야생동물 침입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남가주 주택가에서 코요테 출몰이 급증하면서 주민 안전 우려가 ...

“모기지 금리 인하 위해 2,000억달러 투입”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8일 주택 구매 부담을 낮추기 위해 국책모기지기관인 패니메와 프레디맥에 2,000억 달러 규모의 모기지 채권 매입을 지시했다. 정부는 ...

LA통합교육구 개학과 함께 스마트폰 전면 금지 시작

캘리포니아 공립학교들이 스마트폰 완전 차단에 나서며 교육 현장의 디지털 의존도를 끊어내는 실험이 시작됐습니다. 캘리포니아주 LA통합교육구를 비롯한 공립학교들이 겨울방학을 마치고 개학하면서 ...

더욱 건강한 새해 위한 시니어 생활 ‘웰빙 실천’ 습관 7가지

워싱턴포스트(WP)의 웰빙(Well+Being) 팀은 매일 건강 증진을 위한 과학적 조언을 공유한다. 우리는 영양, 운동, 인지, 정신 건강, 수면과 같은 주제에 대해 ...

“집값보다 무서운 유지비”… 올해도 재산세·보험료↑

고정 금리라는 안락한 방패 뒤에 숨어있던 ‘재산세와 보험료’라는 복병이 마침내 가계의 숨통을 조이기 시작했다. 한때 내 집 마련의 예측 가능성을 ...

LA 한인 유치원, 아동 성추행 의혹 소송 휘말려…학부모 “신고 대신 회유”

LA 한인타운 유치원에서 4세 여아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지만 원장이 경찰 신고 대신 가해 교사와 피해 아동의 직접 대면을 제안해 논란이 ...

“한인 프리스쿨서 4세 여아 성추행 피해” 주장

LA 한인타운에 위치한 한인 운영 프리스쿨에서 4세 여아가 교사로부터 성적으로 부적절한 접촉을 당했다는 주장을 담은 민사소송이 LA 법원에 제기됐다고 온라인 ...

재외국민 4분의 1이 노인 ‘초고령 사회’

재외국민 사회의 노인 인구 비율이 집계 이래 처음으로 25%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외국민 사회의 늙어가는 속도는 전체 한국 사회보다 가파른 ...

새해 통신·구독료 줄이자… 휴대전화·인터넷 요금 점검부터

각종 요금이 슬금슬금 오르고 있지만 시간을 내서 자세히 확인하지 않으면 요금이 오르는지도 모를 때가 많다. 따라서 올해 결심으로 통신비와 각종 ...

LA 한인타운 가로등 ‘암흑 지대’… 느슨한 치안 틈타 구리선 절도 기승

구리선 절도가 연쇄 발생하며 LA 한인타운 밤거리가 암흑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LA 한인타운 일대 가로등이 구리선 절도로 연쇄 피해를 입고 ...

H-1B 비자 등 최대 3천달러 육박… 이민 신청 급행 수수료 또 오른다

미국 취업·유학 비자 급행 처리비가 3천 달러 근처까지 치솟으며 외국인들의 부담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 이민서비스국이 주요 취업 비자와 유학생 ...

트럼프 “이민자 시민권도 박탈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귀화 시민권 박탈을 기존 대비 180배 늘리겠다는 강경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귀화 시민권자에 대한 대대적 박탈 ...

LA, 성매매 근절 총력전…감시카메라·차량 압수까지 동원

LA 당국이 감시카메라와 차량 압수까지 동원해 성매매 단속에 총력전을 선포했습니다. LA 당국이 길거리 매춘과 인신매매 근절을 위해 대대적인 단속을 강화하고 ...

트럼프의 그린란드 장악 위협에 영국이 병력 배치 검토

트럼프의 그린란드 군사 위협이 나토 내부 균열을 부르자, 영국이 동맹 붕괴를 막는 중재자 역할에 나섰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령 ...

[속보]트럼프, 이란 유혈 진압 속 군사 공격 검토

이란 반정부 시위 진압을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 옵션 검토와 이란의 선제공격 경고가 맞부딪히며 중동 전역이 긴장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

트럼프, 오바마케어 보조금 법안 거부권 위협

트럼프의 거부권 경고로 2천만 명 건강보험료 폭탄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바마케어 강화 보조금 3년 연장 ...

LA에서 트럭이 시위대로 돌진,이란 정권 규탄 시위 세계 곳곳으로 확산

이란에서 대규모 유혈 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 정권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는 시위가 세계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11일, 미국 워싱턴DC와 로스앤젤레스에서는 ...

“혹시 내가 암인가?”…40대 넘으면 급증한다는 ‘이것’, 전문가 말하는 위험 신호

대장내시경 검사 후 “용종이 있다”는 말을 들으면 암부터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 용종은 비교적 흔히 발견되는 소견 중 ...

경제 • IT

칼럼 • 오피니언

국제

한국

LIFESTYLE

K-NOW

K-NEWS

K-BI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