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국적은 어디일까. 글로벌 시대에 시대착오적인 질문이긴 하나, 자문하고 싶어진다. 한국 언론에서 ‘케데헌’을 자국산처럼 여기는 경향이 강하니까.
‘케데헌’은 영어 대사를 제외하면 모든 면에서 한국 색채가 짙다. 한국을 배경으로 K팝 그룹 헌트릭스가 화면의 무게중심을 잡는다. 한국의 전통 샤머니즘이 소재이기도 하다. 악령이 헌트릭스에 맞서기 위해 현실에 ‘파견’한 사자보이스는 저승사자 복장으로 공연한다. 노리개가 액세서리로 등장하고, 민화에서 영감을 얻은 모습의 호랑이와 까치가 나온다. 공동 연출한 메기 강 감독, 헌트릭스 멤버 목소리 연기를 한 아덴 조와 메이 홍, 유지영은 재외동포다. 한국 배우 안효섭과 이병헌이 목소리 연기를 함께 하기도 했다. ‘케데헌’의 세계적 인기에 한국 언론이 열광하는 이유일 듯하다.
‘케데헌’은 지난 12일 기준 넷플릭스 역사상 두 번째(1억8,460만 회)로 가장 많이 본 영어 영화가 됐다. 수록곡 ‘골든’은 지난 11일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에 올랐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리즈에는 못하나 오래 기억될 성취들이다.
누구나 알듯 ‘케데헌’은 ‘한국’ 애니메이션이 아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이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의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해도 프랑스의 것이 아니듯 말이다. ‘케데헌’이 맺은 열매 대부분은 넷플릭스와 미국 제작사 소니픽처스 애니메이션에 돌아간다.
한국 영화계는 ‘케데헌’의 성공을 복잡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우리가 할 것을 미국이 해냈다’는 아쉬움과 더불어 ‘K팝 소재라고 해서 과연 우리가 만들어 성공시킬 수 있었을까’라는 회의가 존재한다.
한국 영화계에서도 K팝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어 세계 시장에 내놓으려는 시도가 여러 번 있었다. 하지만 아직 눈에 띄는 결과물을 내지 못하고 있다. K팝을 앞세운 영화라면 유명 K팝 스타를 캐스팅해야 한다는 인식이 걸림돌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몸값 높은 K팝 스타를 기용하기는 쉽지 않다. K팝 기획사의 여러 요구조건을 맞춰주기도 어려운 일이다.
‘케데헌’이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한국 영화계의 회의감은 더 깊어진다. 애니메이션은 한국 대중문화에서 산업화가 가장 뒤처진 분야다. 한국이 자본과 기술력을 결합해 ‘캐데헌’ 같은 애니메이션을 만들기에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미국 애니메이션 ‘케데헌’의 성공에 낙심만 할 일은 아니다. ‘케데헌’은 심각한 불황에 시달리는 한국 영화계가 적극적으로 참조해야 할 성공 사례이니까. ‘케데헌’은 한국 영화계가 한국을 소재로 해외 자본이나 기술, 인력과 손잡고 세계 시장에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