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비자로 입국한 20세 대학생 억류
한국인이 비자 문제로 미국 이민당국에 또 억류됐다. 미국 성공회와 이민자 권리보호단체들은 이민당국이 적법 절차를 무시하고 합법적 체류 신분이 있는 사제 자녀를 부당하게 억류했다며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하고 나섰다.
성공회 뉴욕 교구와 뉴욕이민연대 등은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이민세관단속국(ICE) 연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ICE 요원들에 의해 체포된 김기리 신부의 딸 고연수(20)씨의 석방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마리사 시폰테스 성공회 뉴욕 교구 신부는 이날 회견에서 “망명 신청 심리나 영주권 심리 등을 위해 법원을 찾는 사람들이 한 번 들어가면 나오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모든 사람이 적법절차 원칙을 적용받을 자격이 있음에도 그런 권리가 박탈당한 채 구금돼 있다”라고 비판했다.
한인단체들에 따르면, 고씨는 지난달 31일 뉴욕 이민법원에 출석해 심리기일 연기를 허가받고 법정을 나서던 중 ICE 요원들에 의해 기습적으로 체포됐다. 종교비자(R-1) 청원이 3월 철회되면서 고씨의 체류 신분이 종료됐다는 게 ICE가 밝힌 이유다.
반면 고씨는 2023년 신분 연장을 승인받아 올해 연말까지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는 신분을 유지하고 있었음에도 이민 당국은 잘못된 법률 해석을 적용해 체류 신분이 종료됐다고 판단했다고주장했다.
유권해석만 놓고 영장 없이 체포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일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과 함께 플로리다주 오초피에 있는 데이드-콜리어 훈련 및 전환 시설에 새로 들어선 이민자 구금시설 ‘앨리게이터 앨커트래즈’를 둘러보고 있다. 오초피=AP뉴시스
ICE는 최근 단속을 늘리기 위해 이민법원 심리에 출석했다가 법정을 나서는 이민자들을 영장 없이 붙잡아 추방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엔 한국 방문 후 미국으로 돌아가던 미 영주권 소지자 김태흥(40)씨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당국에 억류됐다.
이처럼 영장도 없이 ICE 요원들이 이민자들을 체포하는 건 미 연방정부가 내린 유권해석 탓이다. 연방정부는 이민법원 청사가 공공장소이기 때문에 ICE 요원이 서류 미비 이민자를 체포하는 데 영장이 요구되지는 않는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에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법정에 출석한 이민자들을 붙잡아 추가 재판 진행을 막는 ICE의 이 같은 이민자 단속 방식이 적법 절차를 위배한 불법이라며 전날 뉴욕 남부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미국 사법부는 항소심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압적인 이민정책을 위헌으로 판단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제9연방순회항소법원은 전날 밤 공개한 판결문을 통해 연방정부가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무차별적 이민자 단속·체포를 진행하지 못하게 한 1심 법원의 임시 명령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28일 열린 항소심 심리에서 “체포·구금이 합리적 근거에 따라 이뤄졌다”며 이민당국의 단속 집행에 제동을 건 1심 법원의 금지 명령을 취소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11일 로스앤젤레스(LA) 연방법원의 마아미 E. 프림퐁 판사는 이민자 권리 옹호단체와 LA시·카운티 등 캘리포니아 남부 지방정부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위법적 단속을 막아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당국의 단속 전략이 헌법을 위반했다는 압도적인 증거가 있다며 임시 금지 명령을 내린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