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미국공장 인종·장애인 차별” 잇따라 피소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표지판. [로이터]

“흑인 구직자·이민자 차별 강제노동 혐의”등 줄소송

“민권·연방법 위반” 주장
1억3,000만달러 손배 청구1억3,000만달러 손배 청구
연방 고용평등위 신고도

현대자동차의 미국 현지 생산시설인 앨라배마 공장(HMMA)과 협력업체들이 인종차별과 장애인 차별, 강제노동, 이민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잇따라 소송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 6월 앨라배마 중부 연방지법에 제기된 소송 자료에 따르면 원고인 40대 흑인 남성 그레고리 켈리는 현대차 공장 및 부품 공급사, 다수 하청업체, 주·카운티·시 당국 등 총 450개 이상의 기관과 기업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며 “조직적인 차별과 인권 침해가 광범위하게 자행됐다”고 주장했다.

원고는 소장에서 HMMA와 협력업체들이 흑인 구직자와 이민자들을 상대로 고용을 제한하거나 고의적으로 불이익을 주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앨라배마 주의회가 2011년 제정한 이른바 ‘주홍글씨법’(HB-56/HB-658)이 흑인·이민자에 대한 ‘블랙리스트’ 운영의 근거로 활용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법이 “도덕성 결격과 도덕적 품행이라는 자의적 기준을 들어 고용과 계약을 거부하는 수단으로 악용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원고는 현대차와 협력사들이 H-1B, H-2A, TN 등 비자를 부당하게 취득해 불법 노동력을 확보했으며, 강제 및 아동 노동을 광범위하게 운영했다는 주장도 펼쳤다. 소장에는 실제로 미성년자와 유색인 구금자를 저임금으로 고용했다는 혐의가 포함돼 있다. 2022년 앨라배마 주법에서 형사 처벌의 일환으로 강제노동을 허용하는 조항이 삭제됐음에도 불구하고, 제도가 유지되며 인권 침해가 계속됐다는 것이다.

원고는 소송의 법적 근거로 민사 조직범죄 처벌법(RICO법), 인신매매 피해자 보호법(TVPA), 장애인 차별금지법(ADA), 고용차별 금지법(Title VII), 공정근로기준법(FLSA) 등을 적시했다. 특히 RICO법 위반 혐의에는 현대차 협력사들이 공급망 확보를 위해 앨라배마 현지 당국에 뇌물을 제공했다는 주장과 배출가스 조작 사건으로 사상 최대 벌금을 납부한 사실 등도 거론됐다.

그레고리 켈리는 자신이 연방 고용평등위원회(EEOC)에 차별 및 조직범죄 관련 민원을 제기한 이후 현대차가 보복에 나섰다며 “주요 엔지니어와 품질관리직에 수차례 지원했으나 5월15일을 마지막으로 반복적으로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원고는 소장에서 의료비, 정신적 고통, 수입 손실 등을 포함해 총 1억3,000만 달러 이상의 보상과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청구 항목에는 과거·미래의 고통과 정신적 피해, 노동 능력 상실, 가족 관계 상실, 삶의 즐거움 상실, 조직범죄 수익 박탈, 명목적·징벌적 손해배상 등이 포함됐다. 또한 연방 민권법(42 U.S.C. §1983 및 §1985(2))에 근거해 3배 손해배상(treble damages)을 요구하고 있다.

이 사건은 법적 쟁점이 워낙 복잡해 일부 청구는 이미 관할권 부족이나 절차상 사유로 기각됐다. 몽고메리 카운티 연방 순회법원은 HAMA와 협력사 등 47곳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재소 불가능하게 기각’(with prejudice)했고, 일부 협력사와 정부기관 등 48곳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재소 가능하게 기각’(without prejudice)했다. 다만, 본안 판단이 내려지지 않은 부분도 적지 않아 향후 추가 소송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와는 별도로 이달 8일에는 재스민 존스라는 장애인 여성 직원이 직무조정 요청을 무시당하고 결국 HAMA에서 해고돼 고용 차별과 보복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EEOC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 직원은 근무 중 의사의 진단에 따라 업무 제한과 휴직을 신청했으나 회사가 아무 결정도 내리지 않아 승인된 휴직을 사용했고, 이후 복직 기회 없이 해고당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동일한 직무의 동료들보다 낮은 임금을 받았고, 차별을 문제 삼자 괴롭힘과 폭행, 치료 중단 등의 보복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EEOC는 장애 차별 및 임금 차별 혐의를 인정해 피해자에게 90일 내 연방법원 또는 주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라고 통보했다.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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