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가정도 푸드뱅크 찾아…지원 중단에 구호단체들 비상
뉴욕의 비영리단체 ‘더 캠페인 어게인스트 헝거(The Campaign Against Hunger)’는 이미 매주 수천 가구에 식품을 제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130만 달러(약 17억 원) 이상의 보조금을 삭감하면서 타격이 더 커졌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그로 인한 경제 불안에서 벗어난 뒤에도 뉴욕 지역의 식량 지원 수요는 오히려 늘었다.
이전과 달리 실직자뿐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까지 신선한 채소와 육류를 얻기 위해 푸드뱅크에 줄을 서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전통적으로 푸드뱅크는 실업률이 높을 때 수요가 급증하지만, 현재 미국은 비교적 견고한 고용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식량 위기에 직면해 있다.
미 농무부(USDA) 최신 연구에 따르면, 2023년 미국 내 식량 불안정(음식이 부족한 상황)을 겪는 가구는 2022년보다 100만 가구가 늘었다.
2023년 전체의 13.5%인 1,800만 가구가 식량 불안정을 경험했으며, 이는 2021년(10.2%)과 비교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임금 정체·생계비 상승에 ‘워킹 푸어’도 줄이어
임금은 정체된 반면, 식료품과 생활비가 급등하면서 임금 노동자들까지 전국적으로 푸드뱅크를 찾고 있다.
그러나 연방정부는 수백만 명에게 건강하고 신선한 식품을 공급하는 데 쓰이던 지원금마저 삭감하고 있다.
최근 공화당이 예산안 논의에서 푸드스탬프(SNAP, 식품 지원 프로그램) 예산 삭감을 추진하면서, 구호단체들은 위기가 더 심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더 캠페인 어게인스트 헝거의 멜로니 새뮤얼스 대표는 “이미 힘든 상황이었지만, 이제는 결코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위기로 내몰렸다”며 “이런 대규모 지원 삭감이 계속된다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연방 지원 삭감, 신선식품 공급 중단…식량난 가속화
연방정부의 지원 삭감은 3월부터 본격화됐다. 미 농무부는 5억 달러 상당의 식품 공급을 중단했고, 지역 생산자 지원을 위한 기아 구호 프로그램에서도 10억 달러를 추가로 삭감했다.
국토안보부도 이민자 지원을 위한 연방재난관리청(FEMA) 보조금을 철회해, 비영리단체와 지방정부가 신규 이민자에게 식량을 제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더 캠페인 어게인스트 헝거는 원래 한 달에 두 번 제공하던 식품 배급을 한 번으로 줄였다.
이에 따라 신선한 채소와 고기 등 영양가 높은 식품을 얻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은 선택의 폭이 크게 줄어들었다.
식량 불안정, 어린이·저소득층·소수계에 더 심각
2023년 기준, 어린이가 있는 가구의 17.9%, 한부모 가구의 34.7%(모), 22.6%(부), 흑인 가구의 23.3%, 히스패닉 가구의 21.9%가 식량 불안정을 겪었다.
빈곤선 이하 가구에서는 이 비율이 38.7%까지 치솟았다. 대도시(15.9%)와 농촌(15.4%)에서 특히 심각하다.
미 농무부는 “식품 지원 프로그램 확대와 안전망 강화가 시급하다”며, 푸드스탬프 등 식품 지원 예산 삭감이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현장 목소리
브루클린 주민 킴 데니스(65)는 “정부 보조금만으로는 부족해 푸드뱅크를 정기적으로 이용한다”며, “이곳에서 감자, 돼지고기 등 다른 곳에서 구하기 힘든 신선식품을 얻는다”고 말했다.
미국의 식량 위기는 단순한 실업 문제가 아니라, 임금 정체와 물가 상승, 그리고 연방정부의 지원 삭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푸드뱅크와 구호단체들은 “이대로라면 더 많은 이들이 굶주림에 내몰릴 것”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