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정치 풍향계… 2026 중간선거 전망] 트럼프 2기 중간평가의 시간… 민심은 어디로

트럼프 2기의 성적표를 매기는 새해 2026년 중간선거에서 민심의 향배가 연방의회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연방하원의장. [로이터]

대통령의 임기 중반에 치러지는 미국의 중간선거는 연방하원(435석) 전원과 상원(100석)의 약 3분의 1을 선출한다. 현재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중간선거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의 중간평가를 통해 민주당이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026년 중간선거의 핵심 변수는 ‘정권 심판’이라는 전통적 프레임 위에, 트럼프 2기의 체감 경기·물가 정치에 대한 민심이 얼마나 강하게 표출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여론 흐름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경제 지지율이 약화되며 공화당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방향을 보여준다. 최근 여론조사 등 민심의 방향은 불안했고, 트럼프 본인도 중간선거를 낙관하지 못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다만 이 흐름이 자동으로 민주당의 ‘낙승’으로 연결되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트럼프 직무수행에 대한 전반적 불만이 크더라도, 정당 선택(의회 다수당 선호)은 박빙으로 굳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기 때문이다.

■ 중간선거 선호도 민주당 반등

지난해 11월 여론조사 기관 ‘마리스트폴’은 NPR, PBS 뉴스와 공동으로, 전국 등록유권자 1,291명을 포함한 성인 1,443명을 대상으로 중간선거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지금 선거가 치러진다면 어느 정당 후보를 지지하겠는가?’라는 질문에 등록유권자 중 55%가 민주당 후보, 41%는 공화당 후보를 선택해, 민주당이 14%포인트 앞섰다. 나머지 3%는 그 외 후보, 1%는 아직 정하지 못하겠다고 답했다. 무당층만 고려할 경우 민주당이 61%, 공화당 28%로, 33%포인트 우세를 보였다.

이는 상당히 의미 있는 수치로 여겨졌다. 보고서는 정당을 기준으로 한 후보 선택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뚜렷한 우위를 보인 것은 3년 이상 됐다고 밝히면서, 지난 2024년 11월 조사에서는 48%대 48%로 완전 동률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당이 근래 의미 있는 우위를 가졌던 때는 2022년 6월로 당시 7%포인트 앞섰다고 덧붙였다.

■ 트럼프 지지도 최저

지난해 12월에는 행정부에 대한 경제 정책 지지도가 집권 1·2기를 통틀어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PBS 방송과 NPR, 여론조사기관 마리스트가 12월 8일부터 11일까지 성인 1,440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17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7%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운영 방식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운영을 잘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36%였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1·2기 전체를 통틀어 가장 낮은 수치였다.

응답자 10명 중 7명(70%)은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생활비가 감당하기 매우 어렵거나 전혀 감당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는 마리스트가 해당 질문을 시작한 2011년 이후 최고치다. 반면 생활비가 감당할만하거나 매우 감당할만하다고 답한 사람은 30%로, 이전 조사의 55%에서 크게 하락했다.

앞서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지난해 11월3일부터 25일까지 전국 성인 1,321명을 상대로 조사해 2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률은 36%로 10월보다 5%포인트 낮아졌다. 부정률은 6%p 오른 60%로 나타났다. 취임(1월20일) 후 다음달(2월) 조사에서 47%였던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40%대에서 횡보하다가 7월에 37%까지 하락했으며, 이후 반등했으나 이 조사에서 취임 후 최저치로 내려왔다.

또한 로이터 통신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해 11월14일부터 17일까지 전국 성인 1,0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8%로 이달 초 조사 대비 2%p 하락, 집권 2기 들어 최저치로 나타났다. 갤럽과 입소스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집권 1기 말 기록했던 최저치(갤럽 34%, 입소스 33%)에 가까워졌다.

■ 트럼프 대통령의 자체 평가

트럼프 대통령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지난달 인터뷰에서 “나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사람들이 이 모든 것을 이해하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상 어느 나라보다도 더 많은 돈이 미국에 투자되고 있다.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나는 국경을 닫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세 정책 등으로) 우리나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 모든 돈이 지금 자동차 공장, 인공지능(AI) 등 많은 것들을 짓고 있다”면서도 “그것이 유권자에게 어떻게 연결될지는 말하기 어렵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내 일을 하는 것뿐”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행정부의 경제적 성과를 자평하고 관세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도 역대 선례를 볼 때 자신이 중간선거에서 승리를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현실’은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던 사람들조차도” 중간선거에서 졌다면서 “우리는 이겨야 한다. 하지만 알다시피 통계적으로는 이기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중간선거에서 소속 정당의 하원 의석을 늘린 대통령은 1998년 빌 클린턴, 2002년 조지 W. 부시 등 2명에 불과하다고 WSJ은 짚었다.

■ 풍향계 선거들

트럼프 대통령의 첫해 국정운영에 대한 민심의 평가를 가늠할 풍향계로 주목받았던 버지니아, 뉴저지 주지사 선거와 뉴욕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모두 승리했다. 지난해 11월에 있었던 버지니아 주지사의 경우 현직이 공화당 소속이어서 민주당으로선 지사 자리를 탈환하게 됐다. 뉴욕에서는 진보 아이콘인 조란 맘다니 뉴욕주 의원이 무슬림으로서는 처음으로 시장에 당선됐다.

게다가 12월에는 마이애에서 30년 만에 처음으로 민주당 출신 시장이 당선됐다. 트럼프의 ‘텃밭’인 플로리다주 중심에 위치해 남미계가 다수인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것이다. 민주당은 같은 날 치러진 조지아주 주하원 보궐선거(12지구)에서도 승리를 거뒀는데, 해당 지역구는 지난 2024년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당시 후보를 12%포인트 차로 승리했던 곳이다.

공화당은 승리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12월에 공화당 ‘텃밭’인 테네시주에서 치러진 연방하원 보궐선거(7지구)에서 공화당 후보가 8.9% 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같은 지역에서 공화당은 지난 2024년 11월 하원의원 선거때 약 22% 포인트 차이로 압승했지만, 이번에 격차가 크게 좁혀진 상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심상치 않은 민심을 느끼고 있다.

■ ’게리멘더링’ 전쟁

중간선거를 둘러싼 경쟁은 지도 위에서 이미 시작됐다. 통상 선거구 조정은 10년마다 하는 인구조사 주기에 맞춰 하지만,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례적으로 치열한 ‘게리맨더링(gerrymandering·특정 정당 및 후보를 유리하게 하는 인위적 선거구 조정) 전쟁’이 주별로 펼쳐져 왔다. 이는 특정 후보나 이슈를 넘어, 선거 결과가 만들어지는 구조 자체를 둘러싼 싸움이다.

특징은 한쪽의 지도 수정 시도에 다른 쪽이 즉각 맞대응하는 보복적 재획정 흐름이다. 공화당이 유리한 주에서 지도를 고수하면 민주당은 다른 주에서 반격을 모색하고, 이 과정에서 선거구는 점점 더 정치적 계산의 산물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텍사스, 미주리,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대로 선거구를 공화당에 유리하게 조정했다.

민주당도 맞대응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새 선거구 획정안을 채택했고, 버지니아와 메릴랜드 등에서도 선거구 조정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개리멘더링에 대한 소송들도 진행 중이며, 공화당 강세 지역인 인디애나에서는 선거구 조정안이 부결되는 ‘작은 반란’이 일어나는 등 아직 어느 쪽이 우위를 잡았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 판세는 아직 유동적

판세는 이 외에도 다수 요인에 의해 갈릴 가능성이 높다. 물가·주거·의료비 등 생활비 이슈가 어느 정도로 ‘투표 동기’가 될지, 민주당이 이민·경제·치안 등 쟁점별 대안을 제시해 정당 신뢰도를 어디까지 높일지, 공화당이 트럼프와의 정치적 일체감을 끝까지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경합지구 유권자의 현실적 요구에 맞춰 조정할 것인지 등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주로 나오는 의견이다.

유권자들이 ‘견제는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대통령 개인에 대한 호불호와 별개로 여당 후보에게 불리한 선택을 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과거 여러 중간선거에서 반복돼 온 패턴이다. 백악관은 경제 지표 개선, 고용 수치, 금융시장 안정 등을 강조하며 반전을 시도하고 있지만, 고금리 환경과 생활비 압박을 겪는 중산층과 교외 유권자들에게 이러한 메시지가 충분히 전달되고 있는지는 불투명하다.

다만, 민주당이 반드시 우위를 잡는다는 결론은 이르다. 주요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공통된 특징은 트럼프의 직무 수행 평가가 부정적으로 나타나더라도, ‘의회를 어느 당이 장악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라는 질문에서는 민주·공화 양당이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한다는 점이다. 이는 트럼프 개인에 대한 거부감이 곧바로 민주당 지지로 전환되지 않고, 중간에 ‘정당 브랜드 신뢰’라는 장벽에 부딪히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교외 지역과 무당층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트럼프를 견제해야 한다’는 인식과 ‘민주당이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불신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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