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핵무기 실험 재개 명령 사실을 알렸다. 33년간 이어진 핵실험 금지 기조를 철회하겠다는 선언이다. 전 세계 핵탄두 보유 수가 증가 추세인 터라 더 위험해 보이는 발언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가 6월 발표한 추정치에 따르면 전 세계에 1만2,200여 개 핵탄두가 있는데 그중 러시아가 5,459개로 가장 많고 미국 5,177개, 중국 600개, 북한은 50개 수준이다.
□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 ‘하우스 오브 다이너마이트’는 발사 주체를 알 수 없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미국 시카고를 향해 돌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백악관과 펜타곤의 혼란을 다큐멘터리처럼 실감 나게 그린다. 실제로 미 국방부가 미사일 발사 위치를 추적하지 못할 가능성은 낮다고 하지만 영화는 ‘만약’에 기반해 상상을 펼친다. 미사일이 시카고에 도달하기까지 20분도 남지 않은 시간, 어디서 온 미사일인지 모른다면, 요격마저 실패한다면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인가.
□ 영화 속 대통령은 ‘다이너마이트로 가득 찬 집’에서 살고 있는 미국 현실을 자조한다. 우리는 그런 집을 무려 셋이나 이웃에 두고 있다. 핵탄두 초밀집 지역이다. ‘만약에’라는 가정 아래 영화 속 미국을 한국으로 바꾼다면 20분은 2분 이내로 바꿔야 한다. 2시간짜리 영화는 쇼츠 영상으로 바꿔야겠고. 우리에겐 영화 속 미국 정부처럼 우왕좌왕하고 고민하며 괴로워할 시간조차 없을 테니 차라리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 5일 개봉한 미국 영화 ‘부고니아’는 한국영화 ‘지구를 지켜라!’를 리메이크했다. 원작의 디스토피아적 결말이 여전히 유의미하다는 판단에 22년 전 영화를 다시 만들었을 것이다. 황당무계한 엔딩의 은유적 경고는 이제 꽤 현실적으로 보인다. 기후 변화는 가속도를 내고 있고, 전쟁은 끊이지 않으며, 핵탄두는 늘고 있다. 올 초 미국 핵과학자회는 1947년 산출하기 시작한 ‘지구 종말 시계’의 초침을 자정 89초 전으로 조정했다. 78년 전엔 7분 전이었다. 미국이 핵 실험을 재개하겠다고 하니 내년에 발표될 초침은 자정에 얼마나 더 가까워질까.
고경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