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도, 쇄신도 없는 국힘에 철퇴… 영남 빼고 울산·강원·충청도 돌아섰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인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4동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영남권 제외 전국에서 큰 패배
부산·경남 ‘간신히’… 대구·경북 ‘체면치레’
“윤석열 절연 못하고… 친윤, 총체적 무능”

불법 계엄과 탄핵의 바다를 제대로 건너지 못한 보수 진영을 향한 민심의 회초리는 매서웠다.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 등 전통적인 영남 텃밭을 제외하고 국민의힘은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지난 대선 윤석열 전 대통령을 밀어줬던 강원과 울산마저 등을 돌렸고, 충청도 싸늘하게 돌아섰다. 일찌감치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못하고, 반성도 쇄신도 없이 버틴 국민의힘이 자초한 심판이었다.

4일 0시 기준 개표가 48.16% 진행된 가운데, 국민의힘은 ‘영남당’으로 확연히 쪼그라든 모습이다. 김문수 후보는 전통적인 텃밭인 영남 지역을 제외하면 각 시도에서 모조리 패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후보가 앞선 곳은 부산과 경남, 대구와 경북에 그쳤다. 강세 지역이었던 울산과 강원에서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접전을 펼치고 있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사전투표함이 개표 후반부에 개봉이 되기 때문에, 개표가 진행될 수록 득표율 차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영남 내부의 민심 자체도 출렁이는 분위기다. 특히 PK 민심이 크게 흔들렸다. 당장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힘이 20.1%포인트 득표율 격차로 앞섰던 부산은 이번엔 그 격차가 확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후보 39.87%, 김 후보 52.35%로 나타났는데, 개표가 진행되면서 격차는 점점 좁혀지고 있다. 방송 3사의 출구조사에선 이재명 후보 42.7%, 김 후보 49.0%를 얻을 것으로 조사됐는데, 김 후보는 과반에도 미치지 못한 셈이다. 부산은 지난 총선에서도 18석 중 17석을 국민의힘에 몰아줄 정도로 보수 지지세가 강했던 곳이다. 그만큼 지지층 이탈이 극심했던 셈이다. 지난 대선 20.86%포인트 차이로 앞섰던 경남 역시 두 후보(이재명 40.59%, 김문수 51.86%)의 격차가 11.27%포인트에 그치고 있다.

보수세가 강했던 울산 또한 접전 양상이다. 이재명 후보 43.11%, 김 후보 47.98%로 4.87%포인트 차이다. 출구조사에선 이재명 후보가 46.5%로 김 후보(44.3%)를 2.2%포인트 앞섰다. 지난 대선에선 윤 전 대통령이 13.62%포인트 차이로 이겼지만, 이번엔 민심이 뒤집어 진 것이다. 강원도 마찬가지다. 국민의힘 강세 지역이지만 이재명 후보가 44.28%, 김 후보가 47.91%로 접전 양상이다. 지난 대선 두 자릿수 차이(12.46%포인트)로 국민의힘이 앞섰던 곳이다.

김 후보는 믿었던 대구·경북에선 겨우 체면치레만 했다. 대구에선 70% 득표율을 달성했지만, 경북에선 못 미쳤다. 김 후보는 대구 72.2%, 경북 66.61% 득표율을 기록 중이다. 이재명 후보는 각각 19.76%, 26.65%로 집계됐다. 대구·경북에 공을 들여온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7.24%, 5.88%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대선 윤 전 대통령이 대구 75.2%, 경북 72.6%를 얻었다는 점에 비춰볼 때 보수 지지층이 일부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역대 대선 승부처였던 수도권·충청 지역에서도 두 자릿수 차 큰 패배가 예측됐다. 수도권엔 이번 대선 유권자의 절반이 넘는 2,261만여 명이 포진하고 있어, 승부를 판가름할 가장 중요한 지역이다. 서울(이재명 48.32%, 김문수 41.4%)·인천(이재명 51.06%, 김문수 40.2%)·경기(이재명 49.99%, 김문수 40.97%) 등에서 차이가 확연하다.서울의 경우 지난 대선 윤 전 대통령이 4.83%포인트 앞섰지만, 출구조사에선 이재명 후보가 9.2%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전 박빙 열세였던 인천과 경기는 10~20%포인트 격차까지 날 것으로 예측됐다. 김 후보는 충청권에서도 대전 11.93%포인트, 충남 3.13%포인트, 충북 5.05%포인트 차이로 이재명 후보에게 뒤지고 있다.

보수 내부에선 뒤늦은 한탄이 쏟아졌다. 중립 성향의 한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 스스로 윤 전 대통령과 결별하지 못하고 선거 내내 끌려다닌 것 아니냐”며 “근본적인 쇄신 없이 정치공학적 단일화만 모색했던 친윤들의 총체적 무능과 이기심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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