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신차에 환호성, 벤츠·BMW는 中러브콜…달라진 中자동차 위상

23일 상하이모터쇼 BYD 발표장에 몰린 각국 취재진과 관람객 [촬영 정성조]

글로벌업체, 상하이서 ‘中맞춤형 신차’ 발표…”현대차는 中전기차시장서 배우는자”

中 시장 주도 BYD는 ‘중국적인 것’ 강조…CATL, 소듐이온 배터리 발표로 이목

상하이-폭스바겐(중국-독일 합자 자동차기업), 딥루트 AI(중국 AI기업), 팡청바오(중국 BYD 산하 고급차 브랜드), 뷰익(미국 GM 산하 프리미엄차 브랜드), 레인지로버(영국 고급 SUV 브랜드), 아이토(중국 자동차 브랜드)….

지난 21일 오후 중국 상하이 훙차오국제공항.

베이징발 비행기에서 내린 기자가 수하물 찾는 곳까지 15분가량 걸으며 마주친 세계 각국의 자동차업체 광고판은 눈에 띈 것만 10개 정도였다.

제21회 상하이모터쇼를 앞둔 상하이는 공항부터 도로, 길거리까지 온 시내가 자동차 홍보 경연장이 된 듯했다.

글로벌 업체들의 경쟁은 23일 모터쇼 개막과 함께 더욱 치열하게 전개됐다. 세계 곳곳의 자동차 시장이 주춤하는 가운데도 성장 중인 중국 시장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와 일본 도요타가 중국의 도로 환경과 운전자에 맞춤형인 전기차를 각각 발표했고, BMW는 올해 말부터 중국 판매용 차량에 ‘중국산 AI’ 모델인 딥시크(DeepSeek)를 탑재하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중국 시장에서 고전해온 현대자동차(베이징현대)는 상하이모터쇼 개막 전날 별도 홍보 행사를 열고 사상 첫 중국 전용 전기차 ‘일렉시오’를 발표했다. 또 오는 2027년까지 중국 소비자들을 위한 신에너지차 라인업 6종을 구축하겠다고도 밝혔다.

오익균 현대차 중국권역본부장(부사장) 겸 베이징현대 총경리는 현대차를 중국 전기차 시장의 ‘도전자’, ‘배우는 자’로 규정하면서까지 중국 매체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구애에 나서기도 했다.

중국 시장 주도권을 잡은 중국 업체들은 소비자들에게 세계 기업들에 맞서 ‘중국적인 것’을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1위 전기차 업체로 떠오른 비야디(BYD)는 23일 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다이너스티-D'(왕조 시리즈)와 ‘오션-S'(해양 시리즈) 콘셉트카, 수중 긴급 부양 기능을 갖춘 수억원대 고급 SUV 모델 ‘양왕 U8L’을 발표했다. 중국 전통 문양과 색감 등이 강조된 디자인이었다.

중국 자동차업계를 선도하는 BYD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듯 부스는 각국 취재진과 BYD가 초청한 인플루언서 등 수백명으로 북적였다. 관람객이 밀집하면서 땀이 줄줄 흐를 정도로 열기가 느껴지기도 했다.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왕촨푸 BYD 총수가 신차를 감싼 베일을 걷을 때는 중국 관람객들은 큰 소리로 환호하며 손뼉을 쳤다. 일순간 주변 전시장의 이목도 BYD 신차에 쏠렸다.

BYD 왕조 시리즈 부문 루톈 사장은 진(秦)·한(漢)·당(唐)·송(宋)·원(元)·하(夏) 등 6대 차종이 1분기 중국 내에서 46만대 팔려 61%의 성장세를 보였다며 “왕조란 국가의 기풍을 의미한다. 우리는 중국 문화와 중국 기술로 중국 차를 만들고 세계급 제품을 키운다”며 “5분 급속 충전을 통한 400㎞ 주행 등 (BYD의) 기술은 이제 20만위안(약 4천만원)급 순수 전기차가 갖춰야 할 기술 표준이 됐다”고 자평했다.

세계 1위 배터리업체 닝더스다이(CATL)는 22일 자체 ‘테크데이’ 행사를 통해 올해 말부터 비용 효율성과 안정성과 크게 끌어올린 나트륨이온(소듐이온) 배터리를 양산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2세대 나트륨 이온 배터리 ‘낙스트라'(Naxtra)의 상용화 준비가 완료돼 하반기 중으로 양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에너지밀도가 1㎏당 175와트시(Wh)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비슷한 수준으로 주행가능 거리가 약 500㎞이며, 영하 40도에서도 충전량의 90% 이상을 유지하는 등 전력 저하가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고 CATL은 설명했다.

이미 세계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는 CATL이 ‘게임 체인저’를 꺼내 들며 우위를 굳히려는 포석을 둔 것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CATL은 이날은 ‘초콜릿 배터리 교체’ 신기술을 공개했다. 부품업체인 CATL이 중국제1자동차(FAW)·창안자동차·베이징자동차·체리자동차·광저우자동차 등 중국 5대 자동차기업 대표들을 모두 무대에 오르게 한 뒤 그 중심에서 신기술을 발표하는 장면은 CATL의 위상을 보여준 것이기도 했다.

큰 헬기와 배터리 모형으로 대형 전시장을 꾸민 CATL은 이들 자동차업체를 ‘CATL 대가족’이라 칭하면서 새 기술을 10개 차종에 우선 적용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중국 체리자동차 부스에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중국 체리자동차 부스에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촬영 정성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 업체들은 물론 자동차 전문가나 소비자들까지 이제 중국 자동차가 글로벌 브랜드들에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가진 것으로 보였다.

22일 베이징현대의 신차를 살펴본 중국 자동차 매체 관계자들은 기자에게 디자인이나 배터리 성능 등이 중국 차와 큰 차이가 없는 만큼 ‘낮은 가격’이 맞춰져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번 모터쇼에선 중국에서 최근 전략 산업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로봇과 차세대 자동차의 모습도 여러 부스에서 관찰됐다.

체리자동차는 전시장에 헬기 같은 회전 날개를 설치한 자동차와 여성형 휴머노이드 로봇을 나란히 배치했고, 관람객의 손짓에 반응하며 ‘재롱’을 떠는 로봇 개들도 함께 선보였다. 중국 선저자동차도 신형 승합차 앞에 휴머노이드를 배치해 관람객들과 상호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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