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라고 여겼는데 ‘파킨슨병’… 떨림 증세 있다면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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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약 50% 환자 늘어

흔한 증상 초기 진단 어려워

약물 내성 시 뇌심부 자극술

환자 물리치료 병행도 필요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치매·뇌졸중과 함께 환자가 급증하는 질환이 파킨슨병이다. 10년 사이 환자 수가 1.5배 늘었고, 고령화 속도에 발맞춰 향후 환자 수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파킨슨병은 퇴행성 뇌 질환으로, 소실된 뇌세포를 다시 되돌리는 건 어렵기 때문에 운동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증상의 진행속도를 늦추는 게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이 병을 처음 보고한 영국 의사 제임스 파킨슨의 이름을 땄으며, 그의 생일인 4월11일은 ‘세계 파킨슨병의 날’의 날로 정해졌다.

한국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파킨슨병 환자 수는 2014년 8만4,333명에서 2023년 12만5,526명으로 약 10년 동안 49%안팎 증가했다. 그중 65세 이상 노인 환자는 11만6,723명(2023년 기준)이다. 100명 중 93명은 고령자란 뜻이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과 박정훈 센터장은 “한국사회가 초고령사회로 진입했기 때문에 환자 수는 더욱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국가로, 2000년 고령화사회(65세 이상 고령자 비율 7% 이상)에 진입한 뒤 약 24년 만인 지난해 초고령사회(고령자 비율 20% 이상)에 들어섰다. 지금까지 가장 빨랐던 일본(35년)보다 11년이 앞선다.

파킨슨병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도파민 신경세포 감소로 운동장애가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이다. 명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진 바 없다. 유전·환경적 요인이 복합 작용해 발병할 것으로 추정하는 정도다.

초기 증상은 건망증과 수면 장애, 배뇨 장애다. 노인이 흔히 겪는 증상이다 보니 파킨슨병 여부를 간과하기 쉽다. 대표적인 증상은 움직임이 느려지는 서동 현상과 근육이 뻣뻣해지는 경직이다. 걸을 때 한쪽 다리를 끌거나 보폭이 짧아져 종종걸음을 걷게 되기도 한다. 가만히 있을 때 손·발의 떨림 증상이 심하다가, 움직이면 떨림 증상이 완화되거나 사라지는 특징도 있다. 이 외에 우울과 불안, 인지기능 저하, 기립성 저혈압, 변비 등도 발생할 수 있다. 경희대병원 신경과 유달라 교수는 “대부분 여러 증세가 복합적으로,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생각하기 쉽다”며 “의심 증상이 계속되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파킨슨병 치료는 증상이 악화하는 속도를 늦추는 데 중점을 둔다. 소실된 뇌세포를 다시 회복시킬 방법이 없어서다. 유 교수는 “운동으로 증상의 진행속도를 완화하거나 약물·수술로 불편함을 누그러트리는 것이 치료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약물치료에는 몸 안에서 도파민으로 바뀌는 특정물질(레보도파)과 도파민과 유사한 효과를 갖는 효현제, 도파민 분해 억제제, 도파민 분비 촉진제 등이 쓰인다. 도파민 신경세포 감소에 따른 증상 완화를 위해서다. 그러나 약물 치료 효과가 계속되는 건 아니다. ‘허니문 시기’라 불리는 5~7년의 기간이 지나면 약효가 유지되는 시간이 점점 짧아지고, 자신도 모르게 몸이 움직여지는 이상운동증이 나타난다.

이때 고려되는 방법이 뇌심부자극술(DBS)이다. 뇌심부자극술은 뇌의 특정 부위에 전극을 삽입한 뒤 이를 통해 전기적 자극을 보내 신경 기능을 조절하는 방법이다. 파킨슨병을 증상에 따라 총 5단계로 분류한 ‘호앤야 척도’ 기준으로 중기 단계인 3단계 이전에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중기의 특성은 의자에서 일어서거나 몸을 돌리는 동작을 할 때 불안정한 경우, 바로서기 반사가 손상된 경우 등이 해당한다. 바로서기 반사는 몸이 정상적인 수직 자세에서 벗어났을 때 이를 바로잡으려는 행동을 말한다.

물리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필요하다. 파킨슨병 환자는 관절 수축으로 팔다리가 굳거나 꼬일 수 있고, 약물 치료 과정에서 근육통, 허리 통증이 생길 수 있어서다. 물리치료를 통해 굳은 관절과 근육을 풀고 자세 교정, 보행 훈련, 호흡 훈련 등을 하는 것도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약물만 복용하고 운동을 하지 않으면 근육량이 감소해 근력이 저하되고 운동기능이 떨어져 증상이 빠르게 악화하기 쉽다.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도 여럿이다. 한 동작을 10~15초 동안 유지하는 스트레칭과 걷기, 조깅,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은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이마 찌푸리기, 볼 부풀리기 등 얼굴 근육 운동도 꾸준히 하면 안면 근육 마비를 막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약물 내성이나 이상운동증이 온 환자는 육류와 생선 등 단백질이 포함된 음식은 약물복용과 간격을 두고 먹는 게 좋다. 약물 흡수를 방해할 수 있어서다. 다만 단백질 섭취를 제한하면 오히려 근육이 손실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장일 신경외과 교수는 “파킨슨병은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질환”이라며 “진단을 받으면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센터장은 “대사증후군이 있는 경우 발병률이 2배 이상 높아지기 때문에 평소에 당뇨병과 고혈압 등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미주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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