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만 먹으면 오히려 대장암 증가?…잘못 알면 ‘독’ 되는 암 예방 수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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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폐암·유방암·위암 순으로 발병률 높아

“초기 증상 없는 암, 건강 점검표 만들어 보세요”

한국 암 환자는 약 259만 명(2023년 1월 기준)에 달한다. 국민 20명당 1명이 암 환자란 뜻이다. 65세 이상에선 7명당 1명이 암을 앓고 있다. 암은 전 세계적으로도 발병 증가 추세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2050년 신규 암 발병이 3,500만 건 이상 될 것으로 전망했다. 2022년(약 2,000만 건)보다 77% 급증한 수치로, 흡연과 음주, 비만, 대기오염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WHO가 정한‘암 예방의 날’(3월 21일)을 맞아 암 예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폐암이다. 2022년 기준 신규 암 발병 건수의 12.4%를 차지했다. 이어 유방암(11.6%), 대장암(9.6%), 전립선암(7.3%), 위암(4.9%)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도 엇비슷하다. 발생률이 가장 높은 5대 암(2021년 기준·갑상선암 제외)은 대장암과 폐암, 유방암, 위암, 전립선암 순이다.

이들 암의 공통점은 초기 증상이 없거나, 있더라도 경미하다는 점이다. 진단이 늦어지면서 치료를 위한 ‘골든타임’을 놓칠 가능성이 높다.

대장암은 소화 기능의 마지막을 담당하는 대장의 가장 안쪽 벽인 점막층에서 작은 선종 형태로 발생, 이후 점점 커지면서 나중에는 암으로 진행된다. 대장 안쪽의 네 개 층은 가장 바깥쪽인 점막층부터 점막하층, 근층, 장막층으로 구분되는데, 대장암이 점막층·점막하층까지만 자란 상태를 조기 대장암이라 한다. 조기 대장암은 대부분 별다른 증상이 없다.

감각신경이 없는 폐도 마찬가지다. 폐 내부가 많이 손상돼도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폐암 4기가 되더라도 증상이 없을 수 있다. 위암은 종양 크기가 커지면서 소화불량, 복통, 속 쓰림, 복부 불편감 등이 나타날 수 있으나. 위염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과 증상이 비슷해 구분하기 어렵다.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서준교 교수는 “전립선암도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암의 진행으로 전립선이 커지면서 배뇨장애를 앓게 된다”고 말했다.

조기에 발견하기 어려운 만큼 예방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신현영 교수는 “암은 개인의 건강 생활 실천으로 예방 가능한 질환”이라며 “건강 점검표를 작성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지면서, 소통이 잘되는 건강 주치의에게 지속적으로 점검을 받는 것이 주요 암 예방 수칙”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송하는 건강 검진표를 활용하면 수월하게 점검표를 작성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공단의 건강 검진표 결과통보서에 나온 추가 검사나 추적 관찰이 필요한 항목과 주기를 건강 점검표에 옮겨 적고,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도 주기적으로 기록하며 건강 변화를 추적·관리하는 식이다.

국가암검진사업의 암 종류별 검진 연령 및 주기도 숙지해 두는 게 좋다. 대장암은 5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1년 주기로 진행하고, 유방암과 위암은 각각 40세 이상 여성과 성인에게 2년마다 시행한다. 폐암은 54~74세, 간암은 40세 이상 성인 중 고위험군이 대상이다. 검진주기는 폐암은 2년, 간암은 6개월이다. 신 교수는 “건강 주치의를 찾는 것도 필요하다”며 “암 건강 클리닉을 제공하는 병원에서 소통이 잘되는 의사를 선택한 뒤 지속적으로 점검을 받는 게 암 조기 발견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유전자 검사를 통해 암 발생 위험도를 예측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균형 있는 식사와 운동도 뒤따라야 하며, 극단적인 식단은 오히려 위험하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홍승욱 교수는 “대장암 발생과 관련 있는 돼지고기, 소고기 등 붉은 육류 섭취를 극도로 제한하는 이들이 있으나, 붉은 육류를 먹지 않고 식이섬유나 채소만 섭취할 경우 오히려 대장암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선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식습관을 가져야 한다. 동물성 지방이나 오메가-6 지방 대신 오메가-3 지방을 섭취하는 게 좋다. 단 음식을 과다 섭취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당 흡수가 증가할수록 당을 산화시키기 위해 인슐린이 더 많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인슐린이 많이 분비되면 에스트로겐 수용체와 상호작용이 활발해져 유방암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한국일보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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