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위험’ 모야모야(もやもや) 피어난 미세혈관 치료···“소아환자에게도 뇌동맥 직접 이어야”

모야모야병 환자 6년간 47% 급증

비정상적 미세혈관이 뇌졸중 야기

동맥 직접 연결하면 일석이조 효과

“재수술이 어려워 사실상 일생에 한 번밖에 수술 기회가 없는 거예요. 환자의 먼 미래까지 고려하면 건강한 혈관을 뇌에 직접 이어주는 방법(직접문합술)이 더 좋다고 봐요.”

뇌졸중을 부르는 희소질환인 모야모야병 치료를 위해 어린이 환자의 경우 보통 간접문합술을 시행한다. 혈관 협착·폐색이 발생한 뇌 표면과 주변 조직이 맞닿게 해 해당 조직에서 얇은 혈관이 자라나 뇌에 혈액을 공급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수술 후 6개월~1년 안팎 지나면 새로운 혈관이 생겨 혈류 흐름이 개선된다.

그러나 경희대병원 유지욱 신경외과 교수는 지난달 28일 “간접문합술로 생긴 잔가지 같은 신생 혈관보단, 상대적으로 두꺼운 동맥을 직접 이어주는 것이 혈류 흐름 개선에 더욱 효과적”이라며 “혈관 지름이 얇아서 간접문합술을 주로 시행한다지만, 10~12세만 돼도 관자놀이를 지나가는 천측두 동맥 지름이 1㎜ 정도로 뇌와 직접 연결할 수 있고 그보다 더 가늘더라도 충분히 수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천측두 동맥을 직접 연결한 다음 뇌 표면을 주변 조직과도 맞닿게 하는 식으로 수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접문합술과 간접문합술을 함께 적용하면 혈류 흐름을 크게 개선할 수 있어서다. “혈액이 원활히 공급되기 시작하니까 수술 후 6개월 안팎 지나면 뇌에 있던 모야모야 혈관도 사라져요. 뇌졸중 우려가 크게 줄어드는 거라 일석이조 효과입니다.”

모야모야병은 뇌의 혈류 흐름에 문제가 생겨 앓게 되는 병이다. 경동맥 끝부분이 막히거나 좁아져 뇌 안으로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서 막힌 혈관 주변에 미세혈관이 생긴다. 뇌로 가는 혈액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비정상적인 혈관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영상 검사를 하면 담배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이를 처음 발견한 일본인 의사가 모야모야병이라 이름 붙였다. 모야모야(もやもや)는 일본어로 ‘연기가 뿌옇게 피어오르는 모양’이란 뜻이다. 경동맥은 심장에서 나온 혈액을 뇌로 보내 뇌가 원활하게 기능할 수 있도록 에너지를 공급하는 혈관이다. 뇌로 가는 혈액의 80%를 내보낸다.

문제는 이렇게 만들어진 미세혈관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유 교수는 “정상적인 혈관은 3개층으로 이뤄져 있지만 모야모야 혈관은 그렇지 않고, 얇기도 해서 뇌졸중으로 이어지기 쉽다”고 말했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과 뇌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뇌경색으로 구분된다.

“소아에게서 뇌졸중 증세가 나타나면 90~95% 안팎은 모야모야병이 원인이에요. 울고 나서, 뜨거운 국물‧음식을 식히려고 후후 불고 난 후, 심한 운동 후에 일시적으로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마비 증세가 나타난다면 의심해봐야 합니다.”

마비라고 하면 꼼짝 못 하는 것을 떠올리지만, 갑자기 주저앉거나 손에 쥔 물건을 떨어트리는 것도 마비 증상이다. 과호흡으로 혈중 이산화탄소가 감소하면 뇌혈관이 수축하고, 그로 인해 가뜩이나 혈액 공급이 부족한 모야모야 병변 부위에 부담이 가중되면서 이런 증세가 나타난다. 두통과 감각기능 저하, 언어장애, 시각장애, 경련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모야모야병은 10세 전후와 40대 이후 중장년층이 주로 앓는다. 발병률은 남성보다 여성이 2배, 서양보다 동아시아 국가가 약 10배 이상 높다. 동아시아 국가에선 한국과 일본에서 많이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8년 1만1,860명이던 모야모야병 환자는 지난해 1만7,459명으로 6년간 약 47% 급증했다.

원인은 뚜렷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유전적 요인이 작용할 것으로 보는 정도다. “RNF213 유전자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있어요. 임상경험상 모야모야병 환자의 93%, 동맥경화성 뇌혈관 협착 환자의 40% 안팎이 RNF213 유전자에 문제가 있더라고요. RNF213 유전자가 모야모야병과 관련 있겠지만, 해당 유전자 이상만으론 모야모야병이라 진단하기엔 한계가 있죠.” 동맥경화성 뇌혈관 협착도 모야모야병과 비슷하게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모야모야병은 뇌혈관 조영술과 뇌 혈류검사,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통해 판단한다. 이전까진 무증상일 경우 지켜보거나 약물 치료만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유 교수는 “가벼운 두통이나 무증상이더라도 모야모야 혈관의 크기‧형태가 비정상적이면 예방적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뇌출혈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수술 이후 흡연은 금물이다. 담배의 주성분인 니코틴이 혈관을 수축시키기 때문이다.

“뇌와 관련한 수술이다 보니 우려하는 환자들이 많아요. 하지만 부작용 발생 확률이 낮기 때문에 과한 걱정보단, 조기에 수술을 받는 게 중요합니다.” 수술 후 뇌졸중 재발 가능성은 연간 1% 미만이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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