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트럼프와 담판 배짱 나 말고 없어… 생글생글 이미지 정치 안 통해”

홍준표 대구시장이 6일 서울 여의도 대구시 서울본부 사무실에서 본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尹 계엄 뜬금없었지만 탄핵엔 반대”
“반국가세력은 수사기관에 맡겨야…국민통합이 시대정신”
“김문수, 나와주면 감사”, “오세훈, 이미지 정치”, “한동훈, 탄핵정국 책임자”
“국민통합 위한 제7공화국 개헌 필요…헌재 없앨 것”
“북핵폐기 불가능…원자력 협정 개정부터 나설 것”

홍준표 대구시장은 여권의 대표적 ‘파이터’다. 상대의 예봉을 단번에 꺾는 촌철살인의 입담과 승부사 기질로 유명하다. 그는 6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담판을 지을 배짱이 있는 사람이 나 말고 누가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부적절했지만 탄핵은 기각돼야 한다”면서도 만약 탄핵이 인용돼 조기 대선이 실시될 경우 시대정신으로 ‘국민통합과 좌우공존’을 꼽았다.

그는 “검사 물이 덜 빠진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의 검사 정치 때문에 이 지경이 됐다”면서 “나는 대통령이 되면 야당과의 대화와 타협, 소통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반국가세력 척결’에는 “반국가세력은 수사기관에 맡기고 정치인은 정치를 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당내 경쟁자들도 거침없이 평가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에 대해서는 “나와주면 고맙다“고 했고, 오세훈 서울시장은 “좋아하는 후배지만 지금은 ‘이미지 정치’로는 안 된다“고 일갈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서는 “윤 대통령과 함께 나라를 이 꼴로 만든 책임자“라고 직격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尹 계엄 뜬금없었지만 탄핵엔 반대”

-지난해 8월 윤 대통령이 책임총리 자리를 제안했는데. 왜 거절했나.

“연말에 예산 국회가 끝나고 난 뒤 대통령실 참모와 내각을 전원 교체하고 총리도 교체한 뒤 새해를 맞아야 국정 추동력이 생길 것이라고 봤다. ‘대통령께서 그럴 (인적 쇄신) 의향이 있으시면 대구시장을 그만두고 올라가겠다’고 했다.”

-그 전에 계엄이 터졌다.

내가 총리를 맡았다면 계엄이 아닌 정치로 풀었을 것이다. 나는 야당과도 대화가 되는 사람이다. 그런데 윤 대통령이나 한동훈은 검사만 하다가 왔기 때문에 상대방을 피의자로 보는 검사 정치를 했다. 검사 정치 때문에 2년 반 동안 이재명 대표와 적대적 공생 관계가 이뤄졌다.”

2023년 11월 7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구 북구 대구EXCO에서 열린 2023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서 홍준표(왼쪽) 대구시장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년 11월 7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구 북구 대구EXCO에서 열린 2023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서 홍준표(왼쪽) 대구시장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계엄을 어떻게 봤나.

“우선 ‘저게 계엄 사유가 되나’ 싶었다. 비상계엄은 전시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만 할 수 있게 돼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이 계엄 사유로 든 모든 내용은 헌법상 계엄 사유라기보다 정치적으로 풀었어야 할 문제들이었다.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탄핵에 반대하는 이유는.

“계엄하면 제일 먼저 하는 것이 국회, 관공서, 언론사에 탱크부터 갖다 대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 그런 일은 없었다. 그냥 2시간짜리 해프닝에 불과했다. 내란죄 구성요소인 ‘폭동’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야당이 탄핵을 시키려 내란죄라는 프레임을 씌운 것이다. 내란으로 원천 무효가 아닌 이상, 계엄은 대통령의 비상대권에 속한다. 사법 심사 대상이 아니다. 게다가 탄핵심판 과정과 윤 대통령 구속과정에서 절차적 문제가 엄청나게 많았다. 그래서 나는 탄핵을 통해 윤 대통령을 강제로 퇴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단, 정치적인 책임을 물어서 하야를 요구할 순 있다.”

-탄핵심판 전망은.

“기각 결정이 내려져서 윤 대통령이 다시 돌아와 나라를 안정화시키는 조치를 취해줬으면 한다.”

-탄핵이 기각되면 혼란이 클 텐데.

“걱정이 크다. 민주당과 탄핵에 찬성하는 절반 넘는 국민들이 가만히 있겠나. 기각이 되더라도 대통령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

-대통령 하야가 필요하다는 뜻인가.

“그렇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6일 서울 여의도 대구시 서울본부 사무실에서 본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정다빈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6일 서울 여의도 대구시 서울본부 사무실에서 본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정다빈 기자

“반국가세력은 수사기관에 맡겨야…국민통합이 시대정신”

-반대로 인용 결정이 나오면 조기 대선인데. 시대정신은.

“국민통합, 좌우공존이라고 본다.”

-좌우공존은 윤 대통령이 주장한 ‘반국가세력 척결’과 다른데.

“반국가세력은 물론 있다. 그런데 그들을 잡는 건 대공 수사기관에서 할 몫이다. 정치인은 관여 안 해도 된다. 정치인은 여야 간의 대화와 타협, 소통을 하면 된다. 그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

-탄핵 정국에서 국민의힘이 너무 강성 우파 일변도라 중도층이 멀어진 것 아닌가.

“아니다. 중도층은 스윙보터다. 스윙보터는 대세를 따르기 마련이다. 작년 미국 대선에서 ‘스윙 스테이트’ 7개 주가 전부 트럼프 후보를 찍었다. 무엇보다 이재명 대표는 대세가 되기 어렵다. 그러기엔 너무 많은 악행을 저질렀다. ‘양아치 정치’를 하는 사람이다.”

-이 대표는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통령감으로 독보적 1위인데.

“한여름 밤의 꿈에 불과하다. 지금은 민심이 굉장히 빨리 움직인다. 계엄 직후에 탄핵 찬성이 압도적이었지만 불과 2주 만에 탄핵 반대가 급증하지 않았나. 게다가 이 대표는 35% 콘크리트 지지율만 갖고 있지 확장성이 없다. 이회창 총재도 35% 지지율을 탄탄하게 갖고 있었지만 결국 대통령이 못 됐다.”

“김문수, 나와주면 감사”, “오세훈, 이미지 정치”, “한동훈, 탄핵정국 책임자”

-조기 대선 시 당내 경선이 치열할 텐데. 현재 지지율 1위인 김문수 장관은 홍 시장과 지지층이 겹치지 않나.

“김 장관 지지층은 대부분 6070세대다. 반대로 나는 2030세대 지지세가 강하다. 오히려 나는 김 장관이 대선후보 경선에 나와주면 고맙다. 나보다 세 살 위인 김 장관(74세)이 나오는 덕에 내가 ‘꼰대’이미지를 벗게 됐다. 또 김 장관 덕에 내가 ‘강성 우파’ 이미지도 면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는 같은 광역지자체장이라 자주 비교가 된다.

“좋아하는 후배다. 나이스하고 스마트하다. 하지만 지금 시대의 흐름엔 내가 맞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할 인물이 나밖에 더 있나. 국익을 위해 트럼프와 담판 지을 만한 배짱있는 사람이 나 말고 누가 있겠는가. 아울러 국내에서 이재명 대표 같은 사람을 제대로 상대할 사람이 나밖에 더 있겠나. 생글생글 웃으면서 이미지 정치 해서는 이재명을 잡을 수 없다.”

김문수(왼쪽) 고용노동부 장관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달 28일 오전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2·28민주운동 기념탑 앞에서 만나 참배를 앞두고 인사 나누고 있다. 대구=뉴스1

김문수(왼쪽) 고용노동부 장관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달 28일 오전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2·28민주운동 기념탑 앞에서 만나 참배를 앞두고 인사 나누고 있다. 대구=뉴스1

-한동훈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해 왔는데.

“나라를 이 꼴로 망친 책임은 야당, 윤 대통령, 그리고 한동훈에게 있다. 둘이 사이 좋게 협력했으면 계엄이나 탄핵으로 갔겠느냐. 사사건건 윤 대통령에게 어깃장을 놓으니 윤 대통령이 ‘홧김에 서방질한다’고 계엄까지 한 것이다.”

-선거 브로커 명태균씨 수사가 대권 가도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 민주당이 명태균 황금폰을 갖고 있을 텐데 내역을 다 봤을 거 아냐. 거기 내 통화 내역, 카카오톡 대화 내역이 나오는가 보라. 내가 30년간 정치하면서 주변에 직계가 있고 방계가 있다. 그중 방계에 있는 인사들이 명태균과 사적인 거래를 자기들끼리 한 것에 불과하다. 아무리 수사해 봐라. 나는 민주당 안이든 뭐든 좋다. 명태균 특검에 찬성한다.”

“국민통합 위한 제7공화국 개헌 필요…헌재 없앨 것”

-개헌 구상과 시간표는.

“ 87체제가 40년이 됐다. 이제 좌우가 공존할 수 있고, 국민 통합할 수 있는 제7공화국으로 가야 한다. 국회의원 숫자를 200명으로 줄이되 상·하원으로 나누는 양원제를 도입하고, 4년 중임 정·부통령제를 둬야 한다.”

-헌재 무용론도 폈다.

“헌재가 생긴 지 40년이 됐는데 지금 아무 쓸모가 없다. 지금처럼 여론에 휩쓸리는 엉터리 재판을 할 바에야 없애버리는 것이 낫다. 미국처럼 대법원에 헌법재판부를 따로 두면 된다.”

-개헌 시간표는.

“지금은 어렵다. 민주당은 가만히 있으면 정권을 되찾는다고 생각해서 개헌에 동의해줄 리가 없다. 차기 대통령이 7공화국을 위한 개헌안을 마련한뒤 2028년 총선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하고 2030년에 대선과 지방선거를 동시에 하면 된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6일 서울 여의도 대구시 서울본부 사무실에서 본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정다빈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6일 서울 여의도 대구시 서울본부 사무실에서 본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정다빈 기자

“북핵폐기 불가능…원자력 협정 개정부터 나설 것”

-2017년 대선에서 전술핵 재배치를 공약했다. 여전히 유효한가.

“북한 핵폐기는 이제 불가능하다. 남북의 핵균형이 필요하다. 우리도 미국에서 전술핵무기를 가져오든지, 나토식 핵공유를 하든지, 아니면 자체 핵개발을 해야 한다. 안 그러면 김정은의 ‘핵노예’가 된다. 얼마 전 트럼프 대통령 측근과 만나 ‘우선은 핵무장 하기 전에 원자력 협정부터 개정하자’고 했다. 그렇게 되면 일본처럼 결심만 하면 6개월 안에 핵개발이 가능하다. 그 인사에게 ‘당신들의 최대 목표는 중국 견제 아니냐, 수천조 원을 들여서 국방력을 강화해도 아시아 지역까지 커버할 수 없다. 반면 한국이 핵개발하게 놔두면 미국 돈 안 들이고 중국 견제가 얼마나 잘 되겠느냐’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이 뭐라고 답하던가.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책략’이라고 놀라더라. 미국 동의만 받으면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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