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운명가를 6인의 헌법재판관들

진보 우세 흐름 속 사안 따라 균형…공석 채워지면 9명이 결정

6명 이상 찬성시 대통령 파면 결정…중대성 고려해 결론 낼 듯

 ’12·3 비상계엄 사태’가 초래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14일 시작하면서 그의 운명을 가를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의 면면에 관심이 쏠린다.

본래 헌재는 대통령이 임명한 재판관 9명으로 구성되는데, 이 가운데 3명은 대법원장이 지명, 3명은 국회가 선출한 뒤 대통령이 임명하고 3명은 대통령이 바로 지명·임명한다.

현재는 국회 몫의 3명은 공석인 상태다.

대통령 몫 3명 중 문형배(58·사법연수원 18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54·26기) 재판관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정형식(63·17기) 재판관은 윤 대통령이 직접 임명했다.

대법원장 몫 3명 중 김형두(59·19기)·정정미(55·25기) 재판관은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김복형(56·24기) 재판관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명했다. 세 사람 모두 윤 대통령 재임기에 임명됐다.

이들 전원은 판사 출신으로 이미선 재판관을 제외한 모두가 윤 대통령과 같은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공석인 국회 몫 재판관 3명을 임명하고자 국민의힘은 고법 부장판사 출신 조한창(65·18기) 변호사를, 더불어민주당은 정계선(55·27기) 서울서부지방법원장과 마은혁(61·29기)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를 추천한 상태다. 이들은 청문회를 거쳐 이르면 이달 안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헌재의 이념적 지형은 전반적으로 진보 우세 흐름 속에 사안에 따라 균형을 이뤄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법원 재직시 활동과 그동안의 헌재 결정을 봤을 때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진보 성향, 정형식 재판관은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김형두 재판관은 중도 성향으로 평가된다. 정정미 재판관은 중도 진보, 김복형 재판관은 중도 보수 쪽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후보자로 추천된 3명이 모두 취임한 경우를 상정했을 때에는 진보 2명, 보수 1명으로 전체적으로 진보 성향이 우세한 것으로 평가된다.

퇴근하는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
퇴근하는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퇴근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소장 권한대행인 문형배 재판관은 진보 성향 판사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장 출신이다. 소신이 뚜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년 9월 김기영 당시 재판관과 함께 대북전단금지법 위헌 결정을 반대하는 소수 의견을 냈다.

이미선 재판관은 서울지법 판사로 임관해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을 지냈고 판사 시절 노동법 전문가로 꼽혔다. 지난해 3월 헌재의 ‘검수완박’ 결정에서 캐스팅 보트로써 국회 가결이 유효하다는 결론에 동의해 주목받았다.

두 재판관은 2019년 4월 취임해 내년 4월이면 임기를 마친다.

김형두 재판관은 법관 시절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심의관을 거쳐 차장을 지냈고, 일선 법원에서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부장·민사2수석부장 등 다양한 직책을 두루 거쳤다. 고 곽윤직 서울대 교수가 만들어 판사·교수·변호사 등이 참여한 ‘엘리트 모임’인 민사판례연구회 회원이었다. 이용훈 전 대법원장,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이 회원을 지낸 모임이다.

정정미 재판관은 주로 대전 지역에서 재판을 담당한 고법판사 출신이다. 안동완 검사 탄핵, 기후위기·국보법·군형법 헌법소원 등에서 진보적 의견을 냈다.

정형식 재판관은 대전고등법원장 등을 지낸 고위 법관 출신으로 다양한 일선 법원에서 재판 업무를 해왔다. 종합부동산세 위헌소원과 안 검사 탄핵 사건 등에서 보수적 견해를 냈다.

김복형 재판관은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이다. 서울지법 판사로 임관해 30년 가까이 법관으로 재직하면서 줄곧 재판 업무를 맡았다. 현직 중 가장 최근인 지난 9월 취임했다.

긴장감 도는 헌법재판소
긴장감 도는 헌법재판소[연합뉴스 자료사진]

민주당이 추천한 정계선 법원장은 여성 최초로 서울중앙지법 부패전담부 재판장을 맡아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15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우리법연구회를 거쳐 우리법 해체 이후 생긴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을 지냈다.

마찬가지로 민주당 추천인 마은혁 부장판사는 대표적 진보 성향이다.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며 판사 임관 전에 운동권 조직에 몸담았고 진보정당에서 활동했다. 2009년 민주노동당 당직자들 재판에서 검찰이 기소권을 남용했다며 공소기각 판결을 해 논란이 됐고, 친분이 있던 노회찬 당시 진보신당 대표 후원회에 참석해 30만원 후원금을 냈다가 법원장 구두경고를 받았다.

조한창 변호사는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 직무대리, 서울고법 행정·조세 전담부 등을 거쳤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을 떠나 법무법인 도울 대표로 일해왔다. 과거 양승태 대법원장 당시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과 관련해 연관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재판관 평의는 공개되지 않지만 치열한 토론이 벌어진다. 평의는 주문을 도출하기 위해 재판관들이 의논해 표결하는 과정이다. 헌법연구관들의 보고서와 각자의 검토 결과를 토대로 의견을 주고받고 결론이 날 때까지 논의한다.

만약 논의가 충분히 성숙했는데도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각자의 의견을 종합해 다수 의견을 도출하고, 이에 관한 반대 의견과 보충 의견 등을 결정문에 상세히 적는다.

법조계에서는 사안이 사안인 만큼 재판관들이 평소의 이념 성향과 큰 상관 없이 헌법과 법률에 대한 판단과 탄핵 심판 과정에서 도출되는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각자의 결론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결정 이후 사회적 혼란을 줄이기 위해 재판관들이 가급적 만장일치로 결론을 내려 할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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