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협력 절실한 머스크, 시진핑-트럼프 사이 ‘키맨’ 될까

일론 머스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로이터]

트럼프와 밀착관계 동시에 중국최고 지도부와도 우호관계

테슬라 등 주요 사업에 중국과 협력 필수 “양국간 소통 통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1등 공신으로 꼽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한층 험난해질 ‘트럼프 2기’ 미중 관계를 중재할 ‘키맨’ 역할을 하게 될지 주목된다.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당선인에게 ‘올인’하며 전폭 지원한 머스크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발탁되는 등 트럼프 당선인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트럼프 당선인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등 외국 지도자들과 통화하는 자리에 배석하고 참모진 인선에도 관여하는 등 측근 중에서도 단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퍼스트 버디'(대통령의 절친)라는 별명까지 붙을 정도로 트럼프 당선인과 더욱 끈끈해진 머스크는 그러나 중국과 관계에서는 의견이 다르다.

집권 1기 시절 중국을 미국 패권에 도전하는 국가로 규정하고 전방위 압박을 가했던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선거운동 과정에서 중국 상품에 60%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2기 행정부에서 대중 강경파들을 요직에 내정하며 한층 강한 압박을 예고했다. 국무장관 내정자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인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 국방장관 지명자인 폭스뉴스 진행자 피트 헤그세스 등이 이에 속한다.

반면 머스크는 사업적으로 중국과 중요한 이해관계로 엮여있어 차기 내각 인사들 가운데 거의 유일한 ‘친중 인사’로 꼽힌다.

중국은 테슬라의 가장 큰 해외 시장으로 글로벌 매출의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

테슬라는 또한 연간 9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자사 최대 생산 공장 기가팩토리를 중국 상하이에 두고 있다. 상하이 기가팩토리는 외국 자동차 회사로는 최초로 현지 기업과 합작 투자 없이 건설됐고, 저리 대출과 법인세 인하 등 중국 당국의 전례 없는 지원을 받았다.

테슬라는 여기에 연간 1만개 메가팩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신규 공장을 상하이에 건설 중이며 미국 네바다주에서 생산하는 일부 모델에 필요한 배터리팩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이런 이해관계 때문에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에 ‘관세폭탄’을 안겨 미중 관계가 악화할 경우 머스크는 타격 받을 수밖에 없다. 머스크는 실제로 그동안 중국 전기차에 대한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에 반대해왔다.

머스크는 또한 중국 최고위 지도자들과도 우호 관계를 맺어 왔다.

작년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고 지난 4월에는 중국을 깜짝 방문해 리창 총리와 만났다. 리 총리는 상하이 당서기로 있었던 2019년 상하이 기가팩토리 완공까지 여러 도움을 줬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2일(현지시간) 머스크가 미중 양국 최고 권력자들과 정치·사업 양면에서 밀접한 관계가 있는 점에 주목하면서 다가올 양국 관세협상에서 머스크가 중국 내 테슬라의 이익을 지키고자 할 것이며, 나아가 무역전쟁을 일부 완화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웨드부시증권의 테크 담당 수석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머스크의 트럼프 새 행정부 참여가 “루비오와 다른 사람들의 매파적 태도를 일부 상쇄한다”며 “관세와 관련해서도 테슬라와 중국을 고려한 인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머스크가 중국에서 얻어야 할 것들이 아직 많다면서 중국이 보다 유화적인 접근방식을 택하도록 트럼프를 설득하는 데 머스크를 ‘우군’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테슬라가 아직 중국에서 완전자율주행 도입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는 중국과 계속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전기차 전문 컨설팅사 던 인사이트의 마이클 던 대표는 “중국 지도자들이 트럼프에게 전할 중요한 메시지가 있을 때 머스크는 분명 최고의 통로가 될 것”이라고 NYT에 말했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도 중국 입장에서 자국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머스크가 트럼프의 대중 강경책을 견제할 비장의 카드라고 지적했다.

중국 내 전기차 투자를 연구하는 코펜하겐 경영대의 코넬 반 부교수는 “테슬라는 중국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며 “머스크가 백악관에 있는 한 미중 간에 큰 갈등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에서는 머스크의 이러한 중국 의존이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상원 법사위 소속인 리처드 블루먼솔 의원(민주·코네티컷)은 지난 19일 빅테크와 중국 사이버보안 위협 관련 청문회에서 머스크와 중국의 협력관계를 두고 “이러한 광범위한 경제적 유대관계와 이를 악용하려는 중국의 의지는 위험한 조합이고 우리나라에 실제적인 위협”이라고 말했다.

이 청문회에 출석한 뉴욕의 컨설팅사 스트래티지리스크의 아이작 스톤 피시도 테슬라의 중국 의존과 관련, 중국이 미국 회사와 개인을 상대로 “기업적 영향력을 활용해 국가 안보 이익을 증진하는 것을 좋아한다”면서 “머스크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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