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폐막… ‘트럼프’로 시작해 ‘푸틴’으로 끝났다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19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폐막한 G20 정상회의에서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로이터]

자유무역 가치 강조하며 보호주의 우려 공감대… ‘빈곤 퇴치 연합’ 출범

우크라 전황 격화에 “평화 촉진” 공동 선언 ‘퇴색’…내년엔 남아공서

제19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19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막을 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귀환’을 앞두고 진행된 이번 국제 다자회의에서 정상들은 자유무역 체제 보장과 기아·빈곤 퇴치 등을 위한 공통의 의지를 확인했으나, 기후 위기 재원 확보 방안이나 지정학적 긴장 완화 제언 등 당면한 미로 앞에서 길을 찾지 못한 채 어수선한 분위기를 끝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 ‘트럼프가 온다’…보호무역 경계감 물씬

정의로운 세계와 지속 가능한 지구 구축’을 주제로 모인 G20 정상들은 이번 회의에서 다소 이례적으로 집결 첫날인 18일 공동 선언문을 내놨다.

이는 의장국인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의 의중에 따른 것인데, 발표 시점을 두고 유럽연합(EU) 국가들로부터 불만을 사기도 했다고 현지 매체 G1은 보도했다.

▲ 국제 경제 및 정치 상황 ▲ 사회 통합과 기아·빈곤 퇴치 ▲ 지속 가능한 개발, 에너지 전환 및 기후 행동 ▲ 글로벌 거버넌스 기관 개혁 ▲ G20의 포용성 및 효율성 등 소단락으로 구분된 선언문에는 기후 변화 대응, 빈곤 인구 감축, 사회 불평등 축소 등 의제에 대한 회원국의 다양한 협력 의지가 담겼다.

전 세계 상위 경제강국 정상들은 특히 미국의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을 전후해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경계감을 분명히 했다.

G20 회원국은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규칙에 기반을 둔 비차별적이고 공정하며, 개방적이고 포용적이며, 공평하고 지속 가능하며 투명한 다자무역 시스템을 보장해야 한다”며 현재의 교역 질서를 위협하는 도전에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

AP·AFP통신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행보에 주목했다.

지난주 페루 리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를 부각한 시 주석은 최빈국들에 대한 ‘일방적 개방'(unilateral opening) 정책 확대를 천명하는 한편 서방 주요국과 잇따라 양자 회담을 하며 “발전하는 중국행 급행열차” 탑승권 세일즈를 벌였다.

시 주석은 또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프리카연합(AU) 등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와 함께 과학기술 혁신 전파 이니셔티브를 위시한 경제적 연대를 꾀하는 등 ‘트럼프 대비’ 우군 확보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취임 전 중국이 “자국에 경계감을 보이던 국가를 포함한 우군 확보 및 타국과의 관계재건”에 적극성을 띨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 ‘푸틴이 움직인다’…지정학적 긴장감 고조 확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천일을 맞은 이날 G20 정상들은 북한군 참전,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러시아의 핵 교리(독트린) 개정 등으로 격해진 전황에 제각각으로 반응하며, 높아지는 지정학적 긴장감을 방증했다.

“핵 교리는 무책임한 수사”(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러시아 책임을 묻지 못해 유감”(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푸틴 대통령은) 이성적으로 판단할 것”(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같은 비판과 “러시아도 자구책 필요”(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같은 옹호가 교차하면서 어수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대신 G20에 참석했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러시아에 대한 서방 전쟁이 새 국면에 접어들었고, 이에 맞춰 대응할 것”이라는 경고장을 날린 채 모스크바로 돌아갔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러시아와 북한이 군사 협력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그 불법성을 국제사회가 함께 심각하게 인식해 러북 군사협력을 중단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목소리를 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 힘 빠진 ‘남미 좌파 대부’·사진 빠진 ‘세계 대통령’

‘남미 좌파 대부’ 룰라 대통령은 기후 위기 대응과 기아·빈곤 퇴치 등 자신이 중점적으로 내세운 주제로 정상들의 시선을 모으기 위해 내내 안간힘을 썼지만, 결과적으로는 반쪽짜리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룰라 대통령은 ‘글로벌 기아·빈곤 퇴치 연합'(Global Alliance Against Hunger and Poverty) 출범 합의, 글로벌 부유세 부과에 대한 협력 의지 확인, 유엔 등 개혁안 공감대 형성에는 성공했으나, 최빈국을 위한 수조 달러의 기후 재원 마련이나 화석 연료 사용 제한 등에 대한 컨센서스 마련에는 실패했다고 현지 매체 G1은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비공개 전체 회의에서는 일부 정상들의 지적에도 관련 발언을 제한하는 일도 있었다고 외신들은 소식통을 인용해 지적했다.

내년 1월 퇴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경우엔 ‘지각 등장’으로 단체 사진을 찍지 못하는 이례적인 상황을 경험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역시 촬영장에 늦게 나왔지만, 주요 언론들은 대체로 바이든 대통령의 ‘권불십년’ 임기 말 단상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폐막 전 실내에서 이뤄진 단체 사진 촬영에선 앞줄에 섰고, 환한 미소로 마지막 국제 다자회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공교롭게도 그의 옆으로는 앞서 단체 촬영을 하지 못했던 캐나다·이탈리아 총리가 나란히 자리했다.

내년 G20 정상회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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