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택시 웨이모 타보니…코너링 부드럽게 신호는 엄격하게

웨이모 차량 외관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지난 8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직접 타본 웨이모 차량. 2024. 10. 11. taejong75@yna.co.kr

샌프란서 71분간 탑승…카메라·라이더 등이 사물 인식·거리 측정

제한 속도 이하 운행 철저·경적과 급제동 없어…지난 2월엔 사고도

10일(현지시간)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로보(무인)택시 공개를 계기로 로보택시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대중화에 가장 앞선 로보택시는 구글의 자회사 ‘웨이모’로,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일반 택시처럼 운행되며 그 범위를 확대해가고 있다.

해외여행을 해본 사람이면 한 번쯤 이용하는 차량공유업체 우버처럼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누구나 웨이모를 이용해 볼 수 있다.

기자는 지난 8일 오후 2시께부터 샌프란시스코에서 웨이모를 직접 타봤다.

샌프란시스코의 각종 행사가 열리는 모스코니센터에서 금문교를 거쳐 대표적 관광지 중 하나인 피어39를 돌아 다시 모스코니센터로 돌아오는 코스였다.

웨이모 서비스 앱인 ‘웨이모 원'(Waymo One)을 다운받아 코스를 입력했다. 총거리는 13마일(20.9㎞), 이동 시간은 1시간 11분이었다.

요금은 50.74달러(6만8천194원)로 찍혔다. 거리는 길지 않았지만, 이동 시간을 고려하면 요금이 그렇게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웨이모 차량 지붕 라이더
웨이모 차량 지붕 라이더(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지난 8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직접 타본 웨이모 차량의 지붕 위 라이더. 2024. 10. 11. taejong75@yna.co.kr

앱에서 선택을 누르니 2분 뒤 웨이모가 도착했다. 차량은 재규어 I-페이스였다. 재규어 I-페이스 차량에 완전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것이다.

차량 외부에는 앞뒤 좌우에 각각 카메라가 장착돼 있었다. 지붕에는 레이저로 사물을 인식하는 센서인 라이다(LiDAR)가 360도로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웨이모에는 10개 안팎의 카메라와 3∼4개의 라이다, 5개가량의 레이더, 10개 이상의 초음파 센서가 장착돼 사물을 인식하고 속도와 거리 등을 측정한다.

차 안은 깔끔했다. 천장에 카메라가 있는 것 외에는 다른 차량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핸들, 브레이크, 가속페달, 계기판, 내비게이션 등도 같았다.

다만, 일반 택시와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운전석에 있어야 할 것 같은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첫 느낌은 신기하면서도 낯설고 약간 겁도 났지만, 이는 이내 사라졌다.

웨이모 차량 운전석
웨이모 차량 운전석(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지난 8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직접 타본 웨이모 차량의 운전석. 2024. 10. 11. taejong75@yna.co.kr

차량에 오르자, “환영합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안전벨트를 매주세요”라는 음성이 나왔다. 앱에서 ‘스타트’를 누르면 차량은 출발하게 돼 있었다.

뒷좌석에서 안전벨트를 매지 않고 있자, ‘스타트’를 눌러도 차량이 움직이지 않았고 경고음만 울렸다. 안전벨트를 착용한 후에야 차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웨이모는 좌측 방향지시등을 켜고 뒤에 차가 오지 않는 것을 확인한 뒤 서서히 왼쪽 차선으로 들어섰다. 이어 앞선 차량과 일정 간격을 유지하며 주행했다.

샌프란시스코 시내는 신호등과 ‘스톱'(STOP) 사인이 많고, 특히 피어39와 금문교는 관광지여서 복잡하다. 처음 운전하기로는 만만치 않은 곳이다.

그러나 웨이모는 ‘베테랑’ 모범택시 기사인양 어렵지 않게 운행했다. 차선을 지키는 것은 물론, 앞선 차량과 일정 간격도 유지했다.

웨이모 계기판 모습
웨이모 계기판 모습(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지난 8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직접 타본 웨이모 차량의 운전석 계기판. 2024. 10. 11. taejong75@yna.co.kr

좌우 회전을 할 때도 방향지시등을 켠 뒤 서서히 차선을 바꾸었고 그런 다음 부드럽게 코너를 돌았다.

속력을 높이거나 정지할 때 사람이 밟는 것과 같은 가속페달이나 브레이크의 움직임은 없었다. 코너링할 때는 마치 사람이 하는 것처럼 핸들이 빠르게 돌아갔다.

교통신호를 지키는 것은 자연스러웠다. 정지 시에는 정지선도 넘지 않았다. ‘스톱’ 사인에서는 규정처럼 앞과 좌우 옆에서 차량이 한 대씩 지나간 뒤 출발했다.

금문교로 향하는 중 신호등 있는 교차로에서 파란불이 들어왔다. 그러나 웨이모는 움직이지 않았다. 이상하다 싶어 앞을 보니 이미 앞에 차들이 줄지어 있었다.

웨이모가 따라붙으면 ‘꼬리물기’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앞 차들이 움직인 것을 확인한 뒤 웨이모는 서서히 앞으로 움직였다.

우회전을 하려는 경우가 아니면 차량은 편도 2차선에서는 1차선을 이용했다. 우측에서 갑자기 튀어나올지 모를 돌발 상황을 가급적 피하기 위해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꽉 막힌 도로에서 속력은 시간당 10마일(16㎞) 안팎이었다. 이어 편도 2차선에서는 속력을 올리는가 싶더니 25마일/h(40.2㎞/h)를 넘지 않았다.

웨이모 신호등 앞 정지 모습
웨이모 신호등 앞 정지 모습(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지난 8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직접 타본 웨이모 차량이 신호등이 있는 교차로에서 정차해 있는 모습. 2024. 10. 11. taejong75@yna.co.kr

시간당 25마일이 제한 속도인 까닭이다. 앞에 차량이 없어 텅 비어있는데도 규정 속도를 넘지 않았다. 좀 답답하게 느껴졌는지, 뒤차들이 연이어 추월해 갔다.

목적지에 다다를 때쯤이면 “곧 도착한다”는 음성 메시지가 나왔고, 도착할 때는 안전하게 오른쪽으로 세워 정차했다.

웨이모도 다른 일반 차량처럼 경적이 장착돼 있지만, 1시간 10분여를 주행하고 복잡한 시내 도로를 운행하는 가운데서도 경적이나 급제동이 한 번도 없었다.

자율주행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시선은 반신반신하지만, 웨이모를 타 본 사람들의 만족감은 높아 보였다.

샌프란시스코에 9년째 살고 있다는 직장인 재키 루(31) 씨는 “웨이모를 매우 좋아한다”며 “지인들이 오면 샌프란시스코에서만 경험할 수 있어 웨이모를 꼭 경험하게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무엇보다 안전하고 내부는 깨끗하고 냄새도 없다”며 “운전기사와 굳이 하기 싫은 얘기를 할 필요도 없다”고 웃으며 말했다.

다만, 웨이모는 지난 2월 사거리 교차로에서 트럭을 뒤따라가던 자전거를 미처 발견하지 못해 충돌하는가 하면, 한 대학교 캠퍼스를 빠져나오다 때마침 닫히는 문을 들이받는 사고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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