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50] 해리스-트럼프, 역대급 초접전…TV토론 여파·사전투표에 촉각

토론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로이터]

후보 진영, 7대 경합주에 올인할 듯…해리스 ‘낙태권’·트럼프 ‘국경’ 쟁점화

금리인하 여부와 맞물린 美 경제상황·가자 전쟁·北도발 등 남은 변수 예상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될 것인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와 ‘신고립주의’의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 것인가.

미국을 넘어 전 세계가 관심을 갖고 있는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이 앞으로 50여일후면 드러나게 된다.

오는 11월5일 미국 대선에서 두 후보 중 누가 승리하건 미국사의 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양측의 선거 운동은 육상에 비유하자면 트랙의 마지막 코너를 돌아 결승선으로 질주하는 ‘라스트 스퍼트’ 태세에 들어갔다.

전국 여론조사는 물론 7대 경합주 조사까지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 이내로 나오고 있고, 여론조사 결과를 심층 분석하는 ‘대선 족집게’의 예측도 아직은 어느 한쪽의 실질적 우세와는 거리가 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11일까지 전국에서 근래 실시된 177개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한 바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이 49.4%, 트럼프 전 대통령이 45.8%의 평균 지지율을 각각 보이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이 3.6% 포인트 차로 앞선 가운데 전국 조사에서 해리스의 오차범위내 우위 결과가 좀 더 많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1% 포인트 우위로 나타난 뉴욕타임스(NYT)-시에나 대학 조사(3∼6일 실시)와 같이 트럼프가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거나 동률을 기록한 조사들도 나오고 있다.

실질적으로 승부를 가를 경합주는 더 혼전 양상이다.

지난 3∼6일 미 CBS 방송이 여론조사기관 유거브와 함께 미 북부의 러스트벨트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등 3개주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 해리스가 앞섰으나 오차범위 이내인 1∼2% 포인트 차에 불과했고, 선거인단 19명이 걸린 최대 승부처 펜실베이니아에서는 두 후보가 50% 대 50%로 동률이었다.

이런 가운데 더힐과 선거 전문 사이트 디시전데스크HQ(DDHQ)는 11일(현지시간) 대선 승자 예상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승리 확률이 54%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더힐과 DDHQ는 현재의 주별 지지율 분석 결과, 해리스가 226명, 트럼프가 219명의 선거인단을 각각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며 여전히 승부는 초박빙의 접전 구도임을 시사했다.

즉, 둘 중 누구도 현 단계에서 대선 승리를 의미하는 선거인단 과반(538명 중 270명) 확보를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0일 ABC방송 주최로 치러진 두 사람의 TV토론 맞대결이 이 같은 초접전 양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가 우선적인 관심사로 부상했다.

미 CNN 방송이 여론조사 기관 SSRS에 의뢰해 토론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토론을 지켜본 등록 유권자의 63%는 해리스 부통령이 더 잘했다고 답했는데, 이것이 지지율의 의미 있는 변화로 연결될지는 지켜봐야 할 일로 보인다.

토론 후 인사는 커녕 눈도 마주치지 않고 등을 돌렸던 두 사람이 추가로 TV토론을 할지는 미지수다. 대선까지 7주 남짓 남은 시간동안 다시 얼굴을 마주한 채 정면대결을 벌일 일이 없을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 두 사람은 남은 기간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네바다, 애리조나,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등 7대 경합주에 방문 유세는 물론 TV광고 등 화력을 집중하며 부동표 공략 및 지지층의 투표 참여 독려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은 여성 표심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이슈이자, 각종 선거에서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한 낙태권을 핵심 쟁점으로 만들려는 전략을 내비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집권기에 6대3의 확고한 보수 우위로 재편된 연방대법원이 낙태를 헌법적 권리로 보호했던 ‘로 대 웨이드’ 판결을 지난 2022년 폐기한 사실을 강조하며 자신은 여성의 자유와 결정 권리를 수호하려하는 반면 트럼프는 억압하려 한다는 주장을 더 강력하게 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해리스 부통령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휴전과 인질 석방을 대선 전에 이뤄내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역량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결과 불복 전력과 4건의 형사 기소를 부각해 ‘민주주의 위협론’을 내세우며 검사 출신인 자신이 진정한 법과 질서의 수호자라는 메시지를 강조하는 한편, 자신과 트럼프의 경제 정책을 ‘부자 증세 대 부자 감세’의 대립구도로 만들려 노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내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금리 인하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이 몸담은 바이든 행정부의 최대 실정으로 꼽히는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고 있음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맞서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남부 국경을 통한 불법 이민자 대량 유입 문제에 바이든 행정부 2인자인 해리스 부통령의 책임이 있다는 점을 최대 공격포인트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산층 이하 서민들의 생활을 압박하는 고물가에 대한 공격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전쟁, 북한의 빈번한 도발, 바이든 행정부 첫해 이뤄진 굴욕적인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 등을 부각하며 해리스 부통령이 세계 최강 미군의 최고사령관이 될 자격이 없다는 주장을 펼 것으로 보인다.

그와 동시에 해리스 부통령을 ‘급진 좌파’로 규정하는 공세를 강화함으로써 민주당내 진보 세력들이 중시하는 성소수자 권익을 포함한 다양성 강조 기조와 ‘정치적 올바름(PC)’ 중시 기조에 대한 보수층의 반감을 극대화하려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남은 변수로는 물가를 포함한 단기 경제 상황과, 그것에 일부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동 상황 및 장기화 양상을 보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거론된다.

한반도 상황도 남은 기간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새로운 정상외교를 통해 핵보유국 인정받기를 노릴 수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선을 앞두고 핵실험 등 ‘중대 도발’에 나서며 한반도 불안정을 증폭시킬 경우 그것을 부각하려는 트럼프 측과 이슈화를 차단하려할 해리스 측간의 공방이 치열하게 펼쳐질 수도 있다.

지난달 선거운동 중단 및 트럼프 지지를 선언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쪽 유권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 쪽으로 얼마나 넘어갈지도 박빙 승부의 경합주 결과에 영향을 줄 변수로 거론된다.

4건의 형사 기소를 당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리스크의 경우 이미 유죄 평결이 나온 성추문 입막음돈 제공 관련 재판의 형량 선고 공판이 대선 이후로 미뤄지고 나머지 사건의 재판도 지연되면서 대선에 결정적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결국 미국 사회의 첨예한 정치적 양극화 속에 ‘상극’으로 평가받는 두 후보의 남은 기간 선거 운동 과정에서 누가 중도 부동층 유권자들의 표심에 더 다가서고, 그들이 가진 반감은 줄일 수 있을지가 선거 승패를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16일부터 펜실베이니아주를 비롯해 일부 주를 시작으로 본격 전개되는 사전투표에서 양 진영 중 어느 쪽이 더 많은 지지자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지도 향후 판세를 예측하는 데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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