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러·이란 동시도발…美 ‘독재의 축’ 진압vs타협 갈림길

북한 김정은, 푸틴과 회담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9일 금수산영빈관에서 회담이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2024.6.20

“푸틴·시진핑·하메네이·김정은 4명의 독재자”…美대선 앞 동시다발 위기

해리스vs트럼프 누가 되든 ‘딜레마’ 직면

중국, 북한, 러시아 등 이른바 ‘독재의 축’ 국가들이 상호 복잡하게 얽혀 중첩된 국제 정세 위기 속에 미국 등 서방이 대응이 갈림길에 섰다는 진단이 나온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간에 중국과 러시아가 이끄는 독재 국가들의 연합 파트너십은 미국 등 서방에 전략적 선택을 강요할 것이라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대선을 3개월여 앞둔 지금 국제정세는 동시다발 위기에 직면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2년 6개월째 전쟁이 이어지고 있고, 중동에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전쟁이 10개월 이상 이어지고 있다. 이란을 중심으로 한 ‘저항의 축’도 이스라엘과 충돌하고 있고, 중국은 대만을 위협하는 한편 남중국해에서 필리핀과 저강도 충돌을 이어가고 있다. 한반도에선 북한이 도발을 강화하고 있다.

서방으로선 군수 기반은 쇠퇴하고 국방 지출은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북한, 이란 등 이들 상대를 어떻게 억지하느냐가 과제다. 대가를 치르더라도 진압할 것인지, 타협을 모색할 것인지 물음이 남는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사무총장을 지낸 키스 켈로그는 현 국제 정세를 ‘두더지 잡기 게임’에 비유했다. 그는 지금 모든 두더지가 튀어나왔다며,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위기에 대처 능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미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에서 두개의 전쟁에 휘말려 있고, 동맹국들에 계속해서 무기를 공급하느라 허덕이고 있다.

미 공화당 내부에서는 자국 내 탄약 생산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우크라이나와 유럽에 대한 안보 공약을 포기하고, 정말 중요한 지역인 동아시아로 선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오하이오주 상원의원도 그 중 한명이다. 밴스 의원은 지난 2월 독일에서 한 연설에서 “미국은 근본적으로 제한적”이라 말한 적 있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서 검토 중인 잠재적 접근법은 ‘역(逆) 키신저’ 전략이다. 1970년대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소련 견제 차원에서 중국과 관계 개선에 나섰던 정책을 참조한 것이다. 중국과 거리를 두고 러시아를 끌어들이자는 것으로, 그 대가로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희생될 수 있다는 접근방식이다.

미 보수 싱크탱크인 미국이념연구소(AII)의 수만트라 마이트라는 “순전히 미국의 전략적 관점에서 미국이 해야 할 일은 러시아와 대규모 거래를 하는 방법을 알아내는 것”이라며 “근본적으로 이는 유럽에 새 안보구조를 의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 바이든 정부는 물론 공화당 내에서도 많은 이들이 이를 망상이라고 본다. 이미 우크라이나에서 미국의 무기로 러시아군 수십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미국의 동맹국들이 수천달러를 쓴 상황에서 러시아와 타협하거나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는 없다는 것이다.

미 하원 외교위원장인 공화당 마이클 매콜 의원은 “푸틴, 시진핑, 이란의 아야톨라, 김정은이라는 4명의 독재자는 모두 불경스러운 동맹을 맺고 있다”며 “내 아버지의 전쟁, 제2차 세계대전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 시 어떤 정책을 택할지는 알 수 없다.

트럼프 재집권시 고위직 등용 가능성이 높은 일부 공화당 인사 중에는 대(對)러시아 제재를 강화하고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대폭 늘리는 동시에 중국, 북한, 이란에 강한 압박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 병력을 유럽 동부로 복귀시키고,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며 아시아에서 동맹과 파트너십을 강화한 바이든 정부와 연속성을 추구하겠다고 밝혀왔다.

바이든 정부 당국자들과 민주당 지도부는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안보를 희생해 러시아와 중국 관계를 틀어지게 만들겠다는 시도는 미국의 가장 중요한 외교 자산인 동맹 네트워크를 파괴,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이 모두 외교, 정보, 군사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상호 간의 의심을 품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을 세계 최강국 지위에서 끌어내려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만, 역내에서 우선순위가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은 러시아에 직접적인 군사 지원을 하지 않았고, 이들 간 협력 수준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같은 동맹의 상호 방위 약속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WSJ은 전했다.

서방 당국자들은 중국의 ‘미국-유럽 분리’와 ‘러시아 지지’라는 두 전략적 목표는 미국이 유럽에 대한 약속을 굳건히 유지하는 한 상호배타적이라고 말한다.

또 유럽 정부들은 러시아로부터 미국의 보호를 기대할 수 있다고 믿는 한, 중국 문제에 있어 미국의 입장에 동조할 준비가 돼 있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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