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집이 안 팔릴까?…‘악질 이웃’ 때문일 수 있다

의도적으로 주택 판매를 방해하는 이웃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셀러가 있다. 대화로 안 통하면 법적 조치를 취하는 수밖에 없다. [로이터]

‘욕설형·중상 모략형·인종 차별형’ 다양

대화로 해결 안 되면 법적 조치 나서야

내놓은 집이 팔릴 때까지 생기는 걱정거리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다른 집에 비해 조건이 나쁘지나 않을까,‘커브 어필’은 덜 매력적이지 않나, 페인트라도 다시 칠해야 하나 등 여러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그런데 일부 셀러는 주택 조건과는 별개의 이유로 집을 파는데 어려움을 겪는 예도 있다. 바로‘못 된 이웃’ 때문에 집을 팔 때까지 곤욕을 치른 셀러가 의외로 많다. 온라인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터닷컴이 주택 판매를 의도적으로 방해하는‘악질’ 이웃의 사례와 대응 방법 등을 알아봤다.

◇ 욕설형

얼마 전 인터넷 토론 사이트 레딧에 한 부동산 에이전트가 올린 글이 공분을 샀다. 에이전트는 자신이 소유한 집을 팔려고 내놓았다가 예상치도 못한 이웃의 봉변에 무려 4년 동안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 집을 팔기 위해 매매 사인을 집 앞에 걸기만 하면 바로 옆집 이웃도 육두문자가 적힌 표지판을 에이전트 실명과 함께 내걸었다.

표지판에는 ‘Fxxx, (에이전트 이름). 잘 가라 (에이전트 이름). 이제 내가 이긴다.’라고 적혔고 집을 보러 오는 바이어가 잘 볼 수 있도록 에이전트 소유의 집을 향하도록 꽂혀 있었다. 악질 이웃은 심지어 에이전트의 보안 카메라에 자신의 엉덩이를 드러내는 등 기이한 행동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이전트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없었다.

경찰에 따르면 수정헌법 제1조에 의해 이웃의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다는 것이었다. ‘주택소유주협회’(HOA)에 불만을 제기해도 이웃의 표지판이 앞마당이 아닌 뒷마당에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규정 위반이 아니라는 설명만 돌아왔다. 다행히 이 못된 이웃의 심경에 변화라도 생겼는지 어느 날부터 보기에도 민망한 표지판은 사라졌고 표지판이 보이지 않자 집을 사겠다는 바이어의 오퍼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 중상 모략형

처음부터 안 좋은 의도로 주택 판매를 계획적으로 방해하는 나쁜 이웃도 있다. 애틀랜타의 한 에이전트는 고객의 집을 팔아주기 위해 내놓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옆집 이웃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 연락을 받았다. 옆집 이웃은 자신의 장모가 집을 사고 싶어 한다며 높은 관심을 전했다. 그런데 집을 사고 싶다고 하면서도 리스팅 가격과 동떨어진 낮은 가격만 제시하며 셀러의 간만 보는 것이었다.

급기야 이 악질 이웃은 집을 보러 오는 바이어에게 접근해 전 집주인이 마약 거래상으로 아직도 마약을 사려는 사람이 밤낮없이 찾아온다고 거짓말을 하며 적극적인 방해 공작을 펼치기 시작했다. 셀러와 에이전트는 집을 팔기 위해서는 가격을 내리는 수밖에 없다고 판단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리스팅 가격을 인하했고 결국 집을 파는 데 성공했다. 물론 옆집 이웃도 가격을 내렸다는 소식을 듣고 오퍼를 제출했지만, 집은 다른 사람에게 팔린 뒤였다.

◇ 인종 차별형

의도적인지를 알 수 없으나 옆집 이웃의 성향 때문에 집을 파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있다. 한 셀러는 집이 잘 팔린다는 소식에 집을 내놨고 첫 주에만 14명의 바이어가 집을 보고 가는 성과를 올렸다. 그런데 막상 기대했던 오퍼는 한 건도 들어오지 않고 모두 한결같이 옆집 이웃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만 보이는 것이었다.

그래서 집 앞에 나가보니 전에 보지 못했던 ‘남부 연방기’(Confederate Flag)가 이웃집 앞에 펄럭이는 것이 보였다. 그 옆에는 ‘이 깃발이 보인다면 당신은 그 지역에 와있는 것’이라는 사인과 함께 총구가 읽는 사람을 겨냥한 총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남부 연방기는 노예 제도와 인종 차별을 지지하는 상징으로 혐오감을 주는 상징물로 여겨진다.

셀러는 급기야 경찰에 신고했으나 이 셀러 역시 경찰이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는 허무한 답변만 들어야 했다. 이 집이 나중에 팔렸는지 알려지지 않았으나 부동산 관계자들은 셀러가 가격을 내리는 등의 물질적 피해와 정신적 피해가 입었음이 확실하다고 안타까워했다.

◇ 사실 알림형

좋은 의도로 이웃의 주택 판매를 ‘방해’(?)한 이웃도 있다.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인 매물 옆집에 사는 한 부부는 자신의 앞마당에 ‘우리와 상의하지 말고 옆집을 구입하지 마세요’란 다소 의문스러운 사인을 부착했다. 이 부부가 꽂은 사인 영상은 소셜 미디어 틱톡에도 올라와 1,00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부부가 이 같은 사인을 내건 사정은 이러했다. 부부가 구입한 주택은 옆집에서 공사를 진행하는, 이른바 플리핑 투자자가 지은 집으로 구입 후 공사가 날림으로 진행된 것을 알게 됐다. 새로 지은 집이라 문제가 없을 줄 알았는데 수도관, 전기 배선, 드라이 월 등을 교체하기 위해 거의 철거에 가까운 공사를 진행하고 비용도 무려 10만 달러나 들었다고 한다. 부부는 자신이 겪은 악몽과 같은 피해를 다른 바이어가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사인을 부착하게 됐다는 사연도 올렸다.

◇ 대화로 해결 안 되면 법적 조치

이웃이 주택 판매를 방해하는 만나면 가장 먼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이웃과 대화하는 일이다. 껄끄럽더라도 대화에 나서서 이유를 물어보면 의외로 쉽게 해결되는 경우도 있다. 기대했던 반응을 얻지 못하면 HOA 등에 신고해 규정 위반 사항에 해당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 방법마저도 통하지 않으면 법적인 조치를 하는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이웃이 자신을 폄하하는 내용의 사인을 내걸었다면 그 자체만으로는 범죄가 될 수 없지만 그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경우 민사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명예 훼손죄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에 변호사와 상의를 통해 적절한 법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더 큰 피해를 막는 길이다.

[미주 한국일보 –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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