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쭉날쭉 빅테크 실적에 美 침체론까지…하루새 시총 78조 증발

2일 한국 증시는 그야말로 ‘검은 금요일’이었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현·선물을 통틀어 총 2조 7688억 원, 코스닥에서는 현물에서 1501억 원을 각각 팔아치웠다. 그 결과 코스피는 2676.19로 장을 마감해 3.65% 하락했는데 2020년 8월 20일(-3.66%) 이후 근 4년 만에 가장 크게 빠졌다.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78조 5720억 원이 사라졌다. 코스닥도 4.20% 급락해 근 2년 만에 최고 하락률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민감 국면에서 경기 민감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주당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년 8개월여 만에 가장 많아 경기 침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진 게 결정적이었다. 통상적으로 고용지표는 한 번 안 좋아지면 급격히 악화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월가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7월에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은 것이 ‘실기’한 것 아니냐는 진단마저 나왔고 이는 미국 증시 급락, 뒤이은 한국 증시 폭락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실제 코스피 대장주 격인 삼성전자(005930)는 이날 4.21% 하락해 7만 9600원에, SK하이닉스(000660)는 무려 10.40% 폭락한 17만 3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상승한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단 2개 종목에 불과했다. 상승률도 공히 0.75%로 사실상 보합 수준이었다. 반도체·전력·조선 등 실적 우량주로 분류되는 업종 역시 미국발 악재에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줄줄이 하락했다.

이선엽 신한투자증권 영업부 이사는 “지금까지 물가 하락만 대변하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경기 침체 우려가 더해지면서 투자자들에게 불안이 엄습했다”며 “특히 높아진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감에 비해 빅테크들의 실적이 중구난방으로 나오는 바람에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고 있는 게 현재 시장 상황”이라고 짚었다. 염승환 LS투자증권 이사도 “현재 증시 조정은 지난달과 달리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발생한 만큼 시장이 예상하지 못한 시나리오라 제법 충격이 클 수 있다”며 “이전에는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 매물이었다면 지금은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져 기업들의 이익이 꺾일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 중이라 더 부담”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더 답답한 대목은 뉴욕 증시가 과열 상황에서 조정을 겪은 반면 국내는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크지 않았음에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점이다. 지난달부터 이어진 하락 추세를 살펴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7월 16일을 기점으로 이날까지 약 3.9% 하락한 반면 코스피는 지난달 11일을 기점으로 이날까지 7.5% 추락했다. 코스피는 이날 2700대 아래로 떨어져 올 3월 수준으로 회귀했다. 국내 증시가 최근 외국인의 유입에 힘입어 상승해온 만큼 대외 변수에 더욱 취약해졌다는 지적이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 1조 9201억 원의 ‘매물 폭탄’을 쏟아냈다. 지난해 8월 이후 최대치다.

전문가들은 시장에 보수적으로 임하되 경기 변동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종목에 주목할 것을 추천했다. 조정 양상이 과열 기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투매에 나설 상황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은 빅테크 종목들 덕분에 큰 수익을 봤다면 이제는 채권이나 대체자산에도 적절히 분산투자할 때”라면서 “미국의 경기 침체와 상관없이 실적이 기대되는 방산·에너지·조선 등과 금리 인하의 혜택을 볼 수 있는 헬스케어 업종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헬스케어, 은행주, 필수 소비재 등을 꼽았다. 이선엽 이사는 “미국의 경기 둔화가 침체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뜨거웠던 증시가 조정 국면을 맞아 식은 것이기 때문에 다른 업종들로 갈아타기보다는 주도주 중에서 저가 매수의 기회를 엿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된다”고 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급락은 하락장보다는 조정 국면으로 판단된다”면서 “빅테크 기업들의 성장성에 의구심이 든 것은 맞지만 실적이 꺾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과열 조정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IB)들은 빅테크들의 목표주가를 올리는 중이다. 모건스텐리는 지난달 31일 엔비디아를 ‘톱픽(top pick·최우선 매수주)’으로 선정했다. “차세대 칩인 블렉웰로의 수요가 크게 늘고 데이터센터 사업에서의 성장이 기대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제프리스는 1일 마이크로소프트(MS)를 톱픽으로 선정했고 웰스파고도 MS의 목표가를 515달러로 상향했다. IB들은 다만 AI를 활용해 실제 수익 모델을 창출해내는 데 성공한 기업들에 우선적으로 집중하는 모습이다.

서울경제

0
0

TOP 10 NEWS TODAY

오늘 가장 많이 본 뉴스

LATEST TODAY NEWS

오늘의 최신 뉴스

시니어 생활

오피니언 Hot Poll

청취자가 참여하는 뉴스, 당신의 선택은?

타운뉴스

최신 뉴스

애플, AI파트너로 구글 제미나이 낙점…구글 시총 4조달러 돌파

애플이 인공지능(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의 핵심 기반 모델로 구글의 ‘제미나이’를 선택했습니다. 양사는 12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통해, 차세대 애플 파운데이션 모델을 ...

서울시내버스 오늘 첫차부터 무기한 파업…추위속 교통대란 우려

서울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13일 첫차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에 들어가면서 시민들의 출퇴근길 큰 혼란이 예상됩니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과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13일 새벽 1시 ...

돌싱녀는 “밥보다 ‘이것’ 원해요”…재혼 고민 돌싱, 가장 듣고 싶은 프러포즈

재혼을 고민하는 이혼 경험자들이 미래 배우자에게서 가장 듣고 싶은 말로 현실적인 바람이 담긴 프러포즈를 꼽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재혼정보회사 온리유와 결혼정보업체 ...

[속보]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 ‘비위 의혹’ 김병기 제명 결정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이 각종 비위 의혹을 받고 있는 김병기 의원에 대해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을 의결했습니다. 한동수 윤리심판원장은 12일 서울 여의도 ...

머스크·英정부 ‘AI 음란물’ 두고 정면충돌…”표현의 자유” vs “성 착취물”

억만장자 기업가 일론 머스크가 인공지능 딥페이크 음란물 규제에 나선 영국 정부를 향해 “파시스트적”이라며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머스크는 11일 현지시간 자신의 SNS ...

1억 뒷돈 혐의 김경 ‘美 일정 비공개’…경찰 봐주기 수사 논란

[연관기사]1억 뒷돈 혐의 김경 ‘美 일정 비공개’…경찰 봐주기 수사 논란 [서울경제] 무소속 강선우 의원에게 1억 원대 공천헌금을 건넨 혐의를 받는 ...

코로나보다 전파력 6배 강한 ‘홍역’에 난리 난 미국…3일 만에 100명 걸렸다 ‘비상’

트럼프 행정부의 백신 회의론 속에 미국에서 홍역이 다시 대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1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9일 기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홍역 ...

“핵전쟁 임박 신호?”…51년 만에 뜬 美 ‘종말의 날’ 비행기에 전 세계 공포 확산

미국의 핵전쟁 대비 공중지휘통제기 ‘E-4B 나이트워치’가 돌연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전 세계적으로 긴장감이 확산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와 LA타임스에 따르면 미 공군 E-4B 나이트워치는 ...

미네소타 시위 확산에 美 강경 대응… 요원 추가 파견·의원들 방문권도 차단

미국 미네소타주(州)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의 총격으로 30대 여성이 사망한 사건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하자 연방정부가 강경 대응에 ...

ICE 총격 사건 옹호한 포틀랜드 경찰관, 직무에서 배제 논란…

연방 요원의 시민 사살을 옹호한 포틀랜드 경찰관 발언이 공개되며 지역사회 신뢰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습니다. 미국 포틀랜드 경찰관이 미네소타 ICE 요원의 ...

히잡 벗고 지도자 사진 태워 ‘담뱃불’로… 이란 여성 ‘저항 상징’ 떠오른 그 영상

대규모 반(反)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사진을 불태워 담배를 피우는 한 여성 영상이 '저항의 상징'으로 ...

내 개인정보 모두 다크웹에?… 지금 당장 해야 할 일들

최근 개인정보가 다크웹에 유출됐다는 통보를 심심치 않게 받게 된다. 은행이나 개인정보 보안 모니터링 서비스에서 이 같은 이메일을 받았다면, 나만의 문제가 ...

“집 앞까지 내려온 코요테, 반려견 노린다…주민 불안 고조”

남가주 주택가 곳곳에서 코요테 공격으로 반려견이 숨지는 등 야생동물 침입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남가주 주택가에서 코요테 출몰이 급증하면서 주민 안전 우려가 ...

“모기지 금리 인하 위해 2,000억달러 투입”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8일 주택 구매 부담을 낮추기 위해 국책모기지기관인 패니메와 프레디맥에 2,000억 달러 규모의 모기지 채권 매입을 지시했다. 정부는 ...

LA통합교육구 개학과 함께 스마트폰 전면 금지 시작

캘리포니아 공립학교들이 스마트폰 완전 차단에 나서며 교육 현장의 디지털 의존도를 끊어내는 실험이 시작됐습니다. 캘리포니아주 LA통합교육구를 비롯한 공립학교들이 겨울방학을 마치고 개학하면서 ...

더욱 건강한 새해 위한 시니어 생활 ‘웰빙 실천’ 습관 7가지

워싱턴포스트(WP)의 웰빙(Well+Being) 팀은 매일 건강 증진을 위한 과학적 조언을 공유한다. 우리는 영양, 운동, 인지, 정신 건강, 수면과 같은 주제에 대해 ...

“집값보다 무서운 유지비”… 올해도 재산세·보험료↑

고정 금리라는 안락한 방패 뒤에 숨어있던 ‘재산세와 보험료’라는 복병이 마침내 가계의 숨통을 조이기 시작했다. 한때 내 집 마련의 예측 가능성을 ...

LA 한인 유치원, 아동 성추행 의혹 소송 휘말려…학부모 “신고 대신 회유”

LA 한인타운 유치원에서 4세 여아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지만 원장이 경찰 신고 대신 가해 교사와 피해 아동의 직접 대면을 제안해 논란이 ...

“한인 프리스쿨서 4세 여아 성추행 피해” 주장

LA 한인타운에 위치한 한인 운영 프리스쿨에서 4세 여아가 교사로부터 성적으로 부적절한 접촉을 당했다는 주장을 담은 민사소송이 LA 법원에 제기됐다고 온라인 ...

재외국민 4분의 1이 노인 ‘초고령 사회’

재외국민 사회의 노인 인구 비율이 집계 이래 처음으로 25%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외국민 사회의 늙어가는 속도는 전체 한국 사회보다 가파른 ...

새해 통신·구독료 줄이자… 휴대전화·인터넷 요금 점검부터

각종 요금이 슬금슬금 오르고 있지만 시간을 내서 자세히 확인하지 않으면 요금이 오르는지도 모를 때가 많다. 따라서 올해 결심으로 통신비와 각종 ...

LA 한인타운 가로등 ‘암흑 지대’… 느슨한 치안 틈타 구리선 절도 기승

구리선 절도가 연쇄 발생하며 LA 한인타운 밤거리가 암흑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LA 한인타운 일대 가로등이 구리선 절도로 연쇄 피해를 입고 ...

H-1B 비자 등 최대 3천달러 육박… 이민 신청 급행 수수료 또 오른다

미국 취업·유학 비자 급행 처리비가 3천 달러 근처까지 치솟으며 외국인들의 부담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 이민서비스국이 주요 취업 비자와 유학생 ...

트럼프 “이민자 시민권도 박탈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귀화 시민권 박탈을 기존 대비 180배 늘리겠다는 강경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귀화 시민권자에 대한 대대적 박탈 ...

LA, 성매매 근절 총력전…감시카메라·차량 압수까지 동원

LA 당국이 감시카메라와 차량 압수까지 동원해 성매매 단속에 총력전을 선포했습니다. LA 당국이 길거리 매춘과 인신매매 근절을 위해 대대적인 단속을 강화하고 ...

트럼프의 그린란드 장악 위협에 영국이 병력 배치 검토

트럼프의 그린란드 군사 위협이 나토 내부 균열을 부르자, 영국이 동맹 붕괴를 막는 중재자 역할에 나섰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령 ...

[속보]트럼프, 이란 유혈 진압 속 군사 공격 검토

이란 반정부 시위 진압을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 옵션 검토와 이란의 선제공격 경고가 맞부딪히며 중동 전역이 긴장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

트럼프, 오바마케어 보조금 법안 거부권 위협

트럼프의 거부권 경고로 2천만 명 건강보험료 폭탄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바마케어 강화 보조금 3년 연장 ...

LA에서 트럭이 시위대로 돌진,이란 정권 규탄 시위 세계 곳곳으로 확산

이란에서 대규모 유혈 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 정권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는 시위가 세계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11일, 미국 워싱턴DC와 로스앤젤레스에서는 ...

“혹시 내가 암인가?”…40대 넘으면 급증한다는 ‘이것’, 전문가 말하는 위험 신호

대장내시경 검사 후 “용종이 있다”는 말을 들으면 암부터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 용종은 비교적 흔히 발견되는 소견 중 ...

경제 • IT

칼럼 • 오피니언

국제

한국

LIFESTYLE

K-NOW

K-NEWS

K-BI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