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러시아 선수와 악수 거부한 그 검객…우크라에 감격의 첫 메달

올하 하를란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펜싱 간판 하를란, 최세빈 꺾고 여자 사브르 동메달

러시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의 첫 올림픽 메달

“조국과 조국 지키는 이들 위한 메달…금메달과 같다”

 “정말, 정말로, 너무나 소중해요. 그 사태 이후 우리가 딴 첫 번째 메달이잖아요. 금메달이랑 같은 거예요. 아니, 금메달보다도 값진 것 같아요.”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경기가 열리는 그랑 팔레의 공동취재구역에서 30일(한국시간) 만난 우크라이나 기자 이리나 코지우파는 이렇게 말하고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우크라이나를 대표하는 검객 올하 하를란이 이날 파리 올림픽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땄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접전 끝에 우리나라의 최세빈(전남도청)을 15-14로 눌렀다.

하를란의 동메달이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어떻게 다가오는지 묻자마자 코지우파 기자는 울컥했는지 몇 초간 탄성만 내뱉었다. 그러고는 어렵게 몇 문장을 만들어낸 후 계속 울었다.

하를란의 동메달은 2022년 2월 러시아가 영토를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가 치른 첫 번째 올림픽에서 거둔 첫 번째 메달이다. 2년 5개월이 넘은 지금까지도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전쟁 중이다.

동메달을 사이에 둔 검객의 대결

동메달을 사이에 둔 검객의 대결

(파리=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사브르 여자 개인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최세빈이 우크라이나 올가 카를란이 대결을 펼치고 있다.

자신이 딴 메달의 가치를 안 하를란은 15점째를 낸 후 감격에 차 오열했다. 무릎을 꿇더니 잠시 손으로 입을 가렸고, 우크라이나 국기가 그려진 마스크를 벗고 거기에 입을 맞췄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겪은 수난을 아는 관중들은 1만3천500㎡가량 면적을 자랑하는 그랑 팔레 중앙홀이 떠나갈 듯이 박수치고 함성을 질렀다.

하를란은 우크라이나의 ‘국민 검객’이다. 2008년 베이징,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단체전에서 금, 은메달을 땄다.

2012년 런던과 2016년 리우 올림픽 개인전에서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가 최근 우크라이나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건 ‘악수 거부’ 사건 때문이다.

하를란은 지난해 7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64강전에서 러시아 출신 선수인 안나 스미르노바를 15-7로 물리쳤다.

기뻐하는 올하 하를란
기뻐하는 올하 하를란[로이터=연합뉴스]

경기 종료 후 마주 선 스미르노바가 다가가 악수하려 했으나 하를란은 자신의 검을 내민 채 거리를 뒀고, 악수는 하지 않은 채 피스트를 벗어났다.

규정상 의무로 명시된 악수를 하지 않은 하를란은 실격당했다.

이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 실격으로 파리 올림픽 출전에 필요한 세계랭킹 포인트를 딸 기회가 사라진 하를란에게 올림픽 출전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전까지 개인전에서는 동메달만 딴 하를란은 최세빈에게 5-11까지 끌려가며 이번 대회 메달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침착하게 기지를 발휘해 15-14로 역전을 이뤄내면서 우크라이나에 귀중한 동메달을 가져왔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 하를란이 나타나자 우크라이나 기자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격하게 환영했다. 하를란도 함께 소리치며 감격의 순간을 공유했다.

올하 하를란
올하 하를란[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언론뿐 아니라 역사적인 순간을 취재하려는 전 세계의 기자들이 몰려 잠시 통행이 불가능해질 정도로 공동취재구역이 꽉 막히기도 했다.

환희에 찬 우크라이나 매체들과 자국어로 먼저 인터뷰한 후 다시 외신들을 위해 영어로 말한 하를란은 “(이번 동메달은) 정말 특별하다. 믿을 수가 없다”며 “조국을 위한 메달이고, 우크라이나를 지키는 사람들을 위한 메달”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기 오지 못한 선수들, 러시아에 의해 죽은 선수들을 위한 메달”이라며 “여기로 온 선수들에게는 참 좋은 출발로 느껴질 거다. 조국이 전쟁 중인 가운데 (대회에) 출전하는 건 정말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이 동메달이 금메달만큼 가치 있다고 한 코지우파 기자처럼 하를란도 “모든 메달이 금메달과 같다. 무슨 메달인지는 신경 쓰지 않는다. 이건 금메달”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경기 직후 마스크와 피스트에 입 맞춘 순간을 돌아보며 “이건 내가 따낸 5번째 메달이다. 그저 내가 해냈다는 생각에 감사했던 것뿐”이라고 웃었다.

인사하는 올가 하를란
인사하는 올가 하를란
0
0

TOP 10 NEWS TODAY

오늘 가장 많이 본 뉴스

LATEST TODAY NEWS

오늘의 최신 뉴스

시니어 생활

오피니언 Hot Poll

청취자가 참여하는 뉴스, 당신의 선택은?

타운뉴스

최신 뉴스

애플, AI파트너로 구글 제미나이 낙점…구글 시총 4조달러 돌파

애플이 인공지능(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의 핵심 기반 모델로 구글의 ‘제미나이’를 선택했습니다. 양사는 12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통해, 차세대 애플 파운데이션 모델을 ...

서울시내버스 오늘 첫차부터 무기한 파업…추위속 교통대란 우려

서울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13일 첫차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에 들어가면서 시민들의 출퇴근길 큰 혼란이 예상됩니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과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13일 새벽 1시 ...

돌싱녀는 “밥보다 ‘이것’ 원해요”…재혼 고민 돌싱, 가장 듣고 싶은 프러포즈

재혼을 고민하는 이혼 경험자들이 미래 배우자에게서 가장 듣고 싶은 말로 현실적인 바람이 담긴 프러포즈를 꼽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재혼정보회사 온리유와 결혼정보업체 ...

[속보]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 ‘비위 의혹’ 김병기 제명 결정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이 각종 비위 의혹을 받고 있는 김병기 의원에 대해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을 의결했습니다. 한동수 윤리심판원장은 12일 서울 여의도 ...

머스크·英정부 ‘AI 음란물’ 두고 정면충돌…”표현의 자유” vs “성 착취물”

억만장자 기업가 일론 머스크가 인공지능 딥페이크 음란물 규제에 나선 영국 정부를 향해 “파시스트적”이라며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머스크는 11일 현지시간 자신의 SNS ...

1억 뒷돈 혐의 김경 ‘美 일정 비공개’…경찰 봐주기 수사 논란

[연관기사]1억 뒷돈 혐의 김경 ‘美 일정 비공개’…경찰 봐주기 수사 논란 [서울경제] 무소속 강선우 의원에게 1억 원대 공천헌금을 건넨 혐의를 받는 ...

코로나보다 전파력 6배 강한 ‘홍역’에 난리 난 미국…3일 만에 100명 걸렸다 ‘비상’

트럼프 행정부의 백신 회의론 속에 미국에서 홍역이 다시 대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1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9일 기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홍역 ...

“핵전쟁 임박 신호?”…51년 만에 뜬 美 ‘종말의 날’ 비행기에 전 세계 공포 확산

미국의 핵전쟁 대비 공중지휘통제기 ‘E-4B 나이트워치’가 돌연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전 세계적으로 긴장감이 확산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와 LA타임스에 따르면 미 공군 E-4B 나이트워치는 ...

미네소타 시위 확산에 美 강경 대응… 요원 추가 파견·의원들 방문권도 차단

미국 미네소타주(州)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의 총격으로 30대 여성이 사망한 사건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하자 연방정부가 강경 대응에 ...

ICE 총격 사건 옹호한 포틀랜드 경찰관, 직무에서 배제 논란…

연방 요원의 시민 사살을 옹호한 포틀랜드 경찰관 발언이 공개되며 지역사회 신뢰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습니다. 미국 포틀랜드 경찰관이 미네소타 ICE 요원의 ...

히잡 벗고 지도자 사진 태워 ‘담뱃불’로… 이란 여성 ‘저항 상징’ 떠오른 그 영상

대규모 반(反)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사진을 불태워 담배를 피우는 한 여성 영상이 '저항의 상징'으로 ...

내 개인정보 모두 다크웹에?… 지금 당장 해야 할 일들

최근 개인정보가 다크웹에 유출됐다는 통보를 심심치 않게 받게 된다. 은행이나 개인정보 보안 모니터링 서비스에서 이 같은 이메일을 받았다면, 나만의 문제가 ...

“집 앞까지 내려온 코요테, 반려견 노린다…주민 불안 고조”

남가주 주택가 곳곳에서 코요테 공격으로 반려견이 숨지는 등 야생동물 침입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남가주 주택가에서 코요테 출몰이 급증하면서 주민 안전 우려가 ...

“모기지 금리 인하 위해 2,000억달러 투입”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8일 주택 구매 부담을 낮추기 위해 국책모기지기관인 패니메와 프레디맥에 2,000억 달러 규모의 모기지 채권 매입을 지시했다. 정부는 ...

LA통합교육구 개학과 함께 스마트폰 전면 금지 시작

캘리포니아 공립학교들이 스마트폰 완전 차단에 나서며 교육 현장의 디지털 의존도를 끊어내는 실험이 시작됐습니다. 캘리포니아주 LA통합교육구를 비롯한 공립학교들이 겨울방학을 마치고 개학하면서 ...

더욱 건강한 새해 위한 시니어 생활 ‘웰빙 실천’ 습관 7가지

워싱턴포스트(WP)의 웰빙(Well+Being) 팀은 매일 건강 증진을 위한 과학적 조언을 공유한다. 우리는 영양, 운동, 인지, 정신 건강, 수면과 같은 주제에 대해 ...

“집값보다 무서운 유지비”… 올해도 재산세·보험료↑

고정 금리라는 안락한 방패 뒤에 숨어있던 ‘재산세와 보험료’라는 복병이 마침내 가계의 숨통을 조이기 시작했다. 한때 내 집 마련의 예측 가능성을 ...

LA 한인 유치원, 아동 성추행 의혹 소송 휘말려…학부모 “신고 대신 회유”

LA 한인타운 유치원에서 4세 여아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지만 원장이 경찰 신고 대신 가해 교사와 피해 아동의 직접 대면을 제안해 논란이 ...

“한인 프리스쿨서 4세 여아 성추행 피해” 주장

LA 한인타운에 위치한 한인 운영 프리스쿨에서 4세 여아가 교사로부터 성적으로 부적절한 접촉을 당했다는 주장을 담은 민사소송이 LA 법원에 제기됐다고 온라인 ...

재외국민 4분의 1이 노인 ‘초고령 사회’

재외국민 사회의 노인 인구 비율이 집계 이래 처음으로 25%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외국민 사회의 늙어가는 속도는 전체 한국 사회보다 가파른 ...

새해 통신·구독료 줄이자… 휴대전화·인터넷 요금 점검부터

각종 요금이 슬금슬금 오르고 있지만 시간을 내서 자세히 확인하지 않으면 요금이 오르는지도 모를 때가 많다. 따라서 올해 결심으로 통신비와 각종 ...

LA 한인타운 가로등 ‘암흑 지대’… 느슨한 치안 틈타 구리선 절도 기승

구리선 절도가 연쇄 발생하며 LA 한인타운 밤거리가 암흑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LA 한인타운 일대 가로등이 구리선 절도로 연쇄 피해를 입고 ...

H-1B 비자 등 최대 3천달러 육박… 이민 신청 급행 수수료 또 오른다

미국 취업·유학 비자 급행 처리비가 3천 달러 근처까지 치솟으며 외국인들의 부담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 이민서비스국이 주요 취업 비자와 유학생 ...

트럼프 “이민자 시민권도 박탈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귀화 시민권 박탈을 기존 대비 180배 늘리겠다는 강경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귀화 시민권자에 대한 대대적 박탈 ...

LA, 성매매 근절 총력전…감시카메라·차량 압수까지 동원

LA 당국이 감시카메라와 차량 압수까지 동원해 성매매 단속에 총력전을 선포했습니다. LA 당국이 길거리 매춘과 인신매매 근절을 위해 대대적인 단속을 강화하고 ...

트럼프의 그린란드 장악 위협에 영국이 병력 배치 검토

트럼프의 그린란드 군사 위협이 나토 내부 균열을 부르자, 영국이 동맹 붕괴를 막는 중재자 역할에 나섰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령 ...

[속보]트럼프, 이란 유혈 진압 속 군사 공격 검토

이란 반정부 시위 진압을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 옵션 검토와 이란의 선제공격 경고가 맞부딪히며 중동 전역이 긴장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

트럼프, 오바마케어 보조금 법안 거부권 위협

트럼프의 거부권 경고로 2천만 명 건강보험료 폭탄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바마케어 강화 보조금 3년 연장 ...

LA에서 트럭이 시위대로 돌진,이란 정권 규탄 시위 세계 곳곳으로 확산

이란에서 대규모 유혈 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 정권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는 시위가 세계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11일, 미국 워싱턴DC와 로스앤젤레스에서는 ...

“혹시 내가 암인가?”…40대 넘으면 급증한다는 ‘이것’, 전문가 말하는 위험 신호

대장내시경 검사 후 “용종이 있다”는 말을 들으면 암부터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 용종은 비교적 흔히 발견되는 소견 중 ...

경제 • IT

칼럼 • 오피니언

국제

한국

LIFESTYLE

K-NOW

K-NEWS

K-BI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