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 사망 충동 호소”..마약류 처방 의사 증인 출석

유아인 /사진=스타뉴스

의사 오 씨가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의 마약 투약 혐의 재판 증인으로 나서면서 그에게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한 이유를 증언했다.

14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1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유아인과 그의 지인 최 씨의 다섯 번째 재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은 약 두 시간 동안 오 씨의 증인 신문으로 이뤄졌다. 또 다른 의사인 황 씨도 참석 예정이었으나 불출석하면서 재판부는 황 씨에게 과태료 300만 원을 부과했다.

유아인은 한층 더 짧아진 헤어스타일에 검은색 정장을 입고 변호인들과 법정에 나타났다. 그는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나”라는 취재진의 물음에 “여태까지 알려진 것과 같다. 매번 긴 말씀 못 드려 죄송하다”라고 대답했다.

유아인은 2021년 7회, 2022년 12회, 2023년 5회, 오 씨의 병원에 내원해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오 씨가 유아인을 처음 만난 날은 2021년 6월 29일이다. 유아인은 또 다른 의사의 소개로 오 씨의 병원을 추천받아 내원했다.

오 씨는 “유아인이 처음 내원하기 전까지는 유명한 배우인 것만 알았지, 사적으로는 몰랐다”면서 “따로 연락하거나 사적으로 만난 적은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유아인이 처음 내원했던 당시 자신의 우울증과 불면증을 어떻게 설명했는지 묻자 “‘예전부터 있었다’, ‘이전에도 치료를 받았지만 효과가 없었다’는 식으로 말했던 걸로 기억한다. 특히 ‘스틸녹스를 전보다 많이 먹게 되는 것 같다’면서 ‘내가 생각해도 문제라고 생각하고, 고치고 싶어서 내원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말이 기억나는 이유는 정신과 의사로서 환자들이 어떤 약에 의존하는 것 같아 치료하고 싶다고 말하면 기특하다는 생각이 든다. 적극적으로 치료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오 씨는 2021년 6월 29일부터 유아인의 마약 불법 투약 혐의가 알려진 지난해 초까지 이뤄진 진료에 대해 “증상이 좋아졌다 나빠졌다 반복하고 있다. 만성적인 무기력감, 우울감 등도 있었고 불안하고 초조하고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도 했었다.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 항상 도망치고 싶다는 말도 했다. 죽음에 대한 생각들도 예전터 쭉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오 씨에 따르면, 해당 병원에는 유아인 뿐만 아니라 다른 유명인 혹은 연예인들도 내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증상들이 만성적으로 보여졌다. 특이사항이라고 하면 상담할 때 면담 시간이 굉장히 길었다. 다른 연예인들은 ‘수면만 조절해달라’, ‘공황장애만 조절해달라’ 등 약물 처방 위주로만 얘기했다면 유아인은 처음 왔을 때부터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 정도 상담했던 기억이 있다. 본인 내면의 이야기, 우울감 등의 증상들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편이었다”면서 유아인과 다른 연예인들의 차별점을 언급했다.

오 씨는 유아인에게 마약류를 처방한 이유로 ‘사망 충동 호소’를 주장했다. 실제로 유아인이 오 씨의 병원에 최초 내원한 당시의 진료 기록을 살펴보면 ‘지속적으로 사망 사고를 포함한 우울감 호소함’이라고 적혀있다. 오 씨는 유아인이 두 번째로 내원한 7월 1일은 물론, 7월 6일에도 ‘사망 사고를 포함한 우울감 호소함’이라고 기록했다.

특히 오 씨는 2022년 4월 29일, 유아인이 오랜만에 내원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얼굴을 봤을 때도 체중이 엄청 빠져있는 상태였다. 사망 충동이 늘었더라. (유아인이) ‘안절부절 못 하겠다’, ‘불안하다’, ‘집중이 안 된다’, ‘산만하다’라고 말해서 차트에도 작성했다. 그런 증상 때문에 불안을 조절하는 약을 드렸던 걸로 기억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씨는 “조금 더 정기적으로 내원한다고 말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이전에는 스케줄이 바쁘셔서 일주일 혹은 이주일 뒤에 내원했다면 이제는 일정에 딱딱 맞춰서 온다. 지난해 초, 이번 사건이 유아인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유발한 건 맞으니까 2주 만에 내원했다가 이후 안정되면 3주마다 오고 지금은 4주마다 온다. 자주보다는 정기적으로 온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면서 현재 유아인이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모든 재판이 끝난 후, 유아인 팬으로 보이는 여성 다섯 명은 유아인의 재판이 이뤄진 서울중앙지법 동관 358호 앞에서 유아인이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약 두 시간이 넘는 재판이 끝나고 문이 열리자 그들은 유아인을 배웅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이후 유아인을 태우기 위해 대기 중인 차량 앞에서 유아인을 기다리던 그들은 유아인이 나타나자 선물 증정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한 팬은 유아인에게 “선물이다”라며 큰 쇼핑백 봉투와 편지로 보이는 선물을 건넸고, 유아인은 고개를 숙이며 팬들의 선물을 받았다.

특히 또 다른 팬은 차에 탑승 중인 유아인의 뒷모습을 향해 “잘 챙겨드세요. 하쿠나 마타타”라며 유아인을 응원했다. ‘하쿠나 마타타’는 스와힐리어로 ‘문제 없다’, ‘모든 근심과 걱정은 떨쳐버려라’라는 뜻이다.

다섯 명 중 두 명은 지난달 16일 이뤄진 유아인의 네 번째 재판에도 참석한 인물이다. 당시 두 사람은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 얼굴을 가린 채 양손에 “다 잘 될 거야. 힘내요”, “우리는 언제나 아인 편”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유아인을 맞이한 바 있다.

유아인은 지난해 10월 프로포폴 상습 투약, 타인 명의 수면제 불법 처방 매수, 대마 흡연 및 교사, 증거 인멸 교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최 씨에게는 대마 흡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보복협박), 범인도피죄 등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에 따르면, 유아인은 2020년 9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서울 일대 병원에서 의료용 프로포폴을 181회 상습 투약하고 2021년 5월부터 2022년 8월까지 44회에 걸쳐 다른 사람의 명의로 수면제를 불법 처방받았다. 앞서 경찰과 검찰은 한 차례씩 유아인의 구속을 시도했지만 모두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됐다.

유아인은 지난해 12월 첫 공판에서 대마 흡연 혐의만 인정, 대마 흡연 교사·증거 인멸 교사·마약류 관리법 위반 방조·해외 도피 등 혐의는 “전반적으로 다투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프로포폴 외 또 다른 약물 투약 혐의에 대해서도 “과장된 부분이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헤어 유튜버 김 씨에게 대마 흡연과 증거 인멸을 교사한 혐의에 대해서는 “대마를 권유하거나 건네지 않았다”면서 “문자 메시지 삭제를 지시한 적 없고, 해당 메시지가 형사 사건의 증거로 볼 수 없다. 증거가 맞더라도 본인의 형사 사건 증거를 삭제한 것이어서 증거 인멸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나는 정확히 부인한다. 김 씨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낸 적이 없다”라고 부인했다.

다음 공판은 6월 18일 오후 2시다.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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