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32강은 가지만 16강은 쉽지 않다” 전문가들 전망 [2026 도전 월드컵]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스타뉴스]

“원정 대회 가장 좋은 성적이 16강이었다. 그보다 더 나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겠다.”

홍명보(57) 감독은 2024년 7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취임 기자회견에서 ‘북중미 월드컵 8강’을 목표로 제시했다. 지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와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회에서 이룬 원정 16강을 넘어 한국축구 새 역사를 쓰겠다는 출사표였다. 출범 당시부터 이어진 거센 비판을 뒤집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뤄내야 할 목표이기도 했다.

한국은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유럽축구연맹(UEFA) 플레이오프(PO) 패스 D 승자(덴마크·체코·아일랜드·북마케도니아)와 조별리그 A조에 속했다. 대회 참가팀 수가 확대되면서 조 1·2위만 토너먼트에 오르던 이전 대회들과 달리 각 조 1·2위는 물론 12개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상위 8개 팀도 토너먼트에 오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넓어진 토너먼트 관문만큼 홍명보호의 조별리그 통과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다만 단판 승부로 펼쳐지는 토너먼트는 32강전부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데 입을 모은다. 홍명보호의 8강 목표 달성을 위해선 32강과 16강, 토너먼트에서 두 차례 승리가 필요하지만 토너먼트 첫 승조차 쉽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다. 그 중심엔 월드컵을 5개월여 앞둔 시점조차 여전히 ‘물음표’로 남아 있는 홍명보호 전술이 자리 잡고 있다.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은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한국의 북중미 월드컵 성적은 32강까지 본다”면서 “조별리그를 몇 위로 통과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조 3위까지 (진출권이) 주어지는 시스템에서는 토너먼트에는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 조 1위는 조금 어려워 보이고, 1승 1무 1패면 베스트가 아닐까 싶다. 1승 2패가 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박 위원은 “조 2위나 3위로 토너먼트에 올라가게 되면 다른 조 1위 또는 2위와 붙는다. 32강 단판 승부에서 현재 보여주는 (대표팀) 경기력으로는 더 올라가기 어렵다고 본다”면서 “사실 한국은 역대 월드컵 본선에서 챔피언의 위치가 아닌 챌린저 입장이었다. 도전하는 입장에선 선수 개인 능력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선수 개인으로 월드컵 본선에서 체급 차로 누를 만한 상대는 많지 않다”고 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결국 사령탑의 전술이 중요하다. 그러나 박문성 위원은 “홍명보 감독에 대한 기대치가 그렇게 높은 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선수의 체급 차를 누르지 못한다면 결국 전술 싸움”이라면서 “때문에 단판 승부로 펼쳐지는 토너먼트에서는 (한국의 성적은) 32강 정도까지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환 해설위원 역시 “기대하는 성적은 월드컵 16강이지만, 냉정하게 바라본 한국 대표팀의 예상 성적은 32강”이라며 박 위원과 의견을 같이했다.

김 위원은 스타뉴스를 통해 “조별리그는 2위 정도로 통과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토너먼트에선 무조건 대진표가 중요하다. 만약 A조 2위일 경우 B조 2위와 만나게 된다. 스위스나 캐나다, UEFA PO 통과를 전제로 이탈리아를 만날 수도 있는데 모두 쉽지 않은 상대”라고 분석했다.

이어 김 위원은 “한국의 메인 전술은 무엇인가, 메인 포메이션은 무엇인가, 그 전술로 월드컵 무대에서 1승 이상을 거둘 수 있는가 등을 남은 5개월 간 깊게 고민해야 한다”면서 “우리가 하고자 하는 축구를 할지, 상대에 맞춰 축구를 할지 아주 심도 있는 고민과 확실한 결정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두 전문가 모두 한국의 조별리그 통과는 우선 낙관했지만, 그럼에도 방심할 수는 없다고도 입을 모았다. 수월하기보다는 오히려 까다로운 조라는 것이다. 조별리그 3경기 모두 멕시코에서 치르는 만큼 고지대 등 환경적인 요인들도 홍명보호가 극복해야 할 변수로 꼽혔다.

김환 위원은 “A조에 대한 전체적인 느낌은 아주 강한 상대는 없지만 그렇다고 쉬운 상대도 없는 까다로운 조 편성”이라면서 “멕시코의 경우 역대 전적도 열세(4승 3무 8패)이고 월드컵 본선 맞대결(2패)에서도 한국이 다 졌다. 멕시코가 최근 경기력이 떨어져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 대표팀도 사실 좋은 편은 아니다.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멕시코를 능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경기도 고지대에서 열리는데, 고지대에서 나고 자란 선수들이 평생 적응한 것과 우리 선수들이 몇 주 적응하는 건 차이가 확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문성 위원도 “A조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은은한 죽음의 조’다. 팀 간 격차가 의외로 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조별리그가) 멕시코에서 열리기 때문에 무더위나 습도, 고지대 등 환경적인 요인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런 변수가 많다는 건 조에서 가장 약한 팀도 반전을 만들어낼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잘 활용한다면 조 최약체로 평가받는 남아공이 사고를 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사실 홍명보호 전술 구상이나 선수 선발은 거의 끝났다고 본다. 추가적인 서프라이즈 선수 선발은 없을 것으로 보이고, 전술 변화가 갑자기 있기에도 물리적으로 시간이 너무 적다”면서 “선수 변화, 전술 변화가 없다면 중요한 건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선수들의 컨디션과 부상 관리가 중요하고, 두 번째는 복잡한 것 말고 우리가 본선에서 쓸 수 있는 패턴 플레이 몇 개를 집중해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전문가들은 첫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조별리그 통과를 위해서는 UEFA PO 패스 D 승자와 격돌하는 조별리그 1차전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데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무조건 (UEFA PO 패스 D 승자와의) 1차전을 잡아야 한다. 1승만 해도 조 3위로 32강에 오를 가능성이 큰 대회라 처음부터 승점 3점을 따는 게 중요하다. 2차전이 가장 어려운 멕시코와 경기라 1차전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2차전까지 성과를 내지 못하면 3차전 남아공전이 매우 부담스러워진다”고 짚었다.

김환 위원도 “1차전에서 지면, 2차전이 멕시코전이기 때문에 큰일 날 수도 있다. 지금까지 (한국의) 역대 월드컵에서도 1차전에서 승점을 따느냐, 못 따느냐가 조별리그 통과 분수령이었다”면서 “우리는 (UEFA PO가 끝나는) 4월 1일까지 1차전 상대를 아직 모른다는 점이 문제다. 가장 유력한 게 덴마크인데 결코 쉬운 상대는 아니다. 첫 경기를 이겨야 하는데 부담감이 상당히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신들의 경우 한국 대표팀의 32강 진출은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다만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대부분 외신은 한국이 A조 3위에 처진 뒤 다른 조 3위와 성적 비교를 통해 가까스로 토너먼트에 오를 거라는 전망에 무게를 더 싣고 있다. 조 2위 안에 들어 32강에 직행할 것이라는 예상은 사실상 ESPN 예측이 유일할 정도다. A조 판도 자체가 매우 치열한 구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 한국이 멕시코나 덴마크에 확실하게 앞선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맞물린 예상이다.

미국 매체 NBC 스포츠는 월드컵 본선 조 추첨 직후 A조 판세를 분석하면서 멕시코와 UEFA PO 승자, 그리고 한국 순으로 조 1~3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이 조 3위로 처지되 다른 3위 팀과 성적 비교를 통해 32강에는 진출할 것으로 봤다. 영국 기브미스포츠, 축구 통계 매체 풋볼 미츠 데이터 등도 한국을 A조 3위로 평가하면서도 넓어진 토너먼트 관문 덕분에 32강에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는 자체적으로 매긴 파워랭킹 점수에서 멕시코에 77.2점, 한국은 74.6점을 줬다. UEFA PO 통과가 유력한 덴마크는 78.9점으로 멕시코, 한국보다 더 전력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옵타는 “A조에 속하는 모든 팀은 저마다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면서 “가장 예측이 불가능한 조”라고 부연했다.

이밖에 미국 매체 더블레이징 머스킷은 “(한국이 속한) 조별리그 A조는 6경기 중 4~5경기에서 무승부가 나올 수도 있다. 이상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은은한 죽음의 조’ 또는 ‘까다로운 조 편성’이라는 국내 전문가들의 평가와 맞닿아 있다.

아직 UEFA PO나 대륙간 PO가 진행되지 않은 데다, 32강 체제가 되면서 토너먼트 대진 경우의 수가 워낙 많아져 토너먼트 성적까지 예측한 외신은 거의 없다. 대신 결국 토너먼트 성적이 중요한 월드컵 우승 확률이나 도박사들의 우승 배당률이 한국의 토너먼트 성적을 가늠할 지표가 될 수 있다.

옵타는 한국의 우승 확률을 0.3%로 예측했다. 전체 참가국 중 공동 26위다. 스쿼카에 따르면 한국의 북중미 월드컵 우승 배당률은 전체 34번째에 해당하는 501배에 달했다. 홍명보호가 32강에는 가더라도, 16강 진출은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국내 전문가들 분석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치다.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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