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최초+최고’ 안세영, ‘허벅지 내리치는 투혼’→왕중왕전도 석권… ‘11회 우승’ 역대 최초 상금 100만 달러 돌파

안세영 /사진=스타뉴스

안세영(23·삼성생명)이 역사상 단일 시즌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왕중왕전 성격의 월드투어 파이널스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배드민턴 역사를 새로 써냈다.

여자 단식 세계 1위 안세영은 21일(현지시간) 중국 항저우의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2위 왕즈이(중국)를 상대로 2-1(21-13, 18-21, 21-10)로 제압했다.

올 시즌 앞서 10차례 정상에 올랐던 안세영은 월드투어 랭킹 상위 8명만 출전하는 ‘왕중왕전’격 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해 배드민턴 역사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15번 출전한 단식 국제 무대에서 11번째 우승을 차지했고 이는 여자 선수로는 최초이자 2019년 일본의 모모타 겐토가 세운 최다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로써 안세영은 또 다른 기록까지 달성했다. 올 시즌 상금으로만 100만 달러(약 14억 8100만원)를 돌파하는 세계 최초의 선수가 된 것. BWF는 결승전을 예고하며 “안세영은 HSBC BWF 월드투어 파이널 2025 참가 전까지 총상금 76만 3175달러(약 11억 3000만원)를 기록했으며 우승 상금 24만 달러(약 3억 5500만원)를 받게 되면 100만 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며 “안세영은 이미 한 시즌 최다 상금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두 번째로 많은 상금을 받은 선수는 역시 올해 50만 5465달러를 기록한 왕즈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안세영은 올 시즌 치른 77경기 중 73승을 거둬 94.8%의 승률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는 배드민턴 레전드인 린단(2011년), 리충웨이(2010년)의 92.75%를 웃도는 수치다. 2022년 남자 단식의 빅토르 악셀센의 94.44%도 넘어 남녀를 통틀어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조별리그에서 3전 전승을 거둔 안세영은 4강에서 다시 만난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2-0으로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에서 만난 왕즈이는 안세영이 역대 상대 전적에서 15승 4패로 압도적 우위를 보인 선수다. 올해 치른 7번의 대결에선 안세영이 모두 승리했다.

1게임 3-2로 앞선 상황에서 완벽한 대각 스매시로 왕즈이를 얼어붙게 만들었지만 이후 위기를 맞이했다. 긴 랠리 끝에 고개를 숙인 안세영은 역전을 허용했고 6연속 실점하며 4-8까지 끌려갔다. 이날 최대 위기 상황이었다.

그러나 안세영은 곧바로 돌파구를 찾아냈다. 완벽한 거리 조절과 유연한 경기 운영, 상대에게 재앙 수준의 수비 능력을 바탕으로 왕즈이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집중력을 끌어올린 안세영은 곧바로 6연속 득점하며 재역전하며 11-8로 앞서며 인터벌에 돌입했다.

안정감을 찾은 안세영은 특유의 늪 수비가 살아났고 코트 구석구석으로 찔러넣는 공격에 왕즈이는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공격은 라인을 벗어나는 일이 잦아졌고 안세영의 노련한 경기운영에 지쳐갔다.

코트 끝쪽을 공략하는 안세영의 절묘한 거리 조절에 왕즈이는 계속 당했다. 나가는 것이라 판단해 지켜봤지만 번번이 코트 끝자락에 떨어지며 득점으로 연결됐다. 왕즈이는 경기 초반과 달리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결국 1게임 이변 없이 21-13으로 끝이 났다.

2게임에서도 시작은 1-4로 끌려갔다. 이후 추격하는 듯 했지만 연속 3점을 내주며 4-8이 됐다. 1게임이 오버랩되는 상황이었다. 움직임도 둔화된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안세영은 당황하지 않고 빠르게 흐름을 뒤바꿨다. 침착한 네트플레이로 왕즈이의 범실을 유도한 이후 강력한 공격과 전매특허 대각 스매시로 한 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넘어지면서까지 각종 공격을 받아내던 안세영은 긴 랠리 끝에 실점한 뒤 코트에 쓰러진 뒤 한참 뒤에야 일어났다. 안세영은 한참을 고통스러워하며 숨을 헐떡였다.

그럼에도 안세영은 인터벌 돌입을 앞두고 왕즈이를 꼼짝 못하게 만드는 2번의 득점으로 10-10 동점을 만들어내더니 이번엔 완벽한 헤어핀 대결 끝에 역전에 성공한 채 인터벌을 맞았다.

이후 팽팽했던 흐름에서 3연속 실점하며 다소 흔들린 안세영은 라인 끝에 걸치는 날카로운 스매시로 한 점을 따라붙었다. 왕즈이의 게임 포인트에서도 안세영은 차근히 득점하며 18-20으로 점수 차를 좁혔으나 왕즈이의 기세를 꺾지 못하고 결국 승부는 3번째 게임으로 향했다.

안세영은 4-4로 맞선 3게임 연이은 스매시로 왕즈이에 리드를 잡았다. 코트 끝을 공략한 하이 클리어도 정확히 선상 안에 떨어지며 점수 차를 벌렸다. 왕즈이의 완벽한 공격도 걷어내며 실수를 유도했고 왕즈이는 그대로 코트에 쓰러져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왕즈이는 연신 무릎을 잡고 숨을 헐떡였다. 회심의 공격에도 안세영은 흔들림 없이 받아냈고 결국 왕즈이의 범실로 연결될 수밖에 없었다. 점수 차는 11-6으로 3게임 들어 가장 많이 벌어졌다. 승부는 이미 기울어 있었다. 안세영은 인터벌 이후에도 득점을 이어가며 무려 7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왕즈이는 좀처럼 발을 떼지 못했다.

다리 근육에 통증을 나타내며 얼굴이 일그러졌지만 강력한 스매시, 상대 실수까지 더해 어느덧 10점 차까지 달아났다. 왕즈이는 점수가 만들어질 때마다 쓰러져 쉽게 일어서지 못했다. 우승까지는 단 2점. 왕즈이는 떨어진 집중력 탓에 네트 플레이에서도 정교함을 잃었다. 매치 포인트에 다다른 안세영도 네트 플레이에 이은 마지막 득점을 했지만 셔틀콕이 넘어오기 전에 공격을 시도했다며 실점 처리가 됐다.

이후 허벅지 통증이 더욱 커졌고 안세영은 결국 곧바로 경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스프레이로 통증을 줄여보려했지만 정식 타임이 아니었기에 스프레이 조차도 뿌릴 수 없는 악재가 발생했다. 우승까진 단 1점 뿐이었지만 걷기도 힘든 상황에서 안세영은 허벅지를 주먹으로 내리치며 버텼다. 결국 경기는 재개됐고 안세영은 완벽한 대각 스매시로 우승을 확정했다.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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