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구독자 10만 때까지 하루 3시간 자며 찍고 편집했어요

'표영호 tv'를 운영하는 개그맨 출신 표영호씨는 25일 서울 논현동 사무실에서 한국일보와 만나 "유튜브는 진입 장벽이 낮지만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하지 않으면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튜브 등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 중에는 대중에 익히 알려진 배우, 개그맨 등 연예인도 적지 않다.

이들은 연기가 몸에 배어 영상 연출이 뛰어나고, 인지도가 있는 만큼 채널 키우기도 어렵지 않다. 다루는 콘텐츠는 대개 연예 활동의 연장선에 있다.

하지만 개그맨 출신 표영호(58)씨는 이런 통념과 다른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경제적 자유와 행복을 위하여’라는 부제를 달고 재테크와 위험 자산 관리·회피 방법 등을 소개하기 때문이다.

유튜브 채널 ‘표영호 tv’로 인기를 끌고 있는 표씨를 지난 11월 서울 논현동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연예계 활동을 그만둔 이유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단독 MC 체제에서 5, 6명씩 몰려다니는 집단 체제로 바뀌었다. 나는 그렇게 몰려다니는 것보다 혼자 뭘 하는 걸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방송 흐름이 내 스타일에 안 맞더라. ‘무한도전’ 할 때도 안 맞아 현장 나가면 힘들었다. 내가 비켜주는 게 팀을 위해 낫겠구나 생각했다. 그래서 TV 예능을 끊었다. 라디오 프로그램은 그 뒤로도 했다.”

-그 뒤에 방송 말고는 어떤 일을 했나.

“대학교나 대학원에 있는 최고위 과정 같은 걸 만들었다. 거기서 기업인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2011년 시작해 지금도 하고 있다. 연예계 활동하다가 갑자기 그런 일 하려니까 이질감이 많았는데 그게 오히려 득이 됐다. 더 열심히 했다. 이질감이 안 생기도록 사람들을 더 만나고 더 적극적이어야 하고 또 전문적이어야 되니까 더 공부하고. 그렇게 교육 사업과 문화 콘텐츠 사업을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인가.

“최고경영자나 기업의 진급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리더십, 팔로십 그리고 마케팅 그런 걸 가르쳤고, 보고서 잘 쓰는 법이라든지 소셜 마케팅 잘하는 방법 같은 것도 교육한다.”

-유튜브 채널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

“주변에서 유튜브 해보라는 이야기를 자꾸 하더라. 몇 년 고민했다. 제 교육 사업에 참여했던 분들 이 다양했는데 그들에게서 많이 배웠다. 부동산 개발하는 분들과는 땅도 같이 사러 다니고, 여기다 뭘 지으면 좋을지 얘기도 많이 나눴다. 그래서 부동산 쪽을 좀 아니까 그쪽으로 해볼까 하는 생각을 했다. 부동산 업계에 눈 먼 돈들이 너무 많다. 피해 보거나 돈을 잃기도 하는데 이런 리스크를 설명하는 사람이 별로 없더라. 그래서 리스크와 좋은 점, 전망을 섞어 제대로 된 얘기를 해보자고 생각했다.”

-채널은 언제 시작했고, ‘경제적 자유와 행복’을 테마로 정한 이유는.

“시작한 지 3년 됐다. ‘경제적 자유’는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있지만 돈을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 또 리스크를 얼마나 피하느냐와도 관련이 있다. 주변에 돈을 많이 벌었다가 쪽박 찬 사람도 있고 쪽박 찼다가 갑자기 돈 번 사람도 있다. 경제적 자유는 행복과 밀접한 관련이 있지 않나. 그래서 행복해지려면 리스크와 경제 공부를 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생각했다.”

-3년 만에 구독자 80만이면 대단한 성공이다. 과거 연예계 활동이 도움이 됐나.

“예능이나 코미디 채널이었다면 도움이 됐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경제 채널이어서 그런 이력은 전혀 도움이 안 됐다. 40대 이하 분들 중에는 내가 예전에 뭘 했는지 모르는 분들이 더 많다. 다만 방송 체질을 타고나 영상을 어떻게 찍으면 되겠다는 감이 있고 그게 방송에 녹여져 나온다.”

-채널 운영을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

“유튜브 시작 전 이런 경제 관련 강연을 3년 정도 해왔다. 그래서 유튜브 준비를 따로 한 건 없고 그렇게 해오던 것을 영상에 담았다.”

-부동산 외에 금융 등 다른 이야기들도 다루는데 콘텐츠 선정은 어떻게 하나.

“기본적으로 시청자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하는 부분을 다양하게 다룬다. 희망적인 소식이 있으면 그 얘기를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고, 반대로 위험성 있는 것들은 그 위험을 알려주려고 한다. 부동산 중심 채널이지만 금융을 모르는 부동산은 헛것이다. 금융을 알려면 환율도 알아야 되고, 법도 공부해야 하고 그런 식이다.”

-경제 이슈나 트렌드는 어떻게 체크하나.

“환율, 금리, 부동산 가격 동향을 늘 본다. 데이터와 시장이 다르기 때문에 현장에도 나간다. 공인중개사 등 지역마다 소통하는 분들에게 물어보면서 시장 상황을 파악한다. 뉴스나 데이터만 봐서는 시장을 제대로 읽을 수 없다.”

-유튜브 영상 제작 과정은.

“스튜디오에서 직접 브리핑하는 영상들을 거의 매일 올린다. 오전 8시 정도 출근해서 오늘은 어떤 콘텐츠로 이야기할까, 사람들에게 필요한 얘기가 무엇일까 1시간 정도 생각하고 자료도 찾고 해서 원고 작업을 한 뒤 오후 1시 정도에 녹화한다. 따로 콘텐츠 기획회의를 하는 건 없다. PD들은 따로 아이디어를 내거나 작업을 한다. 부동산 현장 가보는 것이나 초대 손님 불러서 대화 나누는 콘텐츠도 있는데 대부분 대본 없이 진행한다. 준비 시간을 아끼려는 거다.”

-스태프가 따로 있나.

PD가 3명 있고, 가끔 외부 촬영 때 도움 주시는 분 한두 명이 있다.”

-인기 많았던 동영상은 무엇이고 인기의 이유는 무엇인가.

“다양한 주제의 영상들이 인기 있었던 것 같다. 집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어하고, 부실 공사, 분양 사기, 전세 사기 이런 영상도 인기를 끌었다. 전혀 다른 유형인데 휴대폰 유심 복제 사건에 대한 브리핑 영상도 반응이 좋았다. 부동산 잘못 사서 힘들어하시는 분들, 자영업하시는 분들 인터뷰도 인기 있었다.”

-채널에 회원제 시스템을 운영하던데 어떤 이점이 있나.

“한 달에 커피 한 잔 값을 내면 회원이 될 수 있다. 지금 회원은 500명 정도다. 회원 대상으로 올리는 영상은 이건 놓치지 말고 알아야 한다고 내가 생각한 내용을 주로 담는다. 나중에도 전체 공개로 돌리지는 않는다.”

-유튜브 채널 말고 다른 활동은.

“부동산 개발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찾아와 땅 매입부터 어떤 걸 지으면 좋을지, 어떤 상품이 시장성이 더 있을지 자문 구하는 경우가 있다. 개발업자들이 전문적일 것 같으면서도 전문적이지 않다. 아파트 하는 사람은 아파트만, 오피스텔 하는 사람은 오피스텔만, 땅 사고파는 사람들은 또 그것만 한다. 부동산 개발도 유행을 타서 따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다가 문제가 생긴다. 지식산업센터가 그런 경우다. 공장형 오피스 공급량은 우리 경제성장률과 폐업률 이런 거 따지면 안 맞다. 그런데 그걸 계속 짓는다. 그런 고민을 가진 분들이 찾아와서 아이디어를 구한다.”

-지금은 유튜브 채널 운영에 전념하나.

“유튜브 채널과 부동산 관련 자문에 주력한다. 찾아오면 컨설팅하고 같이 땅도 보러 다니고 한다. 자문료를 받고 한다.”

-유튜버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줄 조언이 있다면.

“유튜브 활동은 진입 장벽이 낮다. 누구라도 쉽게 할 수 있다. 그런데 전문성은 떨어진다. 이왕 할 거면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만들라고 말해주고 싶다. 나는 유튜브 시작하고 구독자 10만 될 때까지 하루에 3시간 자면서 직접 찍고 편집했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재밌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매진하는 일이 생기면 다른 게 눈에 들어오지 않고 열심히 하게 된다. 한 번 해본다고 생각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서 매진한다는 마음으로 도전해야 한다.”

-요즘 가장 뜨거운 부동산 이슈는 무엇인가.

“아무래도 정부에서 내놓은 투기 제한 조치다. 수요 억제 정책인데 그로 인해 거래량이 많이 줄었다. 그런데도 집값은 여전히 계속 꿈틀대고 있다. 집값 잡으려는 게 목적인지 거래량 잡으려는 게 목적인지 좀 불분명하다. 수요 억제 효과는 있다. 그래서 아파트 얘기가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가격 측면에서는 효과가 미미하다.”

-집값을 안정시키면서 거래도 활발하게 할 방법이 있는가.

“중요한 건 시장의 심리인 것 같다. 부동산으로 돈 버는 시대는 끝났다, 부동산을 갖고 있으면 오히려 짐이 된다 이런 심리가 생겨나야 한다. 그래야 더는 부동산을 안 산다. 대출 금리보다 집값이 더 빨리 뛴다는 믿음이 있으면 집값을 잡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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