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주사?’… 펩타이드 열풍 뒤에 가려진 위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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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 미입증 자가주사형 펩타이드 급증

SNS·온라인서 ‘연구용’ 불법 판매 기승

불순물·심각한 부작용 가능성… 위험 커

과대광고 많아 전문가들… 일제히 경고

얼굴 잡티 개선, 근육 회복, 노화 방지 등 다양한 건강상의 이점을 얻기 위한 주사형 펩타이드(peptide)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 이는 공격적인 마케팅 캠페인과 소셜미디어의 유명 인사·인플루언서들이 기적 같은 효과를 주장하며 광고를 하고 있는데 힘입은 것이다. 콜라겐 보충제처럼 스킨케어용으로 바르는 제품이나 알약 형태로 섭취하는 일부 펩타이드 제품도 있다.

의사들에 따르면 이러한 제품들은 주장에 대한 근거가 항상 충분하지는 않더라도 안전한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연방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지 않은 채 스스로 주사하기 위해 분말 형태로 구매해 재조합하는 펩타이드는 훨씬 위험하다고 말한다.

규제되지 않은 주사제 중에서는 근육 성장, 지방 감소, 부상 회복 등을 촉진한다고 광고되는 BPC-157, TB-500, CJC-1295가 가장 인기 있다. 그러나 이들 제품 중 어느 것도 인간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동료평가 임상시험의 근거가 없으며, 모두 FDA 규제를 받지 않는 ‘연구용 화학물질’로 판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세 가지 모두 경고 신호를 띄우고 있다고 말한다. 주장되는 건강상의 이점은 입증되지 않았고, 광고된 성분이 실제와 다를 때가 많으며, 잠재적 부작용은 충분히 연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펩타이드를 둘러싼 과열된 관심은 2020년부터 증가해 왔지만 최근 몇 달 사이에 더욱 급증했다. 이른바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MAHA·Make America Healthy Again)’ 운동의 핵심 인물들의 지지가 더해진 영향이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연방 보건복지부 장관은 올해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FDA의 “펩타이드에 대한 전쟁”을 끝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펩타이드를 언급하는지는 명확히 하지 않았는데, 그 범위는 매우 광범위하다. 다만 그는 미국인들이 스스로 정보에 기반한 건강 결정을 내릴 자유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래는 펩타이드가 무엇인지, 어떻게 사용되는지, 어떤 위험이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다.

■ 펩타이드는 매우 다양한 것을 포함

간단히 말해, 펩타이드는 인간 세포 안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짧은 아미노산 사슬이다. 이는 더 긴 아미노산 사슬로 이루어진 단백질과 유사한 개념이다. 펩타이드는 수천 종류가 있으며 많은 것들이 필수적인 신체 기능을 수행한다. 널리 알려진 예로는 통증을 무디게 하는 엔도르핀과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이 있다.

펩타이드는 합성적으로도 생산될 수 있다. 오젬픽(Ozempic)과 같은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약물은 FDA가 승인한 펩타이드 계열의 약물이며, 현재 약 1,600만 명의 미국인이 당뇨병 관리와 비만 치료를 위해 복용하고 있다. 연방 규제기관은 GLP-1 약물을 행동 건강 목적에 승인하지 않았지만, 초기 연구에서 중독 치료 방식을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되자 의사들이 알코올·약물 중독 치료 등에 이미 오프라벨로 처방하고 있다.

GLP-1 약물의 효과가 알려지면서 다른 종류의 주사용 펩타이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제품은 종종 온라인에서 ‘연구용 전용’ 분말 형태로 구매되며, 사용자가 멸균수와 섞어 근육 성장, 부상 회복, 피부 탄력 개선 등을 기대하며 직접 주사한다.

전문가들은 규제되지 않은 펩타이드 주사에 대해 경고한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승인되지 않은 이러한 주사용 펩타이드가 효과가 있다는 고품질 증거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판매업체들이 이를 판매하고 있다. 중국에서 배송을 약속하는 제약회사부터 직접 주사를 놔주는 개인 클리닉까지 다양하다.

캐나다 맥마스터 대학의 생리학 교수 스튜어트 필립스는 인간 사용 승인 없이 어떤 화학물질이든 스스로 주사하는 것은 현명하지도 안전하지도 않다고 경고했다. 그는 승인되지 않은 주사형 펩타이드 전반에 대해 언급하며 “고품질의 동료평가 인간 연구는 전무하다. 이것들이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필립스 교수는 전화 인터뷰에서 향후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생각이 바뀔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지만,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는 과대광고들에서 주장되고 있는 내용과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약물 유사한 작용을 할 가능성은 있고, 일부는 임상적으로 검증될 수도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과장된 주장과 매우 공격적인 마케팅이 지배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경우 고품질 연구 증거는 매우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알약 형태로 섭취하거나 국소적으로 바르는 것보다 주사형 펩타이드를 스스로 투여하는 것이 훨씬 위험하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장이나 피부가 제공하는 보호 없이 직접 혈류로 흡수되기 때문이다. 또한 주사는 깨끗한 바늘, 멸균수, 안전한 주사 방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의료 전문 데이빗 홀트 변호사는 승인되지 않은 주사형 펩타이드를 인간 의료 목적에 판매하는 것은 경고문이 있더라도 불법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메일에서 “판매자가 용량 지침을 제공하거나 건강상의 이점을 암시한다면, 이는 ‘인간 사용 의도’를 보여주는 것으로 간주돼 ‘연구용’ 라벨은 무효가 된다”고 말했다.

■ 가장 인기 있는 ‘연구 전용’ 펩타이드

이 인기 주사제들은 그 어느 것도 FDA로부터 인간 임상 사용 승인을 받지 않았으며, 세 가지 모두 미국반도핑기구(USADA)에 의해 금지되어 있다. USADA는 이들 물질이 면역 반응, 심장 질환, 심지어 사망 등 “운동선수에게 상당한 건강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BPC-157

이 펩타이드는 위장 내 산에서 유래했으며, 근육 성장과 회복을 촉진하도록 설계되었지만 그 잠재적 회복 효과는 “모두 매우 추측 수준”이라고 필립스는 말했다. 지난해 한 팟캐스트에서 조 로건은 팔꿈치 힘줄염을 치료하기 위해 이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FDA는 이 물질이 유해한지 판단할 “충분한 정보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USADA는 금지 공지에서 인간 대상 연구가 충분하지 않다며 “안전한 용량이 존재하는지, 특정 의학적 상태를 치료하기 위해 이 물질을 안전하게 사용할 방법이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TB-500

이 펩타이드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티모신-베타 4(TB4)에서 유래한 것으로, 신체가 부상 후 회복을 돕기 위해 분비하는 물질이다. 일부 사람들은 부상 후 회복을 촉진하기 위해 이를 자가 투여한다. FDA는 “이 약물이 사람에게 투여될 경우 해를 끼칠지 여부를 포함해 안전성 문제에 대한 중요한 정보가 부족하다”고 말한다.

▲CJC-1295

이 펩타이드는 성장호르몬 분비 촉진을 목표로 하며, 근육량 증가, 지방 감소, 부상 회복 가속화 등을 위해 사용된다. 이는 성장인자인 IGF-1 분비를 촉진하는데, 필립스는 IGF-1이 높은 수준에서는 일부 암의 위험 증가와 연관된다고 경고했다. FDA는 최근 지침에서 “CJC-1295와 관련된 심각한 부작용(심박수 증가, 전신 혈관 확장 반응 등)을 확인했다. 이용 가능한 임상 데이터는 제한적이다”고 밝혔다. FDA는 펩타이드 관련 최신 지침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 불순물 위험 증가

전문가들과 의료 규제기관에 따르면, 연구용 화학물질은 의약품과 같은 감독을 받지 않기 때문에 불순물과 오염 가능성이 특히 높다. 그 출처, 성분, 취급 이력 등이 종종 불명확하다.

온라인에서 가장 인기 있는 펩타이드를 조사한 결과, 순도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났다. 펩타이드를 연구하는 영국 링컨대학의 사회학자 루크 터녹은 “불법 시장에서 구매한 제품을 검사하면, 표시된 용량과 실제 용량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고 말했다.

규제되지 않은 펩타이드를 테스트하는 회사 핀릭 애널리틱스(Finnrick Analytics)에 따르면, 지난 11개월 동안 구매한 CJC-1295 샘플의 순도는 1.7~100%, TB-500은 3.2~99.9%, BPC-157은 81.6~100%로 매우 넓게 나타났다.

■ ‘펩타이드 스태킹’ 위험 높여

일부 사용자들은 여러 종류의 펩타이드를 동시에 복용하는데, 이를 스태킹 또는 컴파운딩이라고 부른다. 터녹은 “스태킹은 본질적으로 여러 약물을 원하는 효과를 위해 겹쳐 사용하는 다중물질 사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복합 사용은 오랫동안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보디빌더와 파워리프터 사이에서 흔했지만, 이제 펩타이드가 더 쉽게 구해지면서 일반인 사이에서도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일부 인플루언서들이 특정 조합에 시장성 있는 별명을 붙인다. 예를 들어 “울버린 스택(Wolverine Stack)”은 BPC-157과 TB-500을 함께 사용해 회복을 가속하고 염증을 줄인다고 주장되는 조합을 말한다. 제보를 받은 USADA는 올해 9월 한 철인3종 선수의 소유 및 사용 증거를 발견해 징계를 내렸으며, 그가 소셜미디어에서 이 펩타이드들을 비롯한 다른 제품을 홍보한 사실도 확인했다.

필립스 교수는 스태킹이 예기치 못한 상호작용으로 인해 부작용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여러 처방약을 동시에 복용하는 환자에게서 드물지 않게 나타나는 문제다. 그는 “부작용이 다소라도 있다면, 이러한 물질 세 가지를 동시에 사용하는 것은 위험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주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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