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걷는데 나만 뒤처진다면… “폐 기능 검사 받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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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우 한양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폐 기능 저하 되돌릴 수 없는 비가역적 질환

기침 오래되고 평지 100m 못 걸으면 의심을

“친구들과 길을 걷는데, 자신만 숨차서 뒤처진다면 의심해봐야 해요.”

한동우 한양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숨참과 기침이 주요 증상인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노화에 따른 변화라고 생각해 간과하기 쉽다”며 이렇게 말했다. 13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병원에서 만난 그는“한국 COPD 진단율이 낮은 것도 이 때문”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금연과 약물치료를 일찍 시작할수록 폐 기능 악화를 늦출 수 있다. 한 교수는“숨이 차서 운동을 꺼리기 쉽지만, 활동량이 줄면 근감소증·골다공증 같은 합병증으로 오히려 병이 빨리 악화할 수 있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COPD는 어떤 병입니까.

기도나 폐포에 생긴 이상으로 공기의 흐름(기류)이 제한되면서 숨참, 기침, 가래 같은 증상이 지속되는 질환이에요. 발생 원인의 약 50%는 흡연과 관련 있고, 선천적으로 폐 크기가 작은 경우나 환경오염·결핵도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세계 사망 원인 3위가 COPD인데, 아직 모르는 사람도 많은 듯합니다.

한국에선 40세 이상 인구의 약 13%가 COPD를 앓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실제 진단받은 경우는 2~3%에 그칩니다. 증상이 숨참과 기침, 가래라 노화에 따른 변화라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검사하거나 치료받는 이도 적습니다. 국제기준에 따라 1~4기로 구분한 통계를 보면, 진단이 많이 되는 1~2기도 사망 위험이 11%로 낮지 않아요. 4기면 87%까지 올라갑니다.

-천식과 증상이 비슷해 헷갈릴 것 같습니다.

둘 다 기도 폐쇄성 질환이라 숨참, 기침 같은 증상이 유사합니다. 다만 천식은 젊은층이나 비흡연자에서도 잘 나타나고, 알레르기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요. 천식은 약으로 치료하면 기도 폐쇄가 호전돼 장기적인 폐 기능 저하를 막을 수 있는 ‘가역적’ 질환입니다. 반면 COPD는 주로 40대 이후 흡연자에게서 발생하며, 약을 써도 폐 기능 저하는 되돌릴 수 없어 ‘비가역적’ 질환으로 분류합니다.

-어떨 때 COPD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까.

COPD를 진단할 때 호흡곤란 척도 평가(mMRC 0~4점)가 주요 지표로 쓰이는데, 또래와 평지를 걷다가 숨이 차 뒤처진다면 mMRC 2점으로 비교적 증상이 뚜렷한 편입니다. 평지를 100m 정도 걷고 숨이 차서 쉬어야 한다면 3점에 해당해요. 평소에 기침·가래가 있고, 숨이 차서 친구들과 같이 걷는 게 힘들다면 COPD 아닐지 의심해야 합니다.

-숨이 차서 운동하기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팔·다리 근육뿐 아니라 호흡과 관련된 근육도 약해져 숨쉬기가 더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활동량이 줄면 폐활량과 심폐지구력도 떨어지고요. 골다공증 위험 역시 높아지는데, 골절로 활동이 줄면 폐 기능은 더욱 나빠지게 돼요. 그래서 COPD 환자도 반드시 적절한 운동이 필요합니다. 걷기 같은 저강도 유산소 운동을 권장하고, 증상이 심하면 병원 내 호흡재활 프로그램의 도움도 받을 수 있어요.

-조기에 진단할 방법이 있습니까.

COPD는 완전히 회복되기 어려운 비가역적 질환이지만, 조기 진단으로 악화 속도를 충분히 늦출 수 있습니다. 특히 금연은 폐 기능 저하를 늦추고, 관련 사망률을 낮추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에요. 40세 이상이면서 흡연력이 있거나, 대기오염·먼지에 많이 노출되는 일을 하거나, 만성적인 기침·가래·호흡곤란이 있다면 폐 기능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합니다. 이런 고위험군은 1년에 한 번, COPD 환자는 3~6개월마다 폐 기능 검사가 필요해요.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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