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성년 성착취범’ 엡스타인에 음탕한 생일 편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엡스타인의 과거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WSJ 보도…트럼프 격노 “터무니 없는 가짜 뉴스…고소할 것”

법무장관에 “엡스타인 사건 대배심 증언 전부 공개하라” 명령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성년자 성착취범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1953-2019)의 생일을 축하하면서 장난스럽고 외설적인 그림을 그려넣은 편지를 보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과 상당히 가까운 사이였음을 보여주는 이번 폭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격노하면서 WSJ에 소송을 내겠다고 위협했다.

WSJ 단독보도에 따르면 이 편지는 2003년 엡스타인의 50세 생일을 맞아 당시 그와 가깝게 지내던 영국 출신 사교계 여성 길레인 맥스웰이 주도해 만들어진 가죽 장정 앨범에 포함돼 있다.

이 앨범에는 재계 유력인사, 법률가, 대학교수, 엡스타인의 옛날 여자친구들과 어린 시절 친구들 등 엡스타인의 가족·친지·친구 수십명이 보낸 생일 축하 편지들이 묶여 제본돼 있으며, 대부분 장난스럽고 음탕한 내용을 담고 있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의 이름이 적힌 편지에는 굵은 마커를 쓴 손그림으로 보이는 나체 여성의 그림이 그려져 있고, 그 안에 타이핑된 글이 들어가 있다.

‘도널드’라는 서명은 여성의 허리 밑에 중요 부위 체모를 모방한 방식으로 휘갈겨져 있다고 WSJ은 전했다.

WSJ은 이 편지의 사진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그림 안쪽에 텍스트로 타이핑된 트럼프와 엡스타인 사이의 가상 대화 전문을 공개했다.

WSJ은 트럼프 외에도 이 앨범에 묶인 편지를 보낸 몇 명의 실명과 내용도 공개했다.

이 앨범은 여러 해 전 엡스타인과 맥스웰을 수사했던 법무부 관계자들이 수사 당시에 검토했던 자료의 일부라고 WSJ은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검토했던 자료에 이 앨범에 포함된 편지들이 포함돼 있는지 여부는 명확치 않다고 WSJ은 전했다.

기사가 나가기 전인 15일 저녁에 트럼프 대통령은 WSJ 인터뷰에서 이런 편지를 쓰거나 그림을 그린 적이 없다며 “이건 내가 아니다. 이건 가짜다. 가짜 월스트리트저널 기사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는 평생 편지에 그림을 그려넣은 적이 없다. 나는 여자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내가 쓰는 언어가 아니다. 내가 한 말이 아니다”라며, 기사가 나갈 경우에는 “내가 다른 모든 이들에 대해 소송을 걸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월스트리트저널에 대해서도 소송을 걸 것”이라고 말했다고 WSJ은 전했다.

17일 기사가 나온 후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게시물에서 “캐롤라인 레빗(백악관 대변인),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그 편지가 가짜라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WSJ이 “허위이고 악의적이며 명예훼손인 기사를 내보냈다”고 분노했다.

문제의 앨범에 대한 WSJ의 질의에 법무부 관계자들은 답하지 않았으며 연방수사국(FBI)은 논평을 사양했다.

엡스타인의 미성년자 성착취 의혹은 2006년에 처음 공론화됐으며, 그는 그 해에 구속돼 2008년에 주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으나 비교적 단기간만 복역하고 풀려났다.

그는 2019년 7월에 미성년자 성매매를 알선한 연방법 위반 혐의로 다시 구속됐다가 그 다음달에 옥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서 해당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엡스타인과 가까운 사이였고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까지 그의 미성년자 성착취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맥스웰은 성매매 알선 의혹으로 2021년에 유죄평결을 받은 후 20년형을 선고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990년대와 2000년대 초에 엡스타인과 함께 어울리는 것이 종종 목격됐다.

그는 2002년 주간지 뉴욕 인터뷰에서는 엡스타인에 대해 “나는 제프를 안 지 15년 됐다. 정말 멋진 놈이다”라며 “그는 함께 있으면 무척 재미있다. 그는 예쁜 여자들을 나만큼이나 좋아한다는 얘기가 있으며, 그 중 많은 수는 어린 편이다. 틀림없이 제프리는 사교생활을 즐긴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후로 엡스타인과 사이가 멀어졌으며 그 시점은 2008년 엡스타인이 미성년자 성매매 연루를 법원에서 시인한 후 복역하고 성범죄자로 등록되기 전이었다고 주장해왔다.

최근 미국 조야는 엡스타인의 성추문과 관련해 정관계 유력 인사들이 포함된 성 접대 리스트가 있다거나 사인이 타살이라는 등의 음모론이 끊임없이 제기돼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법무부와 FBI는 엡스타인이 유력 인사들을 협박하거나 블랙리스트가 있었다는 증거는 없으며 그의 사망 원인도 자살이라고 재확인한 조사 결과를 공개했고,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자료 공개를 요구하는 강한 반발이 터져 나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트루스소셜 게시물에서 팸 본디 법무장관에게 엡스타인 사건의 대배심 증언 내용 중 의미 있는 것은 법원 승인을 받아 전부 공개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본디 장관은 그 직후에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소셜미디어 X 게시물에서 18일 법원에 대배심 증언 녹취록 공개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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