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만에 또’ 美침체우려에 亞주가 동반 급락…반도체주 ‘울상'(종합2보)

미국 주가지수가 9월 첫 거래일에 큰 폭으로 떨어진 가운데 아시아 주요 주가지수도 4일(이하 현지시간) 동반 급락했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지난달 5일까지 급락한 후 회복을 시도하던 아시아 증시가 한달 만에 다시 흔들리면서, 이번 달로 예상되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를 앞두고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

◇ 日닛케이 4.24% 급락…엔비디아 쇼크에 亞반도체주 ‘우수수’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일본 주요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는 전장 대비 1,638.70(4.24%) 떨어진 37,047.61에 장을 마쳤고 장중 한때 37,000선을 하회하기도 했다

닛케이 종가가 38,000 아래로 내려온 것은 지난달 21일 이후 10거래일 만이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3.15%, 3.76% 내렸고, 대만 자취안 지수도 4.52% 하락했다.

전날 미 증시에서 ‘인공지능(AI) 버블’ 우려와 미 당국의 반독점 조사 우려 속에 엔비디아(-9.53%) 주가가 급락한 가운데 아시아 증시 시가총액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주가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삼성전자(-3.45%)·SK하이닉스(-8.02%)·한미반도체(-7.0%)와 일본 도쿄일렉트론(-8.55%)·어드반테스트(-7.7%), 대만 TSMC(-5.43%) 등의 주가가 줄줄이 미끄러졌다.

오후 3시 26분 기준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0.54%)와 홍콩 항셍지수(-1.23%)도 내린 상태다. 호주 S&P/ASX 200 지수도 1.88% 떨어졌다.

아시아 증시는 앞서 지난달 초에도 미국 침체 가능성 및 엔 캐리 트레이드(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 청산 우려 속에 몸살을 앓은 바 있다.

닛케이는 지난달 5일 12.40% 폭락을 포함해 지난달 첫 3거래일간 19.54%나 내리며 31,458.42를 기록했지만 6일 10.23% 급반등 후 종가를 높여온 상태였다.

코스피의 경우 지난달 5일 8.77% 하락한 2,441.55로 장을 마감한 뒤 반등에 나섰지만 다른 증시 대비 지지부진한 모습이었는데, 뚜렷한 상승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이번에 다시 한번 타격을 입었다.

◇ 美증시 ‘9월 약세장’ 우려 속 제조업 지표 부진 부각

이날 아시아 증시는 3일 미국 시장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9월 약세장’에 대한 경계감 속에 대형 기술주 투매가 발생했고,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재부각되며 미 증시는 지난달 5일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3.26%)를 비롯해 S&P 500지수(-2.12%),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1.51%) 등 3대 지수가 모두 크게 내렸다.

S&P500지수 옵션에 기반해 변동성을 측정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이날 5.17(33.25%) 급등한 20.72를 기록했다. VIX는 주가지수와는 반대로 움직여 ‘공포지수’로 불린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47.2를 기록하면서 침체 우려를 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자들이 주식 대신 채권에 몰리면서 국채 금리는 떨어졌으며,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7bp(1bp=0.01%포인트) 하락한 3.84%를 찍었다. 한국시간 오후 3시 41분 기준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3.825%다.

나스닥100 선물과 S&P500 선물은 각각 0.55%, 0.42% 내린 채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7월 실업률이 4.3%로 나오며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던 만큼, 오는 6일 미국의 8월 고용 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시장 불안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미즈호은행 싱가포르지사의 비스누 바라탄은 이날 매도세에 대해 “9월에 위험선호 심리가 흔들린다는 악명을 강하게 상기시켜줬다”면서 현 상황이 미국 침체 위험과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의해 심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현재까지는 지난달에 비해 낙폭이 크지 않고 AI 섹터에 대한 우려가 지나친 만큼 극심한 투매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 엔/달러 환율 145엔대로 하락…유가 낙폭 확대

이날 아시아 증시에는 엔화 강세도 악재로 작용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일본 중앙은행) 총재가 전날 경제와 물가가 예상대로 움직일 경우 금리 인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하면서 전날 오전 한때 147엔을 넘었던 엔/달러 환율은 145엔대로 내려왔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한때 144.89엔까지 떨어졌다가 낙폭을 일부 만회, 전장 대비 0.33엔 내린 145.15엔에 거래 중이다.

시장 불안 속에 안전자산인 엔화 수요가 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엔화 강세는 일본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만큼 주가 하락 요인이 되며,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를 재부각시킬 가능성도 있다.

유로화·엔화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130 낮은 101.695 수준이며,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0.8원 오른 1,342.2원에 장을 마쳤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4.31% 내린 5만6천410 달러 수준이다. 국제 금 가격은 전장 대비 0.23% 내린 온스당 2,487.11달러로 대체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제 유가는 산유국인 리비아 내 분쟁이 해결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들로 이뤄진 OPEC 플러스(OPEC+)의 증산 가능성과 중국의 수요 부진 우려 속에 저점을 낮춰가고 있다.

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4.36% 급락한 배럴당 70.34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며, 한국시간 이날 오후 3시 31분 기준 전장 대비 0.51% 내린 69.98달러로 1월 초 이후 처음으로 70달러를 하회했다.

캐피털닷컴의 카일 로다 선임 애널리스트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세계시장의 가격 움직임은 성장에 대한 공포의 특징을 보여준다”면서 특히 엔/달러 환율을 비롯한 외환시장과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시장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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