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진 지구촌…쏟아지는 ‘국제법위반’ 비판속 일부 환영도

"2026년 1월 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타격하고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생포했다고 발표한 후, 시위대들이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행동에 반대하는 시위 도중 성조기를 불태우고 있다. -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3일 베네수엘라에서 군사작전을 벌여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하자 국제사회는 우려가 쏟아졌다.

유럽을 비롯해 러시아, 중국, 중남미 국가들은 국제법 위반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행동에 우려를 제기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미국의 지원이 필요한 유럽은 상대적으로 신중한 입장이었다. 아르헨티나와 이스라엘, 이탈리아 등 트럼프 행정부와 가까운 국가 정부는 환영을 표명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미국의 행동이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사무총장은 유엔 헌장을 포함한 국제법을 모든 국가가 온전히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며 “그는 국제법 규정이 지켜지지 않은 것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의 조치를 ‘패권적 행태’라 부르며, 중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위협한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미국이 주권 국가에 대해, 그리고 한 국가의 대통령에 대해 무력을 사용한 것에 깊은 충격을 받았다”며 미국에 국제법 준수 및 타국 주권·안보 침해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에서 미국의 공격을 “깊은 우려와 규탄을 불러 일으키는 행위”라 규정하고, “이념적 적대감이 실용주의를 압도했다”고 지적했다.

이란도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을 비판하며 유엔 헌장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유럽에서는 비교적 신중한 반응이 나왔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정책 고위 대표는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과 통화했다며, 베네수엘라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엑스(X·옛 트위터)에 “EU는 거듭해서 마두로의 정당성 부족을 언급하고 평화로운 전환을 옹호해 왔다”며 “어떤 상황에서든 국제법 및 유엔 헌장의 원칙이 존중돼야 한다. 우리는 자제를 촉구한다”고 적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베네수엘라 국민 편에 서서 평화롭고 민주적인 전환을 지지한다. 어떤 해법이든 국제법과 유엔 헌장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X에 영국은 마두로 정권의 종식에 “눈물 흘리지 않는다”며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희망하며 미국과 상황 전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X에서 “우크라이나는 독재, 억압, 인권침해 없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국가의 권리를 일관되게 옹호해왔다”며 “마두로 정권은 모든 면에서 이러한 원칙을 위반해왔다”고 지적했다.

시비하 장관은 “우리는 민주주의, 인권, 베네수엘라 국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국제법의 원칙에 따라 진전되길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프랑스의 장 노엘 바로 외무장관은 “프랑스는 지속적인 정치적 해법은 외부에서 주어질 수 없다”며 “주권을 가진 국민만이 그들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의 차기 유력 대선 주자인 조르당 바르델라 극우 국민연합(RN) 대표는 “마두로 정권을 그리워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면서도 “국제법과 국가 주권에 대한 존중은 선택적으로 적용될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를 표명한 바르델라 대표에게서 나온 다소 의외의 반응이다.

중남미 국가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스페인은 긴장 완화와 자제를 촉구하며, 협상을 통한 평화적 중재에 나서겠다고 제안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X에 “스페인은 마두로 정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국제법을 위반하고 지역을 불확실성과 적대감의 위기로 몰아넣는 미국의 개입 또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남미 국가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국제법과 유엔 헌장의 원칙 및 목적을 존중하고, 베네수엘라 정부와 국민을 대상으로 한 모든 공격행위를 중단할 것을 긴급 촉구한다”고 밝혔다.

멕시코 여당 국가재생운동(모레나·MORENA)의 지도자 헤라르도 페르난데스 노로냐는 “마두로 대통령은 체포된 게 아니라 미국 정부의 군사 개입으로 자유를 박탈당한 것”이라며 “그는 전쟁 포로”라고 주장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도 미국의 행동이 “용납할 수 있는 선을 넘었다”며 이번 사태를 “미국이 중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에 개입한 가장 암울한 순간들”에 비유했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도 이번 공격을 “베네수엘라 국민에 대한 국가 테러”라고 규정했다.

반면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소식이 전해진 새벽 X에 “자유가 전진한다! 자유 만세!”라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지도자들도 미국의 조치에 동조하는 입장을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X에 “(트럼프) 대통령, 자유와 정의를 위한 당신의 용감하고 역사적인 리더십을 축하한다”며 “당신의 단호한 결의와 용감한 군인들의 훌륭한 행동에 경의를 표한다”고 적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우리 정부는 외부 군사 행동이 전제주의 정권을 종식하는 방법이 아니라고 믿는다”면서도 “마약 밀거래를 부추기고 조장하는 국가 기관과 같이, 자국 안보에 대한 하이브리드 공격에 맞선 방어적 개입은 정당하다고 여긴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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