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을 중심으로 고혈압과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이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약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소기업 영업직 서경제 씨, 52살. 5년째 혈압약을 먹고 있었지만 혈압은 줄곧 160에 100을 넘나들었습니다. 약 용량을 세 번이나 늘리고 성분도 바꿨지만 별 효과가 없었습니다. 잦은 야근과 회식, 그리고 주 3~4회 술자리가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서 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소위 “해장 루틴”을 끊었습니다. 회식 다음 날엔 국물 있는 해장국 대신 과일과 샐러드를 선택했고, 약은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식습관을 조금 고친 것뿐이었지만, 몇 년 동안 꿈쩍 않던 혈압이 6개월 만에 130에 85로 떨어졌습니다.
44살 나 모 씨는 시내에서 고깃집을 운영합니다. 재작년 건강검진에서 당화혈색소가 8.2%까지 치솟아 당뇨약을 먹기 시작했지만, 6개월 뒤에도 수치가 떨어지지 않아 고민이 컸습니다. 그러던 중 당뇨 합병증으로 발가락이 괴사한 친척의 이야기를 듣고 생활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매일 배달 음식을 먹던 습관을 끊고 배달앱을 삭제했습니다. 도시락을 직접 싸서 다니며 밥은 현미 반 공기로 줄였고, 닭가슴살과 채소를 곁들였습니다. 식사 후엔 10분씩 걷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6개월이 지난 지금 당화혈색소는 6.8%까지 떨어졌고, 허리둘레는 무려 19cm나 줄었습니다.
이처럼 만성질환은 약만으로는 관리에 한계가 있고, 생활습관 변화가 반드시 병행돼야 합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28만 명을 넘었고 전체 사망의 약 79%를 차지했습니다.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이 모두 높은 이른바 ‘3고’ 상태는 건강수명을 빠르게 단축시키는 핵심 위험 요인입니다.
우선 고혈압입니다. 진단 기준은 140에 90 이상인데, 증상이 거의 없어 방치되기 쉽습니다. 고혈압 환자의 71%가 의사에게 진단을 받았지만 목표 혈압 미만으로 조절된 비율은 절반 수준인 50%에 그쳤습니다. 약은 꾸준히 먹어도 식습관이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나트륨 과다 섭취가 문제인데, 19세 이상 성인 10명 중 7명은 하루 권장량을 넘기고, 남성은 80%가 기준을 초과했습니다. 직장인들이 자주 찾는 김치찌개나 국물 요리는 한 끼만으로도 하루 나트륨을 모두 채워 버릴 수 있습니다. 국물 양을 줄이기 위해 작은 그릇을 사용하고, 찌개는 개인 접시에 덜어 먹는 방식만으로도 큰 도움이 됩니다. 바나나나 토마토처럼 칼륨이 풍부한 식재료를 곁들이면 나트륨 배출에도 효과적입니다.
당뇨병 관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최근 화제가 된 ‘혈당 스파이크’, 식후 급격한 혈당 상승을 뜻하는데, 실제로 당뇨병 환자 중 식후 혈당과 당화혈색소를 목표치 아래로 관리하는 비율은 24%에 불과했습니다. 당뇨 환자 4명 중 3명은 혈당 조절에 실패하고 있는 셈입니다. 문제의 상당 부분은 비만입니다. 40대 당뇨 환자의 77%, 30대는 81%가 비만이었고, 복부비만 비율도 70%를 넘었습니다. 배달음식에 익숙한 2030세대, 탄수화물 섭취가 많은 중장년층 모두 위험 요소가 큽니다. 전문가들은 올해 체중계뿐 아니라 줄자를 가까이 두라고 조언합니다. 내장지방이 쌓인 복부비만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혈당 조절을 더 어렵게 하기 때문입니다.
콜레스테롤 역시 ‘조용한 시한폭탄’으로 불립니다. 10년 사이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1.7배 뛰어 20%를 넘어섰습니다. 이상지질혈증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무심히 넘어가기 쉽지만, 방치하면 동맥경화가 진행돼 심근경색, 뇌졸중 위험이 높아집니다. 하지만 월 20일 이상 꾸준히 약을 먹은 환자의 86%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정상 범위로 조절했습니다. 약 효과가 확실함에도 치료율은 56% 수준, 자신이 환자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비율도 상당해 인식 개선이 시급합니다.
전문가들은 만성질환 관리는 결국 ‘생활습관과 약물 치료의 병행’이라는 원칙으로 귀결된다고 강조합니다. 작게 시작해도 꾸준히 하면, 약만으로 잡히지 않던 수치가 충분히 정상 범위에 들어올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